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함께하는 참여적 실천, 연대와 저항

예술을 통해 사회 문제 조명하고 변화 이끌어

김재상 문화연대 사무처장
김재상 문화연대 사무처장

현재에 이르러, 예술은 단순히 아름다움과 감상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적 실천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으로 강조되고 있다. 예술인들은 작업을 통해 사회적·정치적 문제를 제기하며, 예술이 사회적 대화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로 인해 예술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점차 다양해졌다. 예술은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키면서 공감을 형성하고 변화를 유도한다. 나아가 단순히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하며 변화를 향한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적극적인 실천으로도 이어진다.

특히, ‘예술행동’은 예술을 통해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변화 촉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실천적인 과정이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고 서로 교류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프랑스의 미학 이론가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는 예술이 단순히 감상적 차원을 넘어서 사람들 간의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예술행동’은 다양한 표현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부각시키며, 이를 경험하는 이들로 하여금 문제를 인식하고 행동하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노래(1985, 오윤)
칼노래(1985, 오윤)

 

희망버스 운동(2011, 예술행동-문화민주주의를 위한 예술행동 가이드북)
희망버스 운동(2011, 예술행동-문화민주주의를 위한 예술행동 가이드북)

80년대의 저항을 넘어 2000년대 기존 사회 질서 재구성 역할

‘예술행동’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당시 민중미술은 정치적 메시지를 강하게 담고 있으며, 예술이 사회적 운동의 중요한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시기의 예술은 정치적 억압과 사회적 불평등을 비판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대표적으로 민중미술은 학생 운동, 노동자, 농민 등의 현실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대중과 함께 호흡했다.

2000년대 들어 ‘예술행동’은 더욱 다양화되었으며, 예술가들은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들을 제시했다. 이 시기에는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뿐만 아니라 거리 퍼포먼스, 집회와 결합한 설치 미술, 커뮤니티 아트 등이 활발히 시도되었다. 또한,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이 직접 예술 창작 과정에 개입하면서 ‘예술행동’의 의미가 더욱 확장되었다. 예술이 단순히 항의 표현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시하며 기존 사회 질서를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박근혜퇴진 광화문캠핑촌(2017, 문화연대)
박근혜퇴진 광화문캠핑촌(2017, 문화연대)

 

국민의힘 해체쇼(2025, 윤석열퇴진예술행동)
국민의힘 해체쇼(2025, 윤석열퇴진예술행동)

윤석열 탄핵 국면에서 실천적 참여 이끌어내는 강력한 장치

현재 우리 사회는 정치적 격변 속에서 사회 개혁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윤석열 탄핵 둘러싼 논란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민운동 속에서 ‘예술행동’은, 사람들 간의 연대감을 형성하고 사회적 변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다. 대규모 집회에서 거리 예술, 예술 퍼포먼스, 음악 공연 등을 통한 ‘예술행동’은 단순히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을 넘어,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시민들의 실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장치가 된다. 콜트콜텍 해고노동자와의 문화예술인 행동, 용산참사 100가지 ‘예술행동’, 희망버스,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의 문화예술적 저항, 박근혜 퇴진 광화문캠핑촌, 국민의힘 해체쇼, 윤석열퇴진 문화예술인 행동 등과 같이 저항과 연대의 형태로 실천하고 있는 ‘예술행동’은 보다 대중적이고 개방적인 방식을 통해 참여와 관심을 확장하고 있다. 예술을 통해 기존의 감각을 재구성하고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드는 실천으로, ‘예술행동’ 그 자체로 사회적 변화의 원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타투합법화를 위한 메타버스 집회(2021, 문화연대)
타투합법화를 위한 메타버스 집회(2021, 문화연대)

현재 진행형이며 미래 지향적인 사회적 변화의 동력

저항과 연대의 형태로 실천되고 있는 ‘예술행동’은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조명하고,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며, 변화를 일으키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다. 이제 예술은 창작물이나 도구적인 단순한 역할을 넘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들의 행동을 촉발하는 강력한 매개체로 봐야 한다. ‘예술행동’은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표현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그 방식은 앞으로도 예술과 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실천이 될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예술행동’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SNS 해시태그 운동, 온라인 전시, 디지털 퍼포먼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예술행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며, 물리적 공간을 넘어 더 광범위하게 대중과 소통하는 길을 열어가고 있다. 그렇기에 ‘예술행동’은 일시적 행동이 아닌 현재 진행형인 동시에 미래 지향적이다. 이처럼 사회적 변화의 동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예술행동’은, 사회적 연대와 변화를 이끄는 힘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실천적 과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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