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정치적 생존 투쟁 이재명에 생명줄 제공"
블룸버그 "총선 앞둔 이재명, 대담하게 만들 결정"
신화통신 "수백 차례 압수수색…명확한 증거 없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마침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유창훈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 7분부터 9시간 17분에 걸쳐 이 대표를 상대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으며, 27일 오전 2시 25분쯤 영장을 기각했다. 이 대표를 표적으로 한 윤석열 정치검찰의 정치 보복성 수사에 철퇴가 내려진 순간이었다.
이 대표의 24일간 단식,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결과 민주당 일부 비명계 의원들의 '이적행위'로 인해 제1 야당 대표가 사상 최초로 구속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나온 결정 탓인지, 통신사들을 비롯해 외국 주요 언론들이 영장 기각 뉴스를 비중 있게 다뤘다.
미국의 AP 통신은 이날 '한국 법원이 부패 혐의를 받는 야당 지도자 이(재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거부하다'란 장문의 기사를 통해 "대선 후보자였던" 이 대표의 24일 단식과 9시간 넘는 영장실질심사, 지지자 수백 명의 '이재명 연호', 기각 후 이재명 발언들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외국 언론들 비중 있게 보도
통신은 유 부장판사는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검찰이 수집한 증거는 이 대표가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지만, 구속해야 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썼다.
대북 송금 혐의와 관련해서도 유 부장판사는 검찰의 추가 증거가 필요하며, 이 대표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AP는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이 대표가 "헌법 질서 수호"했다면서 사법부에 사의를 표했으며, 정치가 "상대를 죽여 없애는 그런 전쟁"이 됐음을 개탄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또한 이 대표가 윤 정부의 실정에 항의해 시작했던 단식투쟁을 마치고 회복 중이라고 썼다. 실정의 예로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한 윤 정부의 용인, 잘못된 경제 관리, 미‧일과의 군사훈련 및 안보협력 확대로 인한 북한과의 긴장 악화 등을 들었다.
AP 기사는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 더 시애틀 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받았다.
블룸버그 "총선 앞둔 이재명, 대담하게 만들 결정"
블룸버그 통신도 '한국 법원이 야당 지도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거부하다'란 기사에서 영장 기각 사실을 전한 뒤 "이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그 중량급 정치인(이 대표)을 대담하게 만들 수 있는 결정"이라고 적었다.
통신은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 며칠 전 단식투쟁을 끝내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을 전하고, 이날 지팡이를 짚고 법원으로 들어섰다고 소개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야당 지도자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 대표가 2022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사실과 검찰이 부패 혐의로 이 대표를 구속하고자 노력해왔던 점을 소개했다. 이어 민주당 일부 의원이 이 대표를 골칫거리로 여기고 지난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당의 대오를 깨뜨리고 가결 표를 던졌다는 내용도 거론했다.
통신은 "구속영장 거부 결정은 민주당 내 이 대표 지지자들의 기를 북돋울 듯하다"며 "그들은 이 대표가 보수 세력에 의한 정치적 마녀사냥의 제물이라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윤의 국민의힘이 의회를 장악한다면, 강력한 노조들과의 대결, 비즈니스 규제 축소, 법인세 및 부동산거래세 인하를 비롯한 경제정책을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로이터 "정치적 생존 투쟁 이재명에 생명줄 제공"
로이터 통신은 이날 '법원의 구속영장 거부로 한국 야당 지도자가 감옥을 피하다'란 기사에서 "서울중앙지법은 검찰의 증거인멸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면서 "정치적 생존 투쟁 중인 대선 경쟁자(이 대표)에게 생명줄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기각 결정이 난 후 자정을 훨씬 넘겨 이 대표가 서울구치소에서 걸어 나와 "인권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준 사법부에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주요 야당 지도자 구속은 유례없는 일이 될 뻔했고, 다수당 지위를 지켜야 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대표)의 리더십을 불구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썼다.
이와 함께 로이터는 지난주 이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영장 표결 때 민주당의 일부 의원이 가결 표를 던져 당내에서 비판을 샀다고 덧붙였다.
신화사 "수백 차례 압수수색…명확한 증거 없어"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도 '한국 법원이 야당 지도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거부하다'란 기사를 통해 "서울중앙지법이 배임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지난주 검찰이 청구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전했다.
신화사는 이어 "수백 차례의 압수수색에도 혐의들을 뒷받침할 어떤 명확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이(대표) 측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통신은 주요 야당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최초 사례라는 점과, 지난주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결, 단식투쟁을 끝내고 이 대표의 병원 치료 등을 사실 위주로 소개했다.
일본의 NHK-월드는 '한국 법원이 야당 지도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거부하다'란 기사를 통해 검찰이 청구한 이 대표에 대한 관련 혐의와 기각 결정 이유 등을 사실 위주로 소개했다.
방송은 "이(대표)는 윤석열 정부 정책을 강하게 반대해왔으며,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하고 "민주당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윤 정부에 맞서 대결적 스탠스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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