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준위 출범 첫 일정으로 이성윤 고향 전주 방문

“깊게 소통하지만 신당 영입 얘기 아직 안 나눠”

“문재인 대통령 소환해 선거 치를 생각 없어”

“김정숙·김혜경 여사 수사·기소…검찰의 선거운동”

“헌법 제1조에 지방분권 공화국 넣어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6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칭 '조국 신당' 창당 배경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4.2.16.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6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칭 '조국 신당' 창당 배경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4.2.16.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6일 창당준비위원회 출범 이후 첫 일정으로 전북 전주를 방문해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인재 영입과 관련, “어디로 가든 윤석열 정권과 싸우는 데 앞장서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전북 전주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위원의 조국신당(가칭) 합류 여부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조 전 장관을 보좌했던 이 위원은 총선 출마 선언을 하며, 조국신당(가칭) 합류에 대해 “그 부분도 굉장히 중요한 선택지”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위원이 지난달 고향인 전주에서 출판기념회를 연 뒤, 정치권에선 전주 지역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 위원에 대해 “예전 직장상사라고 해서 그분의 팔을 비틀어서 그럴 순 없지 않냐”며 “저와 관계가 깊고 서로 소통하고 있지만, 그분의 정치 선택은 인생을 건 선택일 건데, 어디에서 어느 당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거 같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신당 합류에 대해서도 이 의원과 대화를 나눠본 적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 결단은 고독한 결단”이라며 “부인과 가족이 모여서 결단하지 않았나 싶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이 위원에 대해 “훌륭한 검사” “탁월한 검사”라고 거듭 평가하며 “검사에 입직할 때도 1등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의 입직 당시 성적과 관련, “(사법)연수원 동기가 윤 대통령인데, 윤 대통령은 연수원 시절에 이성윤 검사보다는 공부를 안 하셨던 것 같다. 아마 다른 일로 바쁘셨던 것 아닌가 싶다”며 연수원 시절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신당 인재영입위원장 첫 일성으로 ‘신의’를 강조했던 조 전 장관은 인재 영입에 대해서도 ‘원칙’을 강조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조 전 장관과 인연을 맺은 황현선 전 선임행정관이 더불어민주당 전주병 예비후보로 나선 데 대해서도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분이 어떻게 조국신당에 오겠느냐”며 “제 보좌관이기도 하고 친한 동지이기도 한데, 당연히 민주당에서 경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저와 친한 사람이더라도 민주당에서 역할이 있는 사람은 거기서 해야 한다”며 “사람을 빼온다거나 제 보좌관이었기 때문에 이리로 와야 한다거나 그렇게 (인재영입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네 사람 내 사람 뺏어오고 이렇게 할 생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 전 장관은 창당 작업과 신당 인선 등에 대해선 “(아직) 실명을 밝힐 순 없지만, 전국적으로 시도당에 관여하는 분들이 있다. 공개하지 않을 뿐”이라며 “제가 혼자하는 게 아니고 공개되지 않은 많은 분들이 각각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식으로 당이 출범하면 모든 사람이 등장해서 얼굴을 낼 것”이라고 했다.

총선 목표에 대해서도 “원내 3당이 목표”라고 거듭 강조하며 “어떤 제3당이 윤석열 정권 조기종식에 필요한 정당인가 호소드리고 지지를 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주최한 행사에 참여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던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린 1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이 위원이 입장을 밝히기 위해 법무부로 향하고 있다. 2024.2.14.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주최한 행사에 참여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던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린 1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이 위원이 입장을 밝히기 위해 법무부로 향하고 있다. 2024.2.14. 연합뉴스

민주당 내에서 조국신당 창당이 야권을 분열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선 “민주당이 우려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충분히 이해한다”며 “박홍근 의원이 신당 창당에 대한 강한 우려 표시를 했지만 그 입장 역시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청래 최고위원은 ‘따로 또 같이’ 가자고 했고, 홍익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민생 집중하고 조국신당은 검찰개혁 집중해서 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면서 “민주당도 의견이 다양한 것 같다”고 짚었다.

