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넷째주 키워드 분석]
시민들, 주류 언론의 의제·프레임 따라가지 않고
SNS·커뮤니티·유튜브에서 또다른 여론 만들어내
언론은 '경찰' '의원' '북한' '장관' 언급량 많았지만
디지털은 '이화영' '서이초' '주호민' '장모' '구속' 급증
'학부모' 연관발언 부정어 62%…'침해' '악성' '갑질'
SNS, 유튜브, 커뮤니티 같은 디지털 뉴스 플랫폼이 붐비기 시작하면서 여론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주류 언론 혹은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라고 불리는 신문·방송의 의제 설정 기능이 현저히 약해졌고, 일부 거대 신문과 방송이 주도하던 여론시장 축소되고 있다. 대신 디지털 뉴스 플랫폼이 새로운 여론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주류 언론의 의제를 따라가지 않고 다양한 사실과 의견을 발산하는 디지털 여론시장에 참여하게 된 데에는 주류 언론에 대한 불신 탓이 크다. 주로 포털을 통해 유통되는 주류 언론의 싸구려 저품질 뉴스, 오보, 가짜뉴스에 대한 불신이다.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취재·보도의 권력을 시민이 아닌 기득권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는 실망감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주류 언론의 자업자득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미 SNS, 유튜브, 커뮤니티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스스로 의제를 설정하고 의견과 주장을 활발히 주고받고 있다. 주류 언론과는 다른 이슈를 다른 관점(프레임)으로 다루면서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언론의 뉴스만 보고 여론의 흐름을 짐작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게 됐다.
7월 마지막 주 여론시장도 그랬다. SNS, 유튜브, 커뮤니티 등에서 펄펄 뛰는 관심 키워드와 언론 뉴스에서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언론 뉴스에서 언급량 1위 키워드는 ‘경찰’이었다. ‘교사’ ‘의원’ ‘북한’ ‘장관’ ‘흉기’ 등의 언급량이 크게 늘면서 10위권으로 올랐다. ‘경찰’ ‘흉기’는 신림동 묻지마 살인사건 관련 키워드다. ‘교사’는 서이초 교사 자살, ‘장관’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 관련 뉴스가 자주 보도된 탓이다.
반면, SNS에서는 ‘이화영’ ‘2차전지’ ‘원희룡’ ‘교사’ 등의 키워드가 최다 언급 키워드 순위에서 급상승을 보이며 10위권에 들었다. 커뮤니티에서도 ‘교사’ ‘서이초’ ‘주호민’ ‘칼부림’ ‘학부모’ 등의 키워드가, 유튜브에서는 ‘장모’ ‘구속’ 키워드가 언급량 급상승 키워드로 떠올랐다. 관심을 끄는 이슈,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 이슈에 대한 집중도 등에서 언론의 뉴스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화영’은 2주전 조선일보·중앙일보가 ‘~전해졌다’‘~알려졌다’ 수법의 검찰발 흘리기 기사를 통해 등장한 이슈다. 주류 언론의 ‘검찰발 흘리기 기사’의 진위 여부를 놓고 SNS 이용자들 사이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커뮤니티에서는 ‘교사’ ‘서이초’ ‘주호민’ ‘학부모’ 등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과 관련된 키워드 언급량이 집중적으로 증가했다. 유튜브에서는 언론이 거의 다루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 장모-김건희씨 모친인 최은순씨 법정구속 사건이 빅이슈가 되어 ‘장모’ ‘구속’ 키워드가 크게 증가했다.
김건희씨 일가 고속도로 특혜 의혹에서 언론이 이를 ‘정치공방’이나 ‘정쟁’ 관점에서 보도하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발언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원희룡’은 언론과 디지털 플랫폼 모두에서 언급량이 많았다. ‘원희룡’ 연관발언 긍부정 감성어 분석에서는 60% 대 40%로 부정이 높았다.
신림역 칼부림 난동과 관련해, ‘신림역’ 연관발언은 부정어가 81%로 압도적이었다. 가장 많은 부정어는 ‘살인’ ‘구속’ ‘협박’ ‘범죄’ ‘무차별’ 등이었다.
학부모 갑질에 따른 서이초 교사 자살 사건 관련, ‘학부모’ 연관발언 분석 결과는 부정 감성어 비중이 62%였다. 주요 부정어로는 ‘침해’ ‘악성’ ‘사망’ ‘아동학대’ ‘갑질’ 등이었고, 긍정어로는 ‘보호’ ‘정당한’ ‘다양한’ 등이었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빅데이터 여론분석 전문기업인 <스피치로그>의 ‘주간 키워드 분석’을 매주 게재합니다. ‘주간 키워드 분석’은 한 주 동안 보도된 뉴스, SNS, 커뮤니티, 유튜브 등 언론과 디지털 공간에서 나타나는 전체 여론의 동향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시민들이 개인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이고 활발히 소통하며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만들어 가는 시대에 SNS, 커뮤니티, 유튜브에서 나타나는 키워드 분석은 민심의 동향을 보다 정확히 읽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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