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통신망 작동불능 때 전쟁수행 능력 유지

중국 겨냥한 인도태평양 우주군 통합체제

미군 통합 전영역 지휘통제(JADC 2) 개발 중

일본 안보 3문서, 적기지공격능력과도 연계

미국 스페이스X의 팰콘9 로켓이 5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발사기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번 로켓 발사는 스타링크의 6-21 미션을 수행한다. 2023.10.05. AP 연합뉴스
미국 스페이스X의 팰콘9 로켓이 5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발사기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번 로켓 발사는 스타링크의 6-21 미션을 수행한다. 2023.10.05. AP 연합뉴스

“예를 들자면, 우크라이나는 자국 위성통신망을 갖고 있었지만, 러시아가 침공 당초에 관련시설을 파괴하거나 작동을 방해하는 바람에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지금 우크라이나군이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미국 스페이스X의 인공위성을 활용한 통신 네트워크 ‘스타링크’ 지원 덕이다.”

지난해 11월 인도태평양 우주군을 창설한 뒤 12월에 주한 미 우주군을 운용하기 시작한 미군이 주일 미 우주군을 창설할 것이라는 미 우주군 챈스 살츠먼 작전부장의 지난 달 25일 발언(<민들레> 9월 26일 기사 참조)과 관련해, 일본 항공자위대 항공총대사령관을 지낸 무토 시게키 전 공장(空將. 일본 항공자위대 최고위직)이 한 말이다.

 

지난 9월 29일 플로리다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스타링크 위성 탑재 스페이스X 팰컨 9 로켓. 2023.09.29. UPI 연합뉴스
지난 9월 29일 플로리다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스타링크 위성 탑재 스페이스X 팰컨 9 로켓. 2023.09.29. UPI 연합뉴스

미군 통합 전영역 지휘통제(JADC 2) 개발 중

무토 전 공장은 6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 우주군 창설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미 우주군 창설 이전의 미 공군 우주부대의 주임무는 전략 미사일 운용과 약 2만개에 이른다는 직경 10센티미터 이상의 우주 쓰레기들과 인공위성 상태를 감시하는 것이었다. 우주 쓰레기와 충돌하지 않도록 위성 궤도를 수정하는 지시도 내렸다. 그런데 최근에는 적국 등의 방해로부터 위성의 기능을 보호하는 것이 큰 일이 됐다. 위성과 지상시설 사이의 송수신이 감청당하지 않도록 하고, 위성 궤도를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주가 작전영역이 됐다고 말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이런 사정이 있다.”

그러면서 무토 전 공장은 우주에서 보내는 정보나 우주를 경유한 통신이 육해공 등 기존 영역에서의 작전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됐고, 동시에 위성 등의 존재가 적에게도 노출되기 때문에 우주에 너무 의존하면 문제가 생긴다면서 앞서 얘기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로 들었다.

요컨대 우주군의 힘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인가, 작전지휘능력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가 대단히 중요해졌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미 국방부가 전영역을 통합하기 위한 네트워크 시스템인 ‘통합 전영역 지휘통제’(JADC 2)를 개발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미군은 중동지역을 담당하는 중앙군과 유럽군의 우주군 기능은 이미 통합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가 2020년 3월 워싱턴에서 열린 인공위성 관련 회의 및 전시회에서 얘기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20.03.09. AP 연합뉴스
테슬라와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가 2020년 3월 워싱턴에서 열린 인공위성 관련 회의 및 전시회에서 얘기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20.03.09. AP 연합뉴스

중국 겨냥한 인도태평양 우주군 통합체제

지금 미군이 서두르는 것은 중국을 염두에 둔 인도태평양군에 우주군의 기능을 통합하는 것이다. 휴전상태인 한반도에 주한 미 우주군을 먼저 창설한 것도 그 때문이다.

주일 미 우주군을 만들겠다는 것은 주일 미군에 우주군 기능을 통합하겠다는 것이고, 장차 주일 미군 사령관에게 일본 방공 권한을 부여하거나, 미 인도태평양군이 일본 방위 작전지휘권한을 갖는 통합군사령부를 만들 수도 있다고 무토는 말했다.

