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진료 못 받을까 걱정된다" 79%

'의대 정원확대 잘 한 일' 석달새 10%p 하락

'정부의 의료사태 대응 잘못하고 있다' 64%

‘의료대란’ 속에서 자신이 아플 때 진료받지 못할까봐 걱정된다는 일반 국민들의 불안이 한계 상황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9월 3일~5일 전화면접방식으로 전국 남녀 만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된 여러 사안에 대한 여론을 조사(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번 일로 아플 때 진료받지 못할까봐 걱정되는지” 물은 결과(4점 척도) '매우 걱정된다' 57%, '어느 정도 걱정된다' 22%,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 12%,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6%로 나타났으며, 2%는 의견을 유보했다. 진료 차질 우려감('(매우+어느 정도) 걱정된다' 응답 비율)은 3월 69%에서 9월 79%로 늘었다.

 

아플 때 진료받지 못할까봐 걱정된다' 3월 69% → 9월 79%

진료 차질 우려감은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70%를 웃돈다. '매우 걱정된다'는 응답 기준으로 보면 40대(70%)를 중심으로 30대·50대·60대(60% 내외) 순으로 많은 편이다. 30~60대는 자신뿐 아니라 성장기 자녀와 고령의 부모 건강 양쪽을 돌보는 처지인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과거 코로나19 감염, 후쿠시마 방류 해양 오염 우려감 등은 정치적 태도에 따른 차이가 컸지만, 이번 사안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갤럽 측은 밝혔다.

진료 차질 우려감(정서적 반응)과 별개로, 진료 차질 가능성(인지적 판단)은 어느 정도로 보는지(4점 척도) 물은 결과, 이번 일로 자신이 아플 때 진료받지 못할 가능성이 '많이 있다' 42%, '어느 정도 있다' 29%, '별로 없다' 16%, '전혀 없다' 7%로 나타났으며, 6%는 의견을 유보했다. 진료 차질 가능성 인식('많이+어느 정도' 응답 비율) 역시 3월 57%에서 9월 71%로 늘었다.

하지만 다른 질문 사항에 대해서는 다소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태가 현 정부의 무리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것임에도 내년 의대 입시 정원 확대가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56%,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은 34%로 나타났다.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6월과 비교하면 긍정론이 10%포인트 감소하고 부정론은 9%포인트 증가했다. 6월에는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의대 증원에 긍정적이었고, 여야 지지자 간 온도 차는 있었으나 방향성은 일치했다. 지금도 전체적으로 긍정론이 우세하지만, 성향 진보층과 40대 등에서는 긍정론과 부정론이 팽팽하게 나뉜다.

지난 2월 의대 정원을 기존 3천 명에서 5천 명으로 늘린다는 정부 발표 직후 조사에서는 76%가 긍정적으로 봤다. 이후 정부와 의사계가 강경 대치했고, 4월 16~18일 조사에서는 '정부안대로 2천 명 정원 확대 추진' 41%, '규모·시기 조정 중재안 마련' 47%, '증원 철회' 7%로 유권자 절반가량이 양측 타협을 바랐다. 그러나 5월 30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내년도 의과대학 대입전형 계획을 발표, 이어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 요강을 게시하면서 현재와 같은 강경 대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 대응 평가는 대폭 악화, 정부와 의사에 대한 신뢰도는 엇비슷

의대 증원에 대한 긍정론은 여전히 우세하지만,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계와 의료 공백 등에 관한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에서는 '잘하고 있다'가 2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하고 있다' 64%, 의견 유보 15%. 긍정론은 의대 증원 계획 발표 초기인 지난 3월 38%에서 9월 21%로 줄었고, 같은 기간 부정론은 49%에서 64%로 늘었다. 특히 내년 의대 증원 긍정론자(563명), 성향 보수층 중에서도 절반 가량이 정부가 대응을 잘못하고 있다고 봤다.

이미 발표한 의대 입시 요강에 따라 내년에는 의대 신입생을 약 4500명 선발하되, 내후년에는 기존 수준인 3000여 명만 뽑고 이후 증원 규모를 재논의하자는 안에 대해서는 유권자의 48%가 찬성, 36%가 반대했다. 16%는 의견을 유보했다. 내년 의대 증원 긍정론자 중에서도 58%가 유예·재논의안에 찬성했다. 이 안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공감을 표했지만 윤 대통령은 원안 고수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자, 성향 보수층, 대통령 긍정 평가자 중에서도 유예·재논의안 찬성(60% 내외)이 반대(20%대)를 크게 앞섰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성향 진보층 등에서는 찬반이 비슷하다.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정부와 의사, 두 당사자에 대한 신뢰도는 유권자 중 38%가 '정부', 36%는 '의사'를 더 신뢰한다는 답변으로 엇비슷하게 나뉘었다. 25%는 선택을 유보했다. 성향 보수층의 57%가 정부, 진보층의 46%가 의사 편에 섰고, 중도층은 양자 비슷했다(40%:36%). 갤럽은 이처럼 정치적 성향별 신뢰 대상이 뚜렷하게 대비하는 현상을 정쟁화 조짐으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지난주와 같은 23% 대통령 지지도, 지지자 중 21%가 ‘묻지마 지지’

한편 한국갤럽의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 조사에서는 23% 긍정 평가로 지난 8월 5주차 조사와 같았다. 부정 평가만 지난주 보다 1% 오른 67%였고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4%, 모름/응답거절 6%). 윤 대통령이 현재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지지자(57%)에서만 두드러지며, 70대 이상, 성향 보수층에서는 긍·부정률이 각각 40%대로 비슷하게 갈렸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이하 '가중적용 사례수' 기준 231명, 자유응답) '외교'(17%), '의대 정원 확대'(13%), '전반적으로 잘한다', '결단력/추진력/뚝심'(이상 6%), '주관/소신'(5%), '경제/민생', '국방/안보'(이상 4%), '서민 정책/복지', '안정적'(이상 3%) 순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묻지마 지지’라 할 수 있는 ‘모름/응답 거절’은 21%.

현재 지지하는 정당은 국민의힘 31%, 더불어민주당 32%, 조국혁신당 7%, 개혁신당 2%, 이외 정당/단체 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6%였다.

장래 대통령감 이재명 26% 한동훈 14% 김문수도 오세훈과 같은 2%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6%,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14%,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5%,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3%,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각각 2%,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각각 1% 순으로 나타났다. 3%는 이외 인물(1.0% 미만 10여 명 포함), 40%는 특정인을 답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320명)의 59%가 이재명을, 국민의힘 지지자(308명)의 41%가 한동훈을 지지해 이외 자당 소속 인물들(10% 미만)과 큰 차이를 보였다. 최근 3년 내 이재명 선호도 최고치는 27%(2021년 11월, 2022년 9월), 한동훈은 24%(2024년 3월)가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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