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체트 쿠데타 기밀해제 문서 실은 책 출간

닉슨·키신저·CIA, 칠레 미디어그룹 총수 사주

피노체트 쪽에 무기, 현금, 생명보험증서 전달

1차 쿠데타 실패 뒤 3년 만에 2차 성공

칠레의 현재 갈라놓고 있는 쓰라린 과거

1973년 9월 11일, 미국의 사주를 받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린 쿠데타를 일으킨 날, 시민들을 무더기로 검거하는 무장 군인들.   
1973년 9월 11일, 미국의 사주를 받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린 쿠데타를 일으킨 날, 시민들을 무더기로 검거하는 무장 군인들.   

1973년 9월 11일 미국이 사주한 우익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유혈 군사쿠데타로 선거로 뽑힌 사상 첫 사회주의자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이 무너지고 칠레에서는 이후 17년간 암흑의 군사독재(‘더러운 전쟁’)가 이어진다. 아옌데 대통령을 비롯한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 쿠데타 50주년을 앞두고,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안보보좌관이 아옌데 정권 전복 쿠데타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보여주는 해제된 기밀문서들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살바도르 아옌데. 1973년 9월 쿠데타에 항전하다 마지막 순간 자결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그 해 모습을 담은 사진.   
살바도르 아옌데. 1973년 9월 쿠데타에 항전하다 마지막 순간 자결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그 해 모습을 담은 사진.   

피노체트 쿠데타 기밀해제

피노체트 쿠데타의 진상을 파헤치는 일에 진력해 온 피터 콘블루(Peter Kornbluh)의 2016년 출간 <피노체트 파일: 잔혹과 책임에 관한 기밀해제 문서>의 스페인어판 개정증보판이라 할 <피노체트 기밀해제>(PINOCHET DESCLASIFICADO)가 그 책이다. <가디언>의 지난 8일 보도에 따르면,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새로운 사실을 담고 있다.

하나는 닉슨 대통령이 1970년 9월 4일 칠레 대선에서 아옌데가 최다 득표자가 된 뒤인 9월 15일 백악관에 칠레 우익 언론미디어그룹 엘 메르쿠리오(El Mercurio)의 총수 아구스틴 에드워즈를 불러 아옌데의 대통령 취임을 막기 위한 쿠데타 모의를 한 사실을 보여주는 문서다.

또 하나는 닉슨이 그해 10월 1차 쿠데타 모의가 실패로 끝난 직후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 헨리 키신저에게 전화를 걸어 “칠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하고 묻고, 키신저가 각본대로 의회를 해산하고 아옌데를 쫓아내지 못한 칠레 군부를 무능하다고 비난하며 실패 사실을 보고한 문서다.

 

의 스페인어 개정증보판 'PINOCHET DESCLASIFICADO'.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왼쪽)이 쿠데타의 주역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와 악수하고 있다     
의 스페인어 개정증보판 'PINOCHET DESCLASIFICADO'.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왼쪽)이 쿠데타의 주역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와 악수하고 있다     

칠레 우익 언론미디어 그룹 총수 백악관에 부른 닉슨

닉슨이 엘 메르쿠리오 총수 아구스틴 에드워즈를 백악관으로 부른 것은 9월 4일 대선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으나 2위인 우익 호르헤 알레산드리보다 2%포인트 많은 근소한 표차로 이긴, 과반을 획득하지 못한 아옌데의 대통령 당선 확정을 위한 의회의원 투표를 막기 위해서였다.

아구스틴 에드워즈는 닉슨을 만나기 하루 전인 9월 14일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리처드 헬름스를 만났다. 그들간의 대화 노트는 아구스틴이 칠레 군부 내의 다양한 인사들을 관찰한 내용들이 열거돼 있었고, 그것은 닉슨에게 아옌데 취임을 막을 수 있는 쿠데타를 일으킬 “작전”(gameplan)을 지시하도록 자극했다.

비밀리에 닉슨 정부의 지원 아래 칠레 군부가 권력을 장악하고 의회를 해산해서 아옌데의 취임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작전이 수립됐다. 닉슨 정부가 남의 나라인 독립 주권국 칠레의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의 취임을 막은 유일한 이유는 당선자 아옌데가 사회주의자라는 것이었다.

