격주 세종시 개최 약속 깨고 176회 중 단 3번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도 용산 이전으로 허사

국무총리 세종시 현장 대면 보고 한 번도 없어

고위 공무원들 업무 따라 서울-세종 이중생활

정부 시스템 혁신은 행정수도 완성에서 시작

세종시 어진동에 위치한 국무총리비서실과 국무조정실 전경. 2025. 7. 1 이종인 시민기자
세종시 어진동에 위치한 국무총리비서실과 국무조정실 전경. 2025. 7. 1 이종인 시민기자

지난 20대 대선 때 윤석열 후보는 세종시에 ‘대통령 제2집무실’를 설치하고, 격주로 세종시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하겠다고 공약했다. 집무실에 대한 약속은 대통령 당선 직후 곧바로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면서 지켜지지 않았다. 국무회의는 어떻게 되었을까? 윤석열 정부의 국무회의를 전수 분석했다.

윤 정부의 국무회의는 2022년 5월 12일 처음 시작해 2025년 5월 28일까지 총 176회가 열렸다.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는 60회였다. 세종시를 방문해 직접 대면보고를 받은 것은 2회였고, 세종시에서 세종청사와 서울청사를 잇는 영상회의를 한 것은 2024년 3월 단 한 번뿐이다. 영상회의를 포함해 대통령이 세종에서 주재한 국무회의는 단 3회에 불과했다. 윤석열은 '세종청사 격주 국무회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국무위원 수장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어떨까? 놀랍게도 세종청사 대면보고는 1회도 없었다. 세종을 직접 찾아 세종과 서울 간의 영상회의는 20회 주재했지만, 나머지는 모두 서울에서 대면보고를 받거나 영상회의로 세종청사와 소통한 게 전부였다. 윤 정부 내내 정부세종청사는 소외된 것과 다름이 없었다.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중앙)과 한덕수 국무총리(왼쪽).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보인다. 2024.10.15. 연합뉴스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중앙)과 한덕수 국무총리(왼쪽).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보인다. 2024.10.15. 연합뉴스

서울 위주 회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은 장관, 또는 국무회의 배석자로 참석하는 각 부처 위원장의 업무를 보좌한다. 고위공무원은 대체로 국장급(3급) 이상 공무원이다. 업무는 국무회의만 해당하지 않는다. 국회에서 국정감사나 상임위원회 업무보고에도 장관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녀야 한다. 서울에서 회의가 많아질수록 고위공무원은 세종보다 서울에서 업무량이 많아진다. 이동 거리를 계산한다면 서울 생활권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세종에 사는 공무원, 특히 진급을 앞둔 공무원들과 그 가족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서울로 이사할지, 세종에 남아야 할지 가족에게도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세종시에는 국무총리 공관이 있다. 총리 공관은 서울 삼청동과 세종 어진동, 두 곳이다. 공관뿐 아니라 장관들이 숙소로 사용하는 관사도 있고,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관사 역시 세종시에 엄연히 존재한다. 행정 업무를 위해 세종과 서울을 오가며 두 집에서 살림하는 셈이다.

행정력 만큼이나 세금도 낭비되고 있다. 공무원 출장비는 모두 세금이다. 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더욱 심화시켰다. 서울 위주의 비효율적인 행정 시스템은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대통령실과 국회의 신속한 이전을 주문하는 세종 시민의 목소리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행정 시스템의 혁신은 대통령실과 국회 이전, 그리고 행정수도 완성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국회 세종의사당 부지 전경. 2024.10.21. 연합뉴스
국회 세종의사당 부지 전경. 2024.10.21. 연합뉴스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총리실동 앞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총리실동 앞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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