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대·폐교 부지 등 활용 수도권 3만, 지역 2만 호

‘보증금 1000만, 월세 70만’ 고액 자취비 부담 낮추기

수도권 대학기숙사 수용률 18%…6개대학은 아예 없어

낮은 값·좋은 환경 속에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청년 1호 공약으로 ‘20만 원대 대학기숙사 5만 호’ 정책을 꺼내 들었다. 주거비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는 대학생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민주당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기숙사 확충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20만 원대 대학기숙사 5만 호’ 정책은 수도권 3만 호, 지방 2만 호로 구성된다. 월 20만 원대에 공공기숙사를 공급해 금전적 부담을 낮추고 주거 안정성을 높여 청년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기숙사비를 납부할 때 카드와 현금 분할 납부가 가능하도록 법안 개정도 추진한다.

민주당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21.9%에 불과하며 수도권은 18% 수준이다. 민주당 청년 정책 씽크탱크인 LAB2030 단장 홍정민 의원은 “많은 학생들이 기숙사에 들어가고 싶지만,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데 월세가 너무 비싸서 본인과 부모님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서울 대학가의 평균적 원룸 가격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70만 원이고 신촌 등 비싼 지역은 월 80만 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주거비 부담이 크면 자취하는 대학생이 월세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업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하고 부모님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면서 “대학생과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해 저렴한 기숙사를 공급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청년 1호 정책을 위한 231개 아이디어가 접수됐고 굉장히 역동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많았다”면서 “1호 정책을 뭐로 할 것인가 고민이었는데 서울을 포함한 많은 지역 청년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주거비 부담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주거 비용도 늘었다”면서 “최근 일부 대학에서 기숙사 공급이 있었지만, 사업적 방식이고 수익 모델화하면서 비싸면서도 숫자는 제한적이었다”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월 20만 원에 대학기숙사 5만 호를 공급하면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하고 일자리를 찾으면서도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낮은 가격에 깨끗하고 양질의 스마트한 환경의 기숙사를 제공해 청년, 학생들이 편안하고 안정된 주거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과거 대학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만들어진 민자 기숙사들은 50~60만 원에 이르는 비싼 기숙사비가 논란이 됐다”면서 “사학진흥재단에서 저리로 융자받아 기숙사를 짓는 행복기숙사를 추진했고 문재인 정부에서 국립대 부지를 활용한 연합형 기숙사도 추진했다”라고 말했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LAB2030 제1호 청년정책 발표 간담회에서 홍익표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LAB2030 단장인 홍정민 의원. 2023.12.11. 연합뉴스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LAB2030 제1호 청년정책 발표 간담회에서 홍익표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LAB2030 단장인 홍정민 의원. 2023.12.11. 연합뉴스

이어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흐지부지되고 있어 국립대에 행복기숙사를 더 건립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나서서 여건을 만들고 예산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비교적 교통접근성이 양호한 초중등학교 폐교 부지와 공공시설 부지를 활용해 연합 기숙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또 “연합형 대학기숙사 건립을 하면 문화체육시설, 공영 주차장 등 편의 시설도 함께 조성하도록 예산 지원과 법적 근거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박예담 씨는 “현재 사학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행복기숙사에 선발돼 거주하고 있다”면서 “기숙사비가 34만 원 정도로 20만 원대보다 비싸지만, 교통비와 통학 시간 고려하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1학기에는 집에서 다니고 2학기에 기숙사에 입소했는데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변화됐다”면서 “학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또 “재학생 수 대비 기숙사 수용인원이 10%대였다”면서 “어렵게 기숙사에 들어가도 민자 방식 민영기숙사는 많게는 200만 원을 한꺼번에 현금으로 납부해야 해서 큰 부담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학생은 여가를 아르바이트로 그냥 보낸다”면서 “월별, 분기별 분납을 허용하고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게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신여대에 재학 중인 홍은영 씨는 “전북 고창에서 대학에 오기 위해 상경했다”면서 “집값이 너무 높고 혼자 살기가 무서워서 기숙사에 지원했는데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숙사는 집과 학교의 거리순인지 알았는데 무작위 선발이었다”면서 “제주도에서 온 친구, 부산에서 온 친구도 급히 원룸을 구하러 다녔다”라고 말했다.

홍 씨는 또 “비교적 저렴한 원룸 옥탑방에 거주하는 것을 아버지가 반대했다”면서 “대학가 원룸 중에서 여성 혼자 안전하게 살 곳이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전적 부담이 없고 마음 놓고 잘 수 있고 편히 샤워할 수 있는 기숙사 여건을 조성해 달라”면서 “저렴한 기숙사에서 안전하게 살면서 무사히 졸업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홍정민 의원은 “서울에 폐교가 3곳이 있고 2024년에도 3곳이 폐교 예정이며 경기도에도 폐교가 17개 있다”면서 “지자체와 협력에 공영주차장, 스터디 카페 등 주민 편의시설도 설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의 서울대, 서울교대, 서울시립대, 경인교대 등 국공립대 부지와 지방 거점 국립대 부지를 활용해 연합 기숙사도 추진할 것”이라면서 “공공부지에서 기숙사 추진하는 것을 어렵지 않다”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또 “현재 전국 대학의 9.7%에서만 기숙사비의 카드 결제와 현금 분납이 가능하다”면서 “신용카드 수수료에 대해 재정지원을 하는 등 납부 방법 확대를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앞서 청년들이 수도권에서 버스, 지하철을 한달 3만 원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청년 3만원 패스'를 공약하는 등 청년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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