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 거절률 급증
신청자 3~4명 중 하나는 못받는 실정
취약계층 금융지원 위한 취지 사라져
고소득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도 급등
작년 3분기 1.35%…9년반 만에 최고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로 인한 경기 악화는 빈부를 가리지 않고 국민의 살림살이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취약계층이 마지막 단계에 기댈 수 있는 정책서민금융 상품마저 거절률이 급등하고 있다. 고소득 계층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소득 상위 30%인 자영업자 그룹의 대출잔액과 연체율이 크게 올랐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이 취급하는 주요 서민금융상품의 거절률이 크게 상승했다. 거절률 상승의 영향으로 공급액은 크게 줄어들었다. 취약계층 금융지원을 위해 도입한 정책금융상품의 취지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4세 이하 청년을 위한 '햇살론 유스'는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신청된 8만 5400건 중 2만 3799건이 거절됐다. 거절률이 지난 2022년 14.99%, 2023년 21.51%에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27.8%까지 급등했다. 공급금액은 작년 11월말 현재 1721억 원에 그쳤다. 2023년 연간 공급액 3094억 원보다 44.4%나 감소했다.
저신용·저소득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근로자햇살론은 작년 11월까지 40만 7922건 신청 중 9만 7922건이 거절돼 거절률이 24.01%에 달했다. 지난해 거절률은 전년(25.58%)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2020년 10.98%, 2021년 15.59%, 2022년 18.97%와 비교하면 크게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근로자햇살론의 공급금액은 2조 5235억원으로 전년(3조 4342억원)보다 26.5% 줄었다,
최저신용자를 지원하는 상품인 햇살론15는 작년 11월까지 13만 419건 신청 중 1만 6865건이 거절돼 거절률이 12.93%를 기록했다. 거절률이 전년말(3.02%) 대비 4배 넘게 상승했다. 공급금액은 9417억원으로 전년(1조 3086억원)보다 28% 감소했다.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해 도입된 햇살론카드도 작년 11월까지 거절률(2만 2482건 중 2095건 거절)이 9.32%로, 2023년(5.44%) 대비 2배 가까이 높아졌다.
햇살론뱅크의 경우 작년 11월까지 거절률이 8.56%(13만 4758건 중 1만 1534건 거절)로 2023년 연간(15만 9416건 중 2만 6217건 거절) 거절률인 16.45%보다 낮아졌지만, 공급 금액은1조 3329억 원에서 8498억 원으로 36.2% 줄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재직 및 소득증빙 불충분, 신청정보 오기재, 심사기준 미달, 공공정보·신용도 판단정보 보유 등의 사유로 탈락자가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김현정 의원은 "최근 경제 악화로 인해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날로 심화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서민과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강화하겠다는 정책의 본래 취지에 맞게 서민금융상품 심사 기준을 개선하고, 지원 대상자의 현실을 더욱 세밀히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악화는 자영업자들도 직격하고 있다. 저소득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중·고소득자들도 대출금 상환을 못해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전체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70%로, 지난 2015년 1분기(2.05%)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저소득(하위 30%) 자영업자의 지난해 3분기 말 연체율은 1.68%로 집계됐다. 2014년 2분기(1.83%)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소득(30~70%) 자영업자도 지난해 3분기 연체율이 3.04%로 2015년 1분기(4.76%) 이후 9년 6개월 만에 제일 높았다.
소득이 많은 고소득(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3분기말 연체율은 1.35%로 지난 2015년 1분기(1.7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소득 자영업자 연체율은 줄곧 1% 미만을 유지해 왔지만 2023년 4분기 0.98%를 마지막으로 지난해 1분기 1.16%, 2분기 1.09%, 3분기 1.35% 등으로 상승세가 계속 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대출을 받은 고소득 자영업자 차주는 146만 7000명이다. 전체 자영업자 차주의 46.9%로 절반에 가깝다. 대출 잔액도 737조 원에 달해 저소득 자영업자(133조 1000억 원)나 중소득 자영업자(194조 3000억 원)의 4~5배 수준이다. 따라서 고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이 크게 늘어나면 전체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에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
한은의 관련 자료를 분석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지난해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얼어붙은 내수 상황에 정치적 불안까지 덮치며 국가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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