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관계자 속한 카톡방에 홍보물 돌아"
안철수 "백주에 대통령실 전대 개입" 직격탄
황교안과 손잡고 "김기현 즉각 사퇴하라"
김기현 측 "침소봉대, 막장 내부총질" 반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전대)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통령실 전대 개입 논란과 땅 투기 의혹 등이 번지면서 막판까지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7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들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김기현 후보를 지지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선거 개입"이라며,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향신문>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들이 속한 수십 명 규모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김기현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고 안 후보를 비방하는 홍보물이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올라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채팅방에는 국민의힘 당원도 대거 들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는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나와서도 대통령실 전대 개입 논란과 관련해 "지금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면서 "전대와는 별개로 이건 끝까지 파헤쳐서 진상규명을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그렇게 만들어야 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사실 이것 때문에 전직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2년 실형을 선고받았다"면서 "이런 일이 정말 백주 대낮에, 그것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는 게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알고 있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통령을 선거판에 끌어들인다는 이유로 공개 경고를 받았던 안 후보는 "윤핵관이라는 단어도 쓰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안 후보를 무시하듯 이후 김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하면서 전대 개입 논란을 빚어왔다.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안 후보가 대통령실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선거 막판에 대통령실의 전대 개입 논란을 불붙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시기상으로도 선거 막판인데다가 윤 대통령에 대해 직접 각을 세우지 못하고 있어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패배 명분' 쌓기라는 관측도 있다.
안철수·황교안 공동 전선…"김기현 사퇴하라"
대통령실 전대 개입 논란에 더해 김 후보의 '땅 투기 의혹'까지 이전투구 양상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안 후보와 황교안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트윈타워 내 중식당에서 오찬을 가진 뒤,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의 단체 대화방 논란에 대해 당 차원의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김 후보를 향해 "즉각 사퇴해서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드려야 한다"면서 "이번이 최후통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사퇴하지 않는다면 불법 선거와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대 개입에 대해 모든 증거를 갖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했다.
두 후보가 공동 행동에 나서면서 '여론몰이'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비치지만, 이날 전대 투표가 종료되는 가운데 두 후보가 손을 잡으면서 결선 투표를 염두에 둔 정치공학적인 연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전대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간 결선 투표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황 후보는 결선 투표 연대 가능성을 묻는 말에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대한민국의 정의와 자유, 당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이런 말씀을 드렸다"고 원론적으로만 답했다. 안 후보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우리가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 있다"고 했다.
전당 대회가 끝나더라도 대통령실 전대 개입 논란과 땅 투기 의혹은 후폭풍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 뒤 "원칙이 무너지는 것을 막고자 전대가 끝나더라도 반드시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고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안·황 후보가 사퇴를 촉구한 것에 대해 "막장 내부 총질"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김 후보 측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이날 연달아 두 건의 논평을 내고 "대통령실 해명처럼 행정관이 채팅방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대통령실 개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침소봉대"라고 주장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전대 불복과 '철수'를 위한 명분 쌓기인가"라며 "패색이 짙어졌다고 선거판을 뒤엎겠다는 것은 분탕을 위한 막가파 정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지향점이 전혀 다른 두 후보가 갑작스레 연대해 김 후보 사퇴를 요구한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만들어낸 촌극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정당 분쇄기'라는 안 후보와 보수정당 최악의 패배를 겪은 황 후보가 손잡고 다시 국민의힘을 분열시켜 총선 참패로 밀어 넣으려는 것은 아닌가"라며 "경선에 승복하는 것이야말로 안 후보가 우리 당에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진정성"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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