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만 1만7000명..."한 세대 몰살"
팔레스타인 사망자 다시 폭증…5만 명 넘어서
이스라엘군의 민간인 표적 공격 증거
이스라엘군, 다시 가자지구 '완전 봉쇄'
18일부터 공습과 지상 군사작전 감행
헤즈볼라‧후티 교전 재개…확전 우려
휴전의 기쁨과 안도도 잠시, 언제 다시 휴전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상상이 두 달 만에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끝내 현실로 다가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극우 정권이 3월 초부터 또다시 가자의 전기와 연료 공급을 끊고 식량‧식수‧의약품 등의 반입을 차단하는 등 '완전 봉쇄'를 한 뒤 18일부터 폭격에 나섰다. 이에 국제 인권기구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잔혹하고 불법적이다"라고 규탄했다.
이스라엘군, 다시 가자지구 '완전 봉쇄'
18일부터 공습과 지상 군사작전 감행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인질 석방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걸 폭격 재개 구실로 내세웠다. 양측은 1월 15일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의 중재로 일단 6주간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면서 영구 휴전을 논의하는 3단계 휴전안에 합의했다.
휴전안은 1월 19일 발효돼 3월 1일 만료됐지만, 이스라엘은 2단계 휴전 협상을 거부한 채 공격을 재개했다. 2단계 휴전에 돌입하려면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병력을 철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2단계 휴전안에 합의한다면 모든 인질을 석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스라엘, 인질 석방 구실로 공격 재개
하마스 "2단계 휴전 합의하며 모두 석방"
네타냐후 정권은 19일 가자에 지상군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하고 있으며, 가자를 영구 점령할 수도 있다며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23일에는 '테러 인프라 해체와 테러리스트 제거'를 통한 가자 통제를 위해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지상 군사작전을 진행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남부 국경도시인 라파 서부의 텔 알술탄 지역에 대피령을 내린 뒤 지상군을 투입해 포위했으며 북부 베이트 하눈에서도 지상 작전에 돌입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이날 밤 가자의 최대 의료 시설인 칸 유니스의 나세르 의료복합단지 내의 외과 병동을 폭격해 대형 화재를 일으켰다. 이 공격으로 하마스 정치국 지도자 이스마일 바룸이 사망했다.
가자의 팔레스타인 사망자 다시 폭증
10‧7 사태 이후 마침내 5만 명 넘어서
가족과 함께 피란한 언론인 부스타파 가베르는 아랍뉴스에 주변에서 탱크와 드론 소리를 들었다면서 "폭탄이 우리 사이에 떨어지고 총알이 머리 위를 날았다"고 끔찍한 대피 상황을 전했다. 가베르는 "한 할머니는 아들에게 '어서 떠나고 나는 죽게 해달라'고 말했다면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가자 주민의 희생도 다시 폭증하고 있다. 2023년 10‧7 사태 이후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처음으로 5만 명을 넘어섰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가자 보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난 24시간 41명을 포함해 18일 이후 63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3년 10‧7 하마스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군의 무차별적 군사 공격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5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최소 5만21명이고 부상자는 11만3274명이다. 그러나 이 수치에는 실종되거나 건물 잔해 밑에 있는 1만1000명 이상은 포함돼 있지 않다.
"어린이만 1만7000명...한 세대 몰살"
이스라엘군의 민간인 표적 공격 증거
알자지라의 하니 마후무드 가자 주재 기자는 "매우 암울하고 끔찍한 기록"이라면서 "5만 명 넘은 사망자 중 어린이가 1만7000명이다. 한 세대 전부가 몰살됐다"면서 "이들은 그들의 사회가 정치적, 경제적, 지적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하마스의 10‧7 기습 테러로 인한 이스라엘 사망자는 1139명이며, 약 250명이 인질로 잡혔다. 이스라엘 군에 따르면 휴전 합의에 따라 석방되고 남은 인질은 59명이며, 약 20명이 가자 지하터널에 억류된 채 생존해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동국제문제협의회의 오마르 라흐만 연구원은 이스라엘은 지난 17개월간 하마스와 테러리스트에 대한 맞춤형 타격을 해왔다고 "근거 없는 주장들"을 해왔다면서 "증거가 있다면, 그건 주로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에 대한 의도적 공격을 가리키며, 어린이 사망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다는 사실이 그걸 설명해준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월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의 전쟁 기간에 '하마스 테러분자' 약 2만 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스라엘, 헤즈볼라 휴전 합의에도
4개월 만에 다시 레바논 공격 돌입
한편, 이스라엘군은 가자 공격에 이어 레바논 공격도 재개했다. 이에 따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와 작년 11월 맺은 휴전 합의가 4개월 만에 깨질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부인에도 이스라엘 마을에 로켓을 발사했다고 주장하며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지휘 본부와 인프라 시설, 무기고 등 수십 곳을 폭격했다.
이스라엘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교전도 재개됐다. 후티는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에 맞서 하마스 지원을 위해 지난 일주일 연일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3일 예멘에서 날아온 미사일 1기를 이스라엘 영토 진입 전 격추했다고 밝혔다. 후티는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노렸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에도 지속적인 하마스 지원을 다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의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해 책임을 묻겠다고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내놨으며, 태평양에서 작전 중인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으로 이동시켜 확전에 대응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비핵화 대화 제의를 일축한 뒤 이란에 대한 군사 옵션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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