우익 언론미디어 총수 아구스틴의 역할은 군부의 쿠데타 가담자들에게 무기와 돈을 건네주고, 그들의 “분명하고도 구체적인 (안전)보장”, “그들이 (쿠데타 뒤에) 버림받지 않고 추방당하지 않을 것임을 보장”해 달라는 요구를 닉슨 정부에 전달하는 것이었다. 1970년 9월 18일로 날짜가 박혀 있는 해당 문서의 제목은 ‘엘 메르쿠리오 칠레 신문체인 오너 아구스틴 에드워즈와의 대화’로 돼 있다. 이는 많이 편집된 내용이다.

 

닉슨 대통령과 키신저 보좌관의 전화통화 내용을 정리한 문서.  닉슨이 "칠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하고 묻고 키신저가 1차 쿠데타 시도가 실패한 사실을 보고하고 있다. 미국 안보기록보관소 소장. 
닉슨 대통령과 키신저 보좌관의 전화통화 내용을 정리한 문서.  닉슨이 "칠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하고 묻고 키신저가 1차 쿠데타 시도가 실패한 사실을 보고하고 있다. 미국 안보기록보관소 소장. 

키신저, 아옌데 집권 못막은 군부 “무능한 집단” 비난

콘블루는 이렇게 말했다. “50년이 지난 뒤에도 우리가 그때 미국이 칠레 최초의 사회주의자 대통령의 취임을 막고, 방해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무슨 짓을 했는지 아직도 그 핵심 내용을 알지 못해 더 알아내려 애써야 하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칠레는 가장 악명 높은 미국 CIA 비밀공작들이 자행된 곳 중의 하나로, 미국 대통령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전복하라고 명령한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 문서들은 우리에게 미국의 대외정책이 칠레에서 자행한 악행이 어떤 것이었는지 상기시킨다.”

그 워싱턴 미팅 뒤에 CIA는 약속대로 공모자들에게 생명보험증서와 “입막음 돈”, 그리고 공작 수행을 위한 총과 탄약, 그리고 5만 달러의 현금을 주었다. 그 공작에는 아옌데 축출에 반대하며 헌정수호 입장을 견지했던 르네 슈나이더 칠레 육군총사령관의 납치도 들어 있었다. 이 슈나이더 납치 공작이 실패하면서 1차 쿠데타 시도도 실패하고 오히려 아옌데의 집권을 돕는 결과가 됐다.

슈나이더 장군은 1970년 10월 22일 그가 탄 자동차를 노린 매복조의 습격을 당해 총상을 입고 사흘 뒤에 사망했다.

닉슨은 그의 사망 다음날 안보보좌관 키신저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그때 그들이 전화로 주고 받은 내용들이 문서로 정리돼 이번 책에 수록됐다. 키신저는 사실대로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옌데의 취임을 막기에는 “아마도 너무 늦은 것 같다”며 공작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칠레 군부를 “아주 무능한 무리”라고 비난했다.

슈나이더의 죽음은 쿠데타 모의자들의 의도와는 달리 대중적 여론을 아옌데에게 더 유리한 쪽으로 돌려 놓았고, 칠레 의회는 1970년 10월 24일 정식으로 그의 대통령 당선을 확정했다.

 

집권 당시의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집권 당시의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집권 뒤에도 멈추지 않은 쿠데타 공작

키신저는 이와 관련한 자신의 칠레 군부 쿠데타 개입설에 대해 부인하면서 오히려 CIA의 쿠데타 모의를 막았다고 주장해 왔다.

국가안보기록보관소와 포드 대통령 도서관 등에서 입수한 이들 문서가 사실이라면 키신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이제까지의 심증이 객관적 사실로 입증됐다고 할 수 있을까.

미국정부와 키신저의 칠레 정치 개입은 물론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미국과 칠레 우익, 군과 민관 합동의 끈질긴 공작 끝에 약 3년 뒤인 1973년 9월 11일 피노체트가 동원한 칠레 군부는 아옌데 정부와 그 지지자들에 무자비한 무력공격을 가해 무너뜨렸다.

닉슨 정부는 아옌데 정부가 들어선 뒤 리처드 헬름스 CIA 국장을 통해 아옌데 정권 전복공작에 1천만 달러를 지원했다.

