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처리 가능…윤석열 거부해도 '여론 투쟁' 총력
"한덕수, 자질·역량 심각한 문제…총체적 망국 내각"
21일 본회의 표결 예상…이재명 체포동의안 함께?
대통령실 앞 '내각 총사퇴' 인간띠 잇기 피켓시위
"피도 눈물도 없는 짐승 같은 정권이 영장 청구"
박광온 국회 연설 "올가미에 걸려들 민주당 아냐"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얼굴마담이자 명목상 2인자인 한덕수 총리를 정조준해 칼을 빼들었다.
해임건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되기 때문에 재적 298석 중 168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만으로도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테니 의미 없는 공염불이라는 일각의 비판도 있지만,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병원에 실려 가서도 목숨을 건 단식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권에 대한 투쟁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며 대국민 여론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춘숙 원내정책수석부대표,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18일 오전 국회 의안과를 찾아 '국무총리 한덕수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정부에 전면적 국정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동시에 한 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 발의로 민주당 의원 168명 전원이 찬성한 해임건의안은 '제안 이유'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후보자 시절 '국무총리가 되면 책임총리로서 확고한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벌어진 각종 참사와 현안 대응 과정에서 한덕수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국민을 기망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한덕수 총리가 이끄는 내각의 국정 운영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민생과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의 위기를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그 책임을 전 정권 탓, 야당 탓, 심지어 국민 탓으로 돌리는 등 무능과 무대책,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총체적 망국 내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0·29 이태원 참사와 잼버리 사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을 둘러싼 권력의 외압 의혹과 조직적 은폐 시도, 내각 구성원의 면면,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보여준 함량 미달의 태도 등을 열거한 뒤 "이처럼 한덕수 총리는 내각을 통할하는 최고 책임자로서 그 자질과 역량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 외교와 국방, 민생과 경제, 민주주의 등 모든 분야에서의 퇴행과 총체적 국정 난맥에서 벗어나 당면한 국가 위기를 돌파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한덕수 국무총리를 필두로 내각의 전면적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총리는 국정을 총괄하는 자리인데 국정이 총체적 혼란에 빠진 상황이고 총리가 장관을 제대로 추천하지 못한 잘못도 있다"며 "이런 시점에 총리를 비롯한 내각을 전면 쇄신해야 나라가 다시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해임결의안이 의결된 뒤에 대통령이 이를 수용해 내각을 쇄신함으로써 국정 운영 방향을 바꿨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 "이재명 대표가 그것을 위해 단식했다. 단식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도 관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해임건의안은 오는 20일 예정된 본회의에 보고되고 나면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21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과 같은 날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안 제출 직후인 이날 정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의원들은 '국무총리 해임! 내각 총사퇴!'라고 쓰인 피켓을 저마다 손에 든 채 용산 대통령실 앞을 둘러싸고 '윤석열 정권 국정 전면 쇄신 및 내각 총사퇴 촉구 인간띠 잇기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박광온 원내대표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재명 대표가 끝까지 단식을 이어 나가다가 오늘 아침 매우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이재명 대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내가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지만 그래도 영장을 치겠다고 한다면 비회기에 쳐라. 그러면 내가 법원에 나가서 당당하게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말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오늘 이재명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된 그 시간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소송의 절차가 아니라 나쁜 정치를 검찰이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을 분열시키고 낭떠러지로 밀어붙여 권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이 정권의 의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우리 모든 의원과 국민들이 이 정권의 비정하고 잔인한 의도를 너무나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맞서 싸워서 정권의 의도를 반드시 분쇄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피도 눈물도 없는 짐승 같은 정권이 끝내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부당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비회기 때 당당하게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는 이재명 대표의 요구도 묵살한 채, 결국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은 야당 파괴 정치공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병원에 실려가 있는 야당 대표에 대해서 이렇게 무도하게 파괴 공작을 하는 정권은 일찍이 군사독재정권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탄식했다. 정 최고위원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다"면서 '부당한 구속영장 민주당이 막아내자!' '야당파괴 분열공작 민주당이 분쇄하자!' 등의 구호를 선창했다.
앞서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정부는 국정을 쇄신하라는 야당 대표의 절박한 단식에 체포동의안으로 응수하려 한다"며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결은 분열의 길이니 어느 길이든 민주당을 궁지로 밀어 넣으려는 정치적 올가미"라고 짚었다. 이어 "민주당은 허술하고 잔인한 올가미에 걸려들 정당이 아니다. 흔들림 없이 당의 단합을 더욱 다지고 지혜롭게 확장적 통합의 길로 갈 것"이라며 "검찰통치는 잠시 힘을 발휘할지 모르지만,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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