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8.8부동산 대책’ 조목조목 비판
윤석열 대통령 앞으로 공개질의서 발송
집값 자극·환경 파괴…"원점 재검토해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4일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발표한 ‘8.8부동산 대책’의 허구성을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 앞으로 공개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진정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8.8대책을 발표한 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공개 질의 내용은 △정부 출범 전후로 벌어진 집값 하락의 원인과 최근의 집값 상승의 원인은 무엇인지 △매입임대 주택 공급물량 확대 결정과 관련한 예산 내역 및 회의 결과 △비아파트 시장 공급상황 정상화의 의미 △그린벨트 해제부터 준공까지 세부 내용 및 그로 인한 부작용 등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 등이다.
정부는 지난 8일 최상목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았다. 요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서울과 수도권에 총 42만 7000호 이상의 주택과 신규택지 공급, 빌라 등 비아파트 신축매입임대 11만호 이상 확대, 서울의 경우 비아파트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신축매입임대 무제한 공급 등이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정부의 이런 대책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집값 상승의 원인이 공급부족이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전임 정부의 대규모 공급정책인 3기 신도시 개발과 2.4대책 등이 실행조차 되지 않았는데도 집값 하락이 시작하여 얼마 전까지 계속됐음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주택 공급이 없었는데도 집값이 하락했다는 것은 공급부족이 집값 상승 원인이 아니었음을 방증한다는 뜻이다. 경실련은 “무분별한 주택공급 확대 정책은 오히려 집값 상승을 자극할 뿐 아니라 환경을 파괴하고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특히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의 확대가 초래할 부작용이 크다는 점을 우려했다. 현행 매입임대 방식은 시세대로 집을 사들이는 것이다. 이는 국민 세금을 낭비하고 기존 집값을 자극할 위험이 매우 크다. 이런 매입임대를 확대하면 정부가 돈을 푸는 대로 건설업자들이 짓기만 하면 된다. 다른 공급방식보다 훨씬 진행이 빠르겠으나 집값을 자극하는 효과도 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매입임대주택을 ‘무제한’으로 마구 매입하겠다며 공언을 해버렸다.
경실련은 공개 질의에 대한 답변을 다음 달 5일 목요일까지 회신해달라고 대통령실에 요청했다. 경실련은 “8.8대책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보다는 집값 띄우기에 더 큰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경실련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 질의서 전문이다.
8.8 부동산 대책에 대한 대통령실 공개 질의서
지난 8월 8일,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주택수요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향후 6년간 서울과 수도권에 총 42만 7000호 이상의 주택과 신규택지를 공급할 예정이며, 빌라 등 비아파트 신축매입임대를 11만호 이상 공급하며, 특히 서울의 경우 비아파트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신축매입임대를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의 발표는 공급부족이 최근 집값상승의 원인이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진행되던 집값하락은 주택공급량 변화와 무관하게 벌어졌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분별한 공급확대는 오히려 집값상승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환경을 파괴하고 지역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됩니다.
또한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의 확대 또한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입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풀게 되면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여 집값 상승폭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실련은 8.8 대책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보다는 집값 띄우기에 더 큰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8.8대책에 대한 대통령실의 구체적인 입장을 확인하고자 아래와 같은 질의서를 발송합니다. 바쁘시겠지만 9월 5일 목요일까지 답변하여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1. 지난 4월 8일,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서울 용산 청사에서 주재한 도시주택공급 점검회의에서 “우리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는 14.1% 하락하면서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고 발언하셨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정부 출범 전후로 벌어진 집값 하락의 원인과 최근의 집값상승의 원인을 각각 무엇으로 파악하고 계십니까?
2. 매입임대주택 공급물량은 3만호(02.22), 7.5만호(03.19), 12만호(06.17), 무제한(8.8) 순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해당 발표와 관련된 구체적인 예산내역 및 회의결과 등을 건별로 투명하게 공개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3. 정부가 표현한 비아파트 시장 공급상황 정상화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1) 비아파트 거래량, 2) 비아파트 평균 가격, 3) 비아파트 착공물량 및 미분양물량 4) 비아파트 전세가격 및 전세가격 대비 매매가격비율 등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을 때 정상화라고 할 것인지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4, 그린벨트 해제부터 주택준공까지 현재 구상되어 있는 일정과 주택의 종류, 공급주체, 공급 내용은 무엇입니까? 또한 그린벨트 해제로 인한 지방소멸 가속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대통령실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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