조 전 장관은 “민주당 내에서도 그렇고 범민주·진보 진영 유권자도 생각이 다른 거 같은데, 모든 의견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한 달, 두 달간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조국신당이 어떤 걸 할지 결국 유권자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민주당과의 관계에 대해선 “지금은 정청래 최고위원 말씀대로 ‘따로 또 같이’ 가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향후 집권할 정당이다. 집권하게 되면 당연히 진보적 가치 외에도 중도층도 배려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도 마찬가지 (생각)일 것 같다”며 “저희는 중도층을 중심으로 두는 정당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움직임도, 발언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층(지도부) 협상이나 나눠먹자거나 누가 이리로 오니(가니) 이런 방식은 구태의연한 것 같다”며 “민주당은 민주당의 길, 향후 가장 유력한 집권정당의 길을 가고, 저는 제3정당으로 민주당보다 더 잘 싸우고 앞서 싸우고 빨리 움직이는 모습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역할이 구별될 것”이라고 했다.

조국신당이 ‘민주당 2중대’라는 여권의 비판에 대해선 “진보적 가치에 있어서 노선이 같은데, 같이 하는 게 뭐가 무제인가, 왜 2중대인가”라며 “하나의 프레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오히려 제3당의 캐스팅보트 역할에 대해 확실히 했다. 그는 “민주당이 진보적 법안(검수완박)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민형배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이 돼서 법안을 통과시킨 일이 발생했다. 선거법, 국회법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양당체제만으로 법사위, 상임위 운영이 잘 된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신당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국신당은) 양쪽을 쥐고 국민의힘과 손잡고 캐스팅보트 할 생각이 없다. 국민의힘과 협상해서 그 사람들로부터 얻겠다는 생각은 시쳇말로 ‘1(일)’도 없다고 보시면 된다”며 “현행 국회법상 실제 마지막에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지만, 상임위를 통과해야하는 데 민주당이 아닌 정당이 필요하게 돼 있다. 그 역할을 저희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총선에서 친문(친문재인) 정서의 효과가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선 “조국신당이 친문정서에 의존해서 간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며 “지금도 문 전 대통령을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인간적 예우를 갖추고 도리를 다하려고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을 소환해서 정치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2024.2.13 [조국 전 장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2024.2.13 [조국 전 장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

기자간담회에서는 조국신당이 기치로 내건 ‘제7공화국’ 즉 개헌에 대한 일부 밑그림도 언급됐다.

조 전 장관은 지방분권 문제와 관련,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문재인 대통령 발의 개헌안의 총책임자였다”며 “그때 조문에 넣었던 것이 헌법 1조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바로 밑에 ‘지방분권 공화국이다(1조3항)’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방분권 공화국이 (헌법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지방분권적 선택이 가능해진다”면서 “프랑스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때 헌법 1조에 지방분권 공화국이라고 여야가 합의해서 개헌하고 난 뒤부터 급속히 지방분권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분권 특위를 만들어서 어떻게 분권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헌법에 지방분권 공화국을 넣을 것인지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현안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이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 여사를 기소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수사하는 데 대해 “검찰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건희 여사를 중전마마로 모시고 김건희 여사가 공격당하는 걸 막기 위해서 전직 대통령 부인을 언론에 계속 띄우고 현직 야당대표 부인을 기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적어도 옛날엔 진보, 보수를 떠나서 그런 일은 총선 끝나고 했다”면서,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아니다. 검찰의 권력이 오남용되고 있고, 자신들의 주군을 위해, 주군의 배우자인 중전마마를 위해 아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조국씨는 우리가 주장하는 병립형 제도 하에서는 절대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없다. 그렇지만 이재명 대표가 결정하고 민주당이 100% 찬성한 준연동형 제도하에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선 “연동형이든 병립형이든 3%는 국회의원이 된다”며 “(한 위원장 발언은) 법률상 완전히 틀린 이야기다. 언론에서도 팩트체크를 했다”고 말했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경기 오산시에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선 “언급할 가치가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 내 세월호분향소에 헌화하고 있다. 2024.2.16.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 내 세월호분향소에 헌화하고 있다. 2024.2.16. 연합뉴스

조 전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전주 동학농민혁명 녹두관으로 이동해 무명장군의 넋을 기리고, 전주 시민들과 함께 풍남문 광장까지 길을 걸었다. 풍남문 광장은 지난해 9년 만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시국미사를 봉헌한 곳이기도 하다.

조 전 장관은 풍남문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와 세월호 분향소를 차례로 찾아 헌화하고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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