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변론준비 기일…‘포고령 발표’만 인정

윤갑근, 김학의 별장 출입…'라임 로비' 혐의

배보윤, “박근혜 못 지켜 송구” 황당 양심선언

배진한, 서울대 법대 79학번 윤석열과 동기

정형식(왼쪽),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27. 연합뉴스
정형식(왼쪽),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27.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재판이 시작되면서 윤 대통령을 대리하는 변호인 3인이 공개됐다. 이들 변호인은 '조국 사퇴 시국선언' '김학의 별장 출입 기록' 등 치명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헌법재판소는 27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1회 변론준비 기일을 열었다. 쟁점 정리를 주도할 수명재판관인 이미선·정형식 재판관이 심리를 진행했다. 주심은 정형식 재판관이다.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윤 대통령 측에 "탄핵심판 청구의 적법 요건을 다툴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윤 대통령의 대리인 배보윤 변호사는 "네, 있다"며 "구체적인 건 답변서로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송달이 적법했냐 하는 부분에 대해 (말하자면) 적법하지 않다"며 "오늘 피청구인 측이 소송에 응했으므로 하자가 치유됐느냐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계엄이 선포됐고 포고령이 발표됐다는 정도의 사실관계는 인정했다. 다만 계엄 선포의 경과, 국무회의 회의록과 포고령 발표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할 내용이 있다"며 추후 정리해 밝히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소추인 측에 비해 변호인단(대리인단) 수도 적고 저희가 충분히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일을 너무 빨리 잡으면, 저희가 소송을 지연한다는 게 아니라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저희 입장을 고려해서 기일을 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 재판관은 "피청구인 요구 사항을 충분히 반영해서 심리를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그 대신에 협조를 해주셔야 한다. 필요 이상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안 하시거나 이런다면 그거에 대해 제재하겠다"고 했다.

 

27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윤갑근, 배보윤 변호사가 탄핵심판 사건 첫 번째 변론준비기일을 마친 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을 나서고 있다 2024.12.27. 연합뉴스
27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윤갑근, 배보윤 변호사가 탄핵심판 사건 첫 번째 변론준비기일을 마친 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을 나서고 있다 2024.12.27. 연합뉴스

국회 측은 탄핵소추의결서에 적시한 소추 사유 내용에 더해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내용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에 증인을 15명 신청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3일이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윤갑근(60·사법연수원 20기), 배보윤(60·20기), 배진한(60·19기) 변호사로, 사법 연수원 23기인 윤 대통령의 선배들이다. 이들의 이력을 보면 내란 피의자인 윤 대통령을 변호할 만하다.

윤갑근 변호사는 2013년 감학의 전 차관 사건에서 성 접대 장소로 지목된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별장에 왔던 법조인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바 있다. 경찰이 윤 씨의 별장을 압수수색했고 그곳에는 법조계 고위 관계자들의 명함이 나왔는데, 그중 한 명이 당시 김학의 재수사 지휘라인이었던 대검 반부패부장 출신의 윤갑근 변호사다.

경찰은 검찰 송치 의견서에 접대 대상자로 윤 변호사 이름을 적어 검찰에 사건을 넘겼지만, 검찰은 윤 변호사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 이후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 재조사에서 윤 씨가 윤 변호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별장 출입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변호사는 라임자산운용 관련 로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검찰은 윤 변호사가 2019년 7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메트로폴리탄그룹 김모 회장에게서 '우리은행장을 만나 라임 펀드를 다시 판매하게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2억 2000만 원을 법무법인 계좌로 받았다며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2020년 12월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윤 변호사가 우리은행장을 만난 것이 정상적 법률 자문이 아닌 알선이었다고 판단해 징역 3년과 추징금 2억 20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변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대리·청탁·알선 등 법률 사무에 해당하고 이와 관련해 피고인이 의뢰인에게서 금품을 수수한 것은 알선수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첫 번째 변론준비기일인 27일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배보윤, 배진한, 윤갑근 변호사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2024.12.27.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첫 번째 변론준비기일인 27일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배보윤, 배진한, 윤갑근 변호사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2024.12.27. 연합뉴스

배보윤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당시 헌법재판소 공보관이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를 보며 공직자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황당한 양심선언을 하기도 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재판을 두고 증거 중심으로 이뤄진 재판이 아니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자유와 법치를 위한 변호사연합' 출범식이었던 2019년 4월 배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께 죄송하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 변호사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조국퇴진 법치수호 시국선언'에 참여한 변호사 중 한 명이다. <법률신문>에 따르면 한변 관계자는 "시국선언 자체가 공개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명단 공개가 동참해 주신 변호사님들의 뜻과도 부합한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진한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79학번으로 윤 대통령과 동기이다. 그는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방송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대학 시절 전두환 모의재판에서) 점령군 최고위자를 법정에 세우고 재판장 역할을 하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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