구리 등 자원 부국인 칠레는 당시 이른바 중진국 정도의 평균소득을 누린 국가였으나 빈부 차가 심해 다수의 서민들은 극빈상태를 면치 못했다. 아옌데 정부는 정권 초기에 다국적 기업들이 소유한 구리 광산과 대규모 은행들을 국유화하고 대지주들이 장악하고 있던 사유지들도 4분의 1 또는 5분의 1을 국유하는 등 개혁정책을 밀고 나가면서 어린이 우유 무상배급도 추진했다. 그에 대한 지지율도 높아 비교적 안정된 정권 기반 위에 높은 경제성장률도 달성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은 아옌데 정부를 국내외적으로 고립시켰고, 아구스틴의 우익 미디어그룹 엘 메르쿠리오와 CIA는 끊임없이 정권 전복공작을 펼쳤다. 공작은 우익 미디어를 통해 거짓뉴스와 날조된 정보로 민심을 이간하고, 다국적 기업 및 그들과 손잡은 국내 자본가들과 노동조직을 부추겨 경제 성적을 망쳐 놓는 일에 집중했다.

결국 경제는 부실해졌고 지지율도 급속히 떨어졌다. 아옌데는 최후의 정치적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는 개헌을 위한 제헌의회 구성과 국민투표를 제의했다. 보수우익세력은 국민투표를 받아들이는 대신 육군참모총장 자리를 친미 극우 파시스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로 교체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였던 아옌데의 개혁시도는 그것으로 끝났다.

 

쿠데타의 주역들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왼쪽)와 우익 언론미디어그룹 총수 아구스틴 에드워즈.     
쿠데타의 주역들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왼쪽)와 우익 언론미디어그룹 총수 아구스틴 에드워즈.     

현재를 갈라 놓고 있는 쓰라린 과거

쿠데타 50주년을 앞두고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정부에 당시의 쿠데타 공작에 개입한 미국이 관련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학생운동 세대 출신으로 칠레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된 보리치(37)는 피노체트 시절의 독재 실상은 충분히 파헤치고 비판해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 후안 가브리엘 발데스 주미 칠레 대사는 공식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1973년과 1974년 시기에 백악관에서 칠레에 관해 논의한 구체적인 얘기들을 담은 문서들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피노체트 쿠데타 이후 ‘더러운 전쟁’ 시기의 기록들은 기밀로 분류되고 조작돼, 그 비통했던 독재의 쓰라린 유산으로 남아 지금까지 칠레를 갈라 놓고 있다. 이번 책처럼 기밀해제된 문서들과 공개가 조금씩이나마 미국의 역할 등 당시의 실상에 대한 이해에 더 다가갈 수 있게 해 준다. 하지만 그 사실들을 감추려는 조직적인 노력과 공작 또한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시의 실상에 대한 완전한 그림을 그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긴 어렵다.

“수많은 정보들이 태워졌거나 유실된 상황에서 우리가 종합적인 ‘진실’에 다가서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미국의 관련 문서들을 통해 아옌데 정부의 실상을 파헤친 책(‘Miradas Desclasificades’)을 쓴 역사가 안토니아 퐁크는 말했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보리치 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피노체트 독재시대에 형성된 친피노체트 우파, 충성파들의 성채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대선에서 모두 패배한 우익 대선 후보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는 트윗으로 군사쿠데타로 칠레가 “선택된 자유”를 누렸다고 썼다. 카스트의 아버지는 2차대전 뒤 칠레로 피신한 나치 독일의 육군 중위였다. 그의 형은 피노체트 정권 때 노동부장관과 칠레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다. 1988년 국민투표 때 호세는 피노체트 정권 8년 연장을 지지했다. 1990년에 로펌을 설립한 그는 보수 가톨릭 세력의 총아로 하원의원 등을 역임하면서 정치적으로 출세했다.

칠레는 피노체트 독재의 수혜를 입은 그런 세력과 그들에게 핍박당하면서 저항했던 세력으로 갈라져 고통을 받고 있다. 이는 칠레만의 풍경이 아니라 유사적 질곡을 지나온 나라들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현상일 수 있다. 한국도 그 전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비노체트 군사독재 시절(1973~1990) 실종되거나 처형당한 여성들. 지난 3일 '여성에 대한 폭력 반대 칠레 네트워크'가 피노체트 쿠데타 50주년을 앞두고 산티아고 시내에 마련한 희생자 추모 사진전. 2023.08.03. AFP 연합뉴스
비노체트 군사독재 시절(1973~1990) 실종되거나 처형당한 여성들. 지난 3일 '여성에 대한 폭력 반대 칠레 네트워크'가 피노체트 쿠데타 50주년을 앞두고 산티아고 시내에 마련한 희생자 추모 사진전. 2023.08.03. AFP 연합뉴스

참고로 쿠데타군에 대한 최후 항전을 앞둔 아옌데의 마지막 라디오 연설 내용을 덧붙인다.

