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준 4156억 달러…2019년 이후 가장 적어
3년 연속 감소세…감소 폭도 작년보다 다시 커져
달러 강세 영향 기타 외화자산 달러 환산액 감소
환율방어 위해 보유 달러 외환시장 푼 것도 원인
지난해 연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2019년말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데다 외환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환율급등을 방어하느라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56억 달러(원/달러 환율 1472원 기준, 약 611조 7632억 원)으로 2023년 말(4201억 5000만 달러)보다 45억 5000만 달러 줄었다. 2021년 말 4631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감소했다. 감소 폭은 2022년 399억 6000만 달러에서 2023년에는 30억 1000만 달러로 크게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확대 추세를 보였다.
연도 말 기준 지난해 외환보유액은 지난 2019년(4088억 2000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감소의 원인으로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른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을 꼽았다. 미국 달러화가 12월 중 약 2.0%(미국 달러화 지수 기준) 평가 절상돼 유로·엔 등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 금액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또한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외환시장에 풀었기 때문이다.
월별로 보면 12월 말 외환보유액은 11월 말(4153억 9000만 달러)보다 2억 1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 축소 요인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외화 예수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연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보유 달러를 한은 계좌에 넣는다. 한은에 예치한 외화 예수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구성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666억 7000만 달러)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147억 1000만 달러)이 각 57억 2000만 달러, 1억 8000만 달러 줄었다. 반면 예치금(252억 2000만 달러)은 60억 9000만 달러 늘었다. 금의 경우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 9000만 달러로 변동이 없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11월 말 기준(4154억 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 2659억달러로 단연 1위이고, 이어 일본(1조 2390억 달러)과 스위스(9251억 달러), 인도(6594억 달러), 러시아(6165억 달러), 대만(578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4495억 달러), 홍콩(4251억 달러) 등의 순이다. 우리나라 순위는 지난 2023년 7월 홍콩을 제치고 8위로 올랐으나 이후 줄곧 9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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