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지역구 1대1 구도 만들라 하면 따르겠다”
“제1야당 발목 잡거나 국민의 뜻 거스르지 않을 것”
“제7공화국 건설을 위해 ‘행동’하는 정당 만들 것”
공동창준위원장에 은우근·김호범 교수, 강미숙 작가
‘조국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가 15일 ‘윤석열 검찰독재 조기 종식’과 ‘제7공화국 건설’을 기치로 내걸고 공식 출범했다.
조국신당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잇나인에서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엔 은우근·김호범 교수, 강미숙 작가 등 3인을, 인재영입위원장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선출했다.
조 전 장관은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은 검찰독재 정권 심판”이라며 “전국의 모든 지역구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이냐, 지지냐를 두고 1대1 구도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 당도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진보성향이 분명한 원내 제3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압도적 의석을 가지고 의안통과를 시키기 위해서 위장 탈당이라는 오명까지 써야 했던 21대 국회를 기억해야 한다”면서 “보다 진보적인 강소정당, 제대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당당한 원내 제3정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총선과 관련해선 “국민 여러분께서 지역구 외에 비례대표 선거도 민주당과 연합하라 하시면 그리 노력하겠다. 반대로 국민들께서 지역구에서 정확한 1대1 정권심판 구도를 만들고 비례에서 경쟁하라 하시면 그리 또 따르겠다”면서, 민주당과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조 전 장관은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민주당 발목을 잡거나 지지해 준 국민의 뜻 거스르는 정당이 되지 않겠다”며, 제1야당과 연대·공존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민주당보다 한발 더 빨리 행동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인재영입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윤 대통령 본인과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라며 “정치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신의가 있어야 한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끼리 동업자 의식이 아닌 국민에 대한 신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국민께 신의를 지키는 사람,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사람, 동지들의 등에 칼을 꽂지 않는 사람, 그런 좋은 분을 모셔오겠다”고 약속했다.
조 전 장관은 “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는 상황에서 이미 늦었다, 총선은 고사하고 신당 창당도 못할 것이다, 이런 야유가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저와 여기 계신 동지들은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같이 꿈꾸고 행동하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믿는다”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조국신당이 추구하는 지향점도 한층 분명해진 모습이다.
조 전 장관은 창당 선언문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윤석열 검찰독재 조기 종식’을 강조해왔다. 여기에 더해 ‘제7공화국 건설’, 즉 개헌을 내걸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개헌 작업을 주도했었다. 조 전 장관은 “윤석열 정권 조기종식과 새로운 제7공화국 건설을 위해 ‘행동’하는 정당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인 강미숙 작가는 조국신당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무능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의 조기 종식만이 아니라 87체제를 종식하고 제7공화국을 열어가겠다는 원대한 정책적 정치적 비전의 감동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 정치 민주화를 가져다준 87년 6월 항쟁은 박종철 열사의 피로 촉발됐다”며 “37년이 지나 제7공화국을 열어가는 이 길에는 박종철 열사만큼 무거운 시대의 십자가를 진 조국이 있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이번 총선은 군부독재에 희생된 박종철 열사와 윤석열 검찰독재의 제물이 된 조국을 품고 제2의 6월 항쟁이 일어난다는 각오여야 한다”며 “조국과 함께 가는 길은 개인 조국, 정치인 조국의 명예회복이 아니라 유린 당한 시민의 명예회복”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조국신당은 ‘행동’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공동창당준비위원장에 촛불행동 공동대표인 은우근 교수를 선출한 것도 이러한 정당의 방향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전 장관은 당명에 ‘행동’을 넣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 교수는 “조국 동지가 우리 당에 ‘행동’이라는 이름을 붙이자고 제안한 걸로 안다”면서, ‘행동’의 의미에 대해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여긴다”고 했다. 이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장하는 ‘운동권 청산’과 대척점에 있다.
은 교수는 한 위원장을 염두에 둔 듯 “요새 어떤 무식한 사람이 운동권을 함부로 폄하하고 모욕하던데”라면서 “운동권은 동학혁명, 3·1독립운동, 민주화운동, 노동운동, 농민운동, 환경운동처럼, 자신이나 패거리 이익이 아니라 민족, 국가, 인류, 생명 등 보편적인 것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영광스러운 과업에 참여하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신당이 추구하는 ‘행동’이 단순한 정권 심판 ‘운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류보편적이고 진보적인 가치를 지향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조국신당이 추구하는 제7공화국의 밑그림과 맞닿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 교수는 “2016년 말 시작된 촛불혁명으로 이미 그 역사적 ‘운동’은 횃불이 거세게 타올랐지만 정치검찰과 타락한 언론이 찬물을 끼얹었다”며, 조국신당 창당의 의의에 대해 “인류가 바라는 공동선을 실현할 촛불체제, 즉 제7공화국을 만드는 영광스러운 역사적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인 김호범 교수도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이러한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 조국신당이 윤석열 심판을 넘어 제대로 된 진정한 진보정당으로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면서 “평등과 자유가 균형을 이룬 ‘통일복지 한국’을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조 전 장관과 공동창당준비위원장 3인은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홍범도 장군 묘소와 해병대 채 상병 묘소, 무명용사 묘소 등에 참배한 뒤, 본격적인 창당에 돌입한다. 조국신당은 조만간 발기인의 전체 뜻을 모아 정식 당명을 제정하고, 시·도당 창당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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