 

달 착륙선을 탑재한 H2A 로켓 47호기가 7일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 로켓에는 소형 달 탐사선 '슬림'(SLIM)과 엑스선 분광 촬영 위성 '구리즘'(XRISM)이 탑재됐다. 현지 방송 NHK는 로켓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2023.09.07. AP 교도통신 연합뉴스
달 착륙선을 탑재한 H2A 로켓 47호기가 7일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 로켓에는 소형 달 탐사선 '슬림'(SLIM)과 엑스선 분광 촬영 위성 '구리즘'(XRISM)이 탑재됐다. 현지 방송 NHK는 로켓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2023.09.07. AP 교도통신 연합뉴스

기시다 정부의 안보관련 3문서, 적기지공격능력과도 연계

지난해 12월 기시다 후미오 정부는 ‘안보관련 3문서’를 개정하면서 “(많은 위성들을 일체적으로 운용하고 고속으로 대용량의 통신을 할 수 있는) 위성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 별자리)”을 구축하고, 극초음속 활공무기(HGV)를 탐지 추적할 수 있도록 성능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지금 주일 미 사령관에게는 미군기지와 관련한 일본정부와의 조정 권한은 있으나 작전지휘권은 주어져 있지 않다. 지금 운용 중인 위성 센스는 저고도로 비행하는 HGV를 제대로 포착할 수 없다.

이런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는데 주일 미 우주군 창설과 한미일 우주군 통합지휘체제가 유용하다. 기시다 정부가 집착했던 일본의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도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다.

동북아시아 스타링크 구상?

게다가 미국과 일본은 200기 이상의 위성을 한국과 일본 상공에 띄워 올려 동북아시아를 우주에서 정찰하면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 일대에서 해내는 역할을 하게 한다는 구상까지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무토 전 공장은 말했다.

“콘스텔레이션 자체의 운용 및 유지는 보통일이 아니다. 저궤도로 일본과 한반도를 5분 간격으로 촬영하려면, 단순계산으로 위성이 200기 정도 필요하다는 계산까지 했다. 광학위성 외에 지상이 구름으로 차단되더라도 촬영할 수 있는 레이더 위성도 필요하다. 고장나거나 적의 방해를 받을 경우에 대비한 백업 위성도 필요하다.”

 

북한은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최고인민회의(국회격)를 열고 핵무력정책을 헌법에 명시했다.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법령으로 채택한 핵무력정책을 이젠 국가최고법인 헌법에까지 명시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가 이틀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연설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국무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는 모습. 2023.9.28.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최고인민회의(국회격)를 열고 핵무력정책을 헌법에 명시했다.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법령으로 채택한 핵무력정책을 이젠 국가최고법인 헌법에까지 명시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가 이틀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연설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국무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는 모습. 2023.9.28.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 실험을 계속하는 이유?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지구 저궤도에 수천 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지상국의 매개 없이 사용자와 직통으로 교신하게 함으로써 기존 통신망이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생존과 전쟁수행에 필수적인 존재가 됐다. 단기간에 우크라이나를 제압하려던 러시아의 침공작전이 실패한 것은 스타링크 때문이었다. 러시아는 개전 초기에 우크라이나의 통신시설들을 파괴하거나 작동을 방해함으로써 우크라이나군을 무력화하려 했으나 스타링크 때문에 실패했고, 오히려 스타링크를 활용한 드론 등의 표적공격으로 수많은 러시아군 탱크들이 파괴돼 무용지물이 됐다.

지구 저궤도 위성을 1만 2000개에서 3만 개까지 쏘아 올려 전 지구상에서 통신불능 지대를 없애겠다는 것이 일론 머스크의 구상이다. 그렇게 될 경우 전 지구가 미국과 그 동맹국 우주군의 작전영역이 될 수 있다. 북한이나 중국의 서방 등 외부 통신 차단도 어려워진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쏘아 올리기 위해 탄도탄 로켓 실험을 계속하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주를 제압당하면 지상도 위험해진다. 중국이 자체 위성항법시스템 체제를 서둘러 갖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불길하게도 위성사업과 우주의 무장은 늘 전쟁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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