아옌데의 마지막 라디오 연설

공군이 이미 <라디오 포르탈레스><라디오 코르포라시온>의 송신탑을 폭격했습니다. 슬프다기보다는 차라리 실망스러울 뿐입니다. 조국을 지키겠다는 맹세를 배반한 군부에 도덕적 단죄가 뒤따르기를 바랍니다. 칠레의 병사들, 허울뿐인 지휘관들, 해군 참모총장을 참칭하고 나선 메리노 제독, 어제까지만 해도 정부에 대한 신의와 충성을 다짐하고도 쿠데타군에 가담해 경찰총장 자리를 차지한 멘도사 장군의 행태는 차마 입에 담을 수조차 없습니다. 이런 비열한 행태를 마주하면서 제가 반역자들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은 '나는 결코 사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역사적인 순간을 맞은 지금 저는 인민들의 충정을 제 목숨으로 보답하려 합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가 수많은 칠레 인민들의 존엄한 의식 위에 뿌린 씨앗은 결코 파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들이 무력을 장악했으니 우리를 짓밟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사회적 변혁의 과정을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범죄 행위로도 무력으로도 막을 수 없습니다. 역사는 우리 편이며 역사를 만드는 것은 인민입니다.

조국의 노동자 여러분, 그동안 보내주신 변치 않는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정의를 갈구하는 여러분의 의지를 옮기는 통역 구실에 불과한 제게 보내주신 무한한 신뢰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여러분께 헌법과 법률을 준수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저는 헌법과 법률을 지키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연설을 하는 이 결정적인 순간에,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주십시오. 반동적인 무리들이 외국 자본과 제국주의와 결탁해, 헌정 질서를 존중해 온 군의 전통을 깰 수 있는 분위기를 조장했습니다. 시나이데르 장군과 아라야 사령관은 칠레군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다가 희생됐습니다. 저들은 지금 집 안에 숨어 자기들의 이익과 특권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군부와 권력을 찬탈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는 9월 11일의 피노체트 쿠데타 50주년을 앞두고, 지난 3일 수도 산티아고 시내에 마련된 '여성폭력에 반대하는 칠레 네트워크' 주최 희생자 추모행사에 참여한 칠레 여성들. 2023.08.03. AFP 연합뉴스
오는 9월 11일의 피노체트 쿠데타 50주년을 앞두고, 지난 3일 수도 산티아고 시내에 마련된 '여성폭력에 반대하는 칠레 네트워크' 주최 희생자 추모행사에 참여한 칠레 여성들. 2023.08.03. AFP 연합뉴스

조국의 겸허한 여성 동지들께 특별한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인민연합 정부를 믿어주신 여성 농민들과, 누구보다 힘써 일하신 여성 노동자들, 그리고 인민연합의 보육 정책을 적극 이해해 주신 어머니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땅의 모든 애국적 전문 직업인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은 전문가 집단 내부에서 터져나온 온갖 선동, 자본주의 사회가 제공하는 수많은 특권을 지키기 위해 혈안이 된 계급 집단에 맞서 올곧게 투쟁해 왔습니다.

노래와 흥겨움, 열정으로 투쟁을 지원했던 청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칠레의 모든 남성에게도 안타까운 인사를 전합니다.

노동자와 농민과 지식인 모두, 앞으로 파시즘 치하에서 탄압을 당하게 될 겁니다. 파시즘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테러가 횡행하고, 교량이 파괴되고, 철로가 끊기고, 원유와 가스 파이프라인이 파괴돼도 이를 막아야 할 자들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들 역시 똑같은 짓을 저지른 겁니다. 역사가 저들을 심판할 것입니다.

인민 여러분, 스스로를 보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절대 희생돼서는 안 됩니다. 저들에게 압도당해서도, 살육을 당해서도 안 됩니다. 저들의 모욕을 참지도 말아주십시오.

조국의 노동자 여러분! 저는 칠레와 칠레의 운명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다반역이 우리에게 강요한 이 잿빛의 쓰디쓴 순간도, 누군가는 반드시 이겨낼 것입니다. 그 점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그리 머지않은 장래에, 자유로운 인간이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당당하게 걸어갈 드넓은 길을 열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칠레 만세! 인민 만세! 노동자 만세!

이것이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말입니다. 제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적어도 제 희생을 통해 범죄자와 비겁한 자, 반역자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는 도덕적 교훈을 얻게 될 것입니다.(나무위키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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