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관련 '검찰 의견서' 방송한 YTN에 경고
검찰이 거래소 의뢰해 받은 결과 법원 제출한 것
류희림 "YTN, 검찰 일방적 주장 단정적으로 표현"
검찰자료 받아써도 김건희 씨 관련되면 제재하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 관련 의혹 보도에 잇따라 제재를 내리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번엔 ‘검찰의 김건희 씨 모녀 주가조작 수익 확인’ 사실을 보도한 YTN에 법정제재를 내렸다. 김건희 씨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법원에 제출된 검찰 자료 내용을 보도한 것을 “일방적 주장을 단정적으로 보도해 하자가 있다”며 제재를 가한 것이다.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등의 기사를 종합하면,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 16일 YTN의 “검, 1년 전 ‘김건희·최은순 모녀, 22억 수익’ 확인” 제목의 보도(1월12일 방송)에 대해 법정제재인 ‘경고’ 처분을 내렸다.
제재 대상이 된 YTN의 보도 내용은 “검찰이 지난 2022년 12월 ‘김건희 씨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에서 약 22억원의 수익을 거뒀다’는 내용의 종합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뉴스타파가 지난 1월11일 처음 공개한 이 종합의견서는 검찰이 한국거래소에 의뢰해 이상거래 심리분석을 진행한 김건희 씨 거래현황 결과를 토대로 작성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부에 제출한 것이다. (관련 기사: 윤석열 "수천만원 손해"?…검찰 "김건희 모녀 23억 수익")
YTN은 이 보도에서 앵커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 수익이 담긴 검찰 수사기록이 공개가 됐는데요, 어머니 최은순씨 수익까지 더하면 모두 2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그런데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는 한 차례 서면조사에 멈춰있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취재 기자가 “뉴스타가 공개한 주가조작 의견서입니다”라면서 법원에 제출된 검찰 종합의견서 내용을 소개했다. 기자는 “검찰의 종합의견서에는 한국거래소 분석 결과 김건희 여사가 2010년 10월8일부터 이듬해 1월13일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집중 매도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적었습니다...김 여사는 13억9천만원의 차익을, 어머니 최은순 씨는 9억원대 수익을 올린 게 확인된다고 검찰은 의견서에 적시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검찰 의견서 내용을 있는 그대로 보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심의에서 “‘22억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단정적 표현을 썼다, 일방의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기사화한 것을 지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여권 추천의 이정옥 위원도 “검찰 수사 기록이 ‘확인됐다’고 단정적으로 보도해 하자가 있다”며 제재의견을 냈다.
그러나 또다른 여권 추천 문재완 위원은 “특정 언론사(뉴스타파)가 취재한 내용에 따른 것이며, 추후 수사 등으로 밝혀지는 바가 있다면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의결보류’ 의견을 냈다. 야권 추천의 윤성옥 위원은 심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방심위의 이번 결정은 법원에 제출한 검찰의 의견서 내용을 ‘일방적 주장’으로, 공신력 있는 한국거래소의 분석 결과를 있는 그대로 보도한 것은 ‘단정적으로' 표현해 보도했기 때문에 제재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모든 언론이 검찰의 공소장이나 공식·비공식 발표, 심지어 몰래 흘려준 내용까지 그대로 받아쓰기해 보도해 온 점에 비추면, 이번 방심위 법정제재는 이례적인 사례를 넘어 또한번 코미디같은 사례를 남긴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김건희 씨 모녀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언론 보도를 위축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한 비판적 보도 '입틀막' 제재인 것이다. 앞으로 언론이 검찰의 주장·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해 보도할 경우, 특히 야권인사에 대한 검찰의 ‘일방적’ 혐의사실 주장을 보도할 경우에도 앞으로 방심위가 똑같이 이같은 제재를 가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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