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지하주차장 출입 못하도록 차단기 내려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이 먼저 조사

외환 혐의, 계엄 선포 국무회의도 조사할 예정

오전 조사 12시 44분 마무리, 심야 조사는 미정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2025.6.28 [공동취재]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2025.6.28 [공동취재] 연합뉴스

윤석열이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고검에 출석했다. 내란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와 '군사령관들의 비화폰 관련 정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를 집중 조사할 거라고 밝혔다. 오전 조사는 10시 14분에 시작돼 낮 12시 44분경 끝났다.

윤석열은 28일 오전 9시 56분 내란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로 들어갔다. 윤석열이 특검 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은색 에스유브이(SUV) 차량에서 내린 윤석열은 남색 양복과 붉은색 넥타이를 맨 모습이었다. 기자들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있냐' '조은석 특검을 8년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만났는데 어떻게 보시냐' '이번에도 진실 거부권 행사를 할 거냐'라고 질문을 했지만, 윤석열은 시선을 돌리지도 않고 바로 청사로 들어갔다.

앞서 송진호·채명성 변호사가 도착해서 차량에서 내린 뒤 윤석열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윤석열 측 변호인단은 지하주차장으로 출석하겠다고 했지만 내란 특검팀이 강경한 태도를 취하자 공개 출석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내란 특검팀은 이날 서울고검 지하주차장 출입구 쪽에 차단기를 내렸다. 주차장 앞에 만차 입간판을 세워놨는데, 주차장에는 빈 주차공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윤석열과 변호인단은 조사 시작 전 박억수·장우성 특검보와 10여 분간 면담하면서 조사에 관한 의견을 피력했다고 한다. 윤석열 본인도 의견을 밝혀 특검팀이 청취했다. 조은석 특검은 따로 만나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2025.6.28.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2025.6.28. 연합뉴스

내란 특검팀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10시 14분 윤석열 대면조사를 서울고검 청사 6층 조사실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와 군사령관들의 비화폰 관련 정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를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진술거부권 행사 여부와 관련해 박 특검보는 윤석열이 현재로서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지 않다면서 "충분히 진술하실 듯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외환 및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박 특검보는 "수사 시간을 고려해서 이날 외환 수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재 조사 중인 혐의에 대한 조사가 길어지면 (조사가) 어렵겠지만, 외환 혐의도 조사하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도 조사하냐'라는 질문에 "그것도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박 특검보는 "먼저 체포영장이 청구된 피의사실에 대해 조사가 이뤄질 예정으로, 사건 연계성 등을 고려해 경찰에서 이 사건 조사를 맡아온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이 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총경은 이 사건 수사를 처음부터 이끌어와서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오로지 수사 논리와 수사 효율성에 따른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박 총경은 내란 특검팀이 윤석열 체포영장을 청구할 당시 체포영장 집행 저지 지시 및 계엄 직후 비화폰 관련 자료 삭제 지시 혐의와 관련해 경찰 수사를 지휘한 바 있다.

내란 특검 팀은 낮 12시 44분 언론 공지를 통해 "오전 조사는 잘 진행됐다"고 밝혔다. 심야 조사 여부에 대해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의 심야 조사 이런 것은 그때 가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법률대리인단은 '법령과 적법절차를 위반하여 폭주하는 특검은 법위의 존재인가? 특별검사도 검사일 뿐이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법률대리인단은 "말장난과 존재하지 않는 사실로 전직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하겠다는 수사가 아니라 조작을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정치적 선동이자 여론몰이일 뿐이다. 수사기관은 피의자에게 출석을 요구할 때 피의자의 명예 또는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조사 일시·장소에 관해서도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통보하거나 출석 장면을 공개해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수사기관에 대한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법령으로 수사기관에 부여된 법적 의무다. 특검은 이런 법적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 중에 수사기관에 비공개 출석하는 특혜를 받은 사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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