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치기' 정치의 한계…비호감도 한몫한 듯
TV토론 상대 헐뜯기에 '젓가락' 발언으로 추락
10% 미만의 초라한 성적표에 흔들리는 입지
선거비 보전 받지 못해 경제적 타격도 불가피
'10% 허들' 못넘으면서 진영 내 경쟁도 밀릴 듯
성 접대, 공천개입…대선서 각종 의혹도 드러나
검찰 비호받는 한동훈과 힘 겨루기도 어려울 듯
20대 일부 팬덤 확인했지만 나머지로부터 고립
지역구 동탄서도 밀린 경쟁력…이준석의 위기
대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를 넘었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6·3대선에서 예측에 한참 못 미치는 '한 자릿수' 성적표(잠정 득표율 8.34%)를 받아들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박근혜 탄핵 뒤 치러진 19대 대선 당시 5당 후보(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의 경쟁 속에서도 21.41%를 얻었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보다 한참 떨어진 이 후보 득표율은 '갈라치기 정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준석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예상보다 한참 낮은 성적표를 받아든 이유 중 하나는 그의 높은 비호감도로 분석된다. 지난달 12~13일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를 받아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주요 대선 주자 호감도'를 물은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 이 후보의 호감도는 28%, 비호감도는 67%였다. 주요 대선 주자 가운데 비호감도는 가장 높고, 호감도는 가장 낮았다. 그러나 그는 '비호감 장벽'을 넘지 못하고 대선 내내 오히려 증폭시키는 우를 범했다.
특히 이 후보는 전국민이 보는 대선 후보자 티브이(TV) 토론에서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 상대 헐뜯기에 치중하면서 국민 다수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비호감 이미지를 벗기보다는 되레 키우는 꼴이었다. 그러나 에팸 코리아 등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팬덤에 기반을 둔 이 후보는 외부의 비판보다 '이준석이 토론을 잘한다'는 지지층의 환호에만 더 귀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토론이 끝날 때마다 그의 태도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그는 발언 수위를 높이는 오판을 했다. 특정 신념만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에서 특정 정보만 증폭 강화되는, 이른바 '에코 챔버'(echo chamber,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메아리처럼 울리게 만든 특수한 방)에 스스로 갇혔다.
이 후보가 여성의 신체에 대해 선정적으로 언급한 이른바 '젓가락' 발언은 이러한 오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그의 정치 인생을 두고 회자될 이 발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대로 추정됐던 그의 지지율을 한 자릿수로 곤두박질치게 한 핵심 요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후 해명과 사과 등을 통해 반등할 수 있었음에도, 상대 후보 네거티브를 함으로써 스스로 고립됐다. 여기에 더해 '사회 통합'을 주제로 한 TV토론에서조차 남녀·세대·계층 갈라치기에 집중한 모습을 보인 점도 그의 발목을 잡은 요인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10%미만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그의 정치적 입지도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대선에서 1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한다면 국민의힘을 포함한 극우 진영의 패권 경쟁(당권 경쟁)에도 뛰어들 수 있다는 '허들'을 만들었지만, 결국 넘지 못하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막판까지 단일화를 거부하면서도 10% 미만의 성적표를 거둬 진영 전체에서 '표 갈라먹기'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선거비용의 반액 또는 전액을 보장받을 수 있는 10~15% 벽을 넘지 못하면서, 경제적인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 후보는 진영 내 패권 경쟁에서도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대선 기간 언론의 검증을 받으면서 과거 성접대 의혹, 공천개입 의혹 등이 불거진 상태다. 과거 성접대 의혹의 경우 공소시효가 만료됐지만, 공천 개입 문제는 현재 진행형인 만큼 김건희 특검 등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수사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4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한 김문수 후보나 검찰 비호를 받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을 상대로 힘 겨루기를 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 후보는 개인적으로 전국 단위 선거인 대선에서 20대 남성의 일부 팬덤을 재확인했지만 갈리치기 정치로 여성과 다른 세대, 계층으로부터 고립됐음은 물론, 자신의 지역구였던 경기 화성시을에서도 2위 김문수 후보에게 20% 가까이 크게 뒤지면서(김문수 32.42% 이준석 13.99%) 경쟁력 문제를 크게 드러냈다. 그가 계속해서 여성과 기성세대, 장애인, 노동자 등을 갈라치기 한다면 향후 선거에서도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파문을 일으킨 '젓가락 발언'도 그에게는 털어내기 힘든 평생의 족쇄가 됐다.
이 후보는 전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국회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이번 선거의 결과와 책임은 모든 것이 제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개혁신당은 총선과 대선을 완벽하게 완주해낸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자평하면서, "저희가 잘했던 것과 못했던 것을 잘 분석해 정확히 1년 뒤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한 단계 약진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될 텐데 국민통합과 경제 상황에 대한 세심하고도 적확한 판단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며 "개혁신당은 앞으로도 야당으로서 저희의 역할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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