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천명 5년간 4만채 이상 매수
소득 높을수록 내집 장만 비율 높아
상위 1% 주택자산 평균 30억 육박
하위 10%와 가격 격차 더 벌어져
“윤 정부는 자산 불평등 정책에 올인”
주택 공급은 꾸준히 늘고 있으나 소득이 낮은 서민의 자가 보유율은 40%대 후반에서 제자리걸음 중이다. 소득 상위층의 자가 보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과 대조적이다. 집값은 계속 오르는 데 비해 고물가와 고금리로 대다수 서민의 실질 소득은 줄어든 탓이 크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정책 자금을 대거 풀면서 부동산과 건설 부양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그 결과 자산 불평등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22대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나오는 주택 관련 자료들도 자산 양극화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상위 1000명, 5년간 6조 원어치 주택 매수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지난 5년간(2019~2023년) 주택 매수자 상위 1000명이 사들인 주택 수가 4만 1721채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파트와 연립, 다세대, 단독 다가구를 가리지 않고 1인당 평균 42채씩 사들인 셈이다. 금액으로는 약 6조 1500억 원이다.
가장 많이 주택을 매수한 사람은 5년간 1157억 9000만 원을 들여 793채를 사들였다. 2위 매수자도 710채(1150억 8000만 원), 3위 매수자는 693채(180억 3000만원)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100채 이상 매수자는 45명, 50채 이상 매수한 인원은 158명이었다. 상위 100명이 매수한 주택은 1만 3859건으로 총 매수액은 총 2조 334억 9000만 원에 달했다. 자료를 공개한 민홍철 의원은 “윤석열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이 부동산 투기 세력에게 축제의 장을 열어준 격”이라고 질타했다.
소득 높아야 빚으로 집을 살 기회도 늘어
소득이 높을수록 빚을 내 집을 사는 사례가 많다는 한국은행 설문조사 결과도 자산 불평등이 커지고 있는 이유를 설명한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한국노동패널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주택 취득 목적 신규 가계부채의 71.5%가 소득 상위계층인 4분위와 5분위 가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차규근 의원은 “집을 사기 위한 가계부채가 고소득층에 몰려 있다는 건 결과적으로 소득 계층 간 자산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는다”며 “정부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이 2004~2021년 한국노동패널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보고서에도 가계부채 증가가 불평등 확대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주택 취득 용도의 가계부채 증가가 고소득 가계 위주로 쏠리면 월세 등의 소득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불평등을 심화한다는 것이다.
상위 1%와 하위 10% 주택자산 격차 100배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 중에서도 고가 주택이 더 큰 폭으로 오르며 자산 양극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통계청에서 받은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2022년 유주택 가구 중 자산 가액(지난해 1월 1일 공시가격) 기준 상위 1%에 해당하는 가구의 주택자산 가액은 평균 29억 4500만 원이었다. 2017년 21억 3000만 원에 비하면 5년 만에 8억 원 넘게 늘어난 셈이다. 반면 하위 10%의 주택자산 가액은 평균 3000만 원에 불과했다.
상위 1% 유주택자들은 1인당 평균 4채가 넘는 주택을 소유했으며 10명 중 약 7명은 서울에 거주했다. 2022년은 금리가 오르며 주택 가격이 하락했던 시기라 상위 1% 주택자산 가액도 전년 대비 줄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과 수도권은 하락 폭이 크지 않았고 올해 들어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들의 평균 주택자산 가액은 30억 원을 돌파했을 확률이 높다.
“소득 계층간 주택자산 격차 줄일 정책 시급”
2022년 주택자산 가액의 상위 1%와 하위 10%의 격차는 98.2배였는데 올해는 100배 이상으로 더 벌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2021년 상위 1%와 하위 10%의 주택자산 가격 격차는 115배에 달했다. 전체 유주택 가구의 자산 가액은 평균 3억 1500만 원이었다.
2022년 기준 상위 1%와의 격차는 9.3배였다. 상위 1%가 소유한 주택 수는 평균 4.68채로 전년(4.56채)보다 늘었다. 유주택 가구가 소유한 평균 주택 수(1.34채)에 비해 3.5배 많은 수준이다. 상위 1% 가구를 거주 지역별로 보면 72.3%가 서울에 살아 가장 많았고 경기(16.9%)와 부산(2.9%)이 뒤를 이었다. 자료를 분석한 임광현 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 가구 간 주택자산 가액의 격차가 다소 줄어드는 흐름이나 소유 주택 수와 수도권 집중도 격차가 완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를 해소할 정부 정책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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