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소비자심리지수 '낙관적' 턱걸이

'향후 경기전망' 74…작년 11월 이후 최저

트럼프 당선 우려에다 경기침체 걱정 더해

기준금리 인하에도 금리 전망지수는 올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난로에 손을 녹이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소비자심리 위축에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2024.2.1. 연합뉴스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난로에 손을 녹이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소비자심리 위축에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2024.2.1. 연합뉴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비관적' 수준을 향해 하락하고 있다. 특히 지수 구성 항목 가운데 '향후 경기전망'이 2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소비자심리가 이처럼 위축된 것은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 확대로 인한 수출 둔화와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금융 당국은 분석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더욱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월 100.7로, 10월보다 1.0p 낮아졌다. CCSI는 지난 9월 100.0에서 지난달에는 101.7로 상승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100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향후경기전망(74·-7p)이 전월 대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72)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락 폭은 지난 2022년 7월(-19p) 이후 가장 컸다. 특히 향후경기전망 지수가 급락한 것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반영된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경기판단(70·-3p)과 생활형편전망(94·-2p)도 전월보다 내렸다. 반면 현재생활형편(91·+1p)과 가계수입전망(100·+1p)은 상승했고, 소비지출전망(109)은 전월과 같았다.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자료 : 한국은행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자료 : 한국은행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이번 조사 기간에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면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 우리나라 수출이 둔화하고 경기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9로, 10월(116)보다 7p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9월 119로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오른 뒤 두 달 연속 내렸다. 이달 지수 수준은 지난 6월(108)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낮았으며, 하락 폭은 지난 2023년 12월(-9p)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년 후 주택가격에 대한 소비자 전망을 반영한다.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지난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불구하고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지난 10월 88에서 11월 93으로 5p 상승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가 100 이하이면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내릴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상승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과 같았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 대비 0.1%p 하락했으며,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동일했다.

2024년 11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 자료 : 한국은행
2024년 11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 자료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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