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올라 석달만에 전년 동월비 2.9% 상승

중동사태 장기화로 유가 반등 등 변수 많아

전월비로는 수출·입지수 모두 4% 안팎 올라

수출입무역지수도 물량·금액 일제히 중가세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입 물가가 동반 상승했다. 수출과 수입 제품의 전반적 가격 수준(원화 환산 기준) 모두 전달보다 4% 안팎 올랐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자료에 따르면 4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43.68로 3월(138.31)보다 3.9% 올랐다. 지난 1월 이후 4개월째 연속 상승이며, 지난해 8월(4.1%)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로는 지난 2월(-0.2%), 3월(-0.5%) 등 두 달 연속 하락세에서 4월에는 2.9%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출입물가 등락률 추이
수출입물가 등락률 추이

용도별로 보면, 원재료가 광산품(5.6%) 등이 오르면서 전월보다 5.5% 상승했다. 중간재는 1차금속제품(6.2%), 컴퓨터·전자·광학기기(5.6%) 등이 올라 전월보다 3.7%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환율 상승 등 영향으로 각각 전월 대비 1.9%씩 올랐다. 세부 품목에서는 커피(14.6%), 동정련품(12.4%), 알루미늄정련품(12.5%), 액정표시장치용부품(7.8%), 산업용액체펌프(10.8%)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수입물가지수를 끌어올린 요인은 국제 유가 상승이다. 국제유가는 3월 평균 배럴당 84.18달러(두바이유 기준)에서 4월 89.17달러로 5.9%나 급등했다. 환율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 물가는 전월보다 1.4% 올랐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가 3월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했지만, 중동 사태의 영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입물가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광신품의 오름폭이 커서 향후 국내 물가 등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한은은 전망했다.

 

수출입물가지수 등락률 추이
수출입물가지수 등락률 추이

수출물가지수는 132.17로 3월(126.94)보다 4.1% 상승했다. 수출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 1월(3.1%)부터 4개월 연속 상승이며 지난 2022년 3월(6.2%)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6.2%가 올라 넉 달 연속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7.3%), 화학제품(3.3%) 등의 수출가격이 전달보다 큰 폭 상승했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2.5% 하락했다. 세부 품목 중에는 D램(16.4%), 플래시메모리(11.4%), 휘발유(9.2%), 자일렌(6.1%) 등이 크게 올랐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 가격 오름세 지속으로 컴퓨터·전자·광학기기가 상승한 가운데, 화학제품도 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출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환율 상승의 영향이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367.83원으로 전월 대비 2.8% 올랐다. 환율효과를 배제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 물가는 전월 대비 1.6% 상승에 그쳤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출입물가지수가 급등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출입물가지수가 급등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수출무역지수의 금액지수는 131.74(2020년 100, 달러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13.1% 올랐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세다. 물량지수(114.44)도 전년 동월 대비 9.8% 높아졌다.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째 오름세다. 개별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컴퓨터·전자·광학기기(물량지수 17.4%, 금액지수 38.1%)가 상승을 주도했다.

4월 수입금액지수(140.71)와 수입물량지수(113.09)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9%, 7.1% 올랐다. 금액지수는 14개월 만에, 물량지수는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품목별로는 광산품(물량지수 14.9%, 금액지수 12.7%), 컴퓨터·전자·광학기기(물량지수 8.7%, 금액지수 15.0%) 등 수입무역지수를 끌어올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92.53)는 1년 전보다 5.2% 올라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수입가격(-2.0%)은 하락하고, 수출가격(3.1%)은 오른 영향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105.89)의 경우 수출물량지수(9.8%)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5.2%)가 모두 높아지면서 1년 전보다 15.4%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한은은 이번 발표부터 수출입 물가지수의 기준년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했다.

수출물가지수 등락률
수출물가지수 등락률
수입물가지수 등락률
수입물가지수 등락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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