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사면망가'는 '사면명가'가 되어 반드시 돌아온다.
'사면망가'는 '사면명가'가 되어 반드시 돌아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이 지난 지 엊그제인데, 곳곳에서 발목을 잡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미국과의 관세 협약이 체결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은 3500만 달러의 대미 투자기금을 선불로 요구하며 압박하고 있다. 정부 전산센터 화재로 명절을 앞두고 일부 국가 전산망이 멈춰 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내란정당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한 채 서울 도심에서 장외집회를 벌이고 있다. 여당은 검찰·사법개혁을 둘러싸고 사법부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다.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빗댄 '사면망가(四面亡歌)’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형국이다. 최저치로 내려앉은 대통령 지지율이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표면적 사건에만 있지 않다. 트럼프와의 협상은 원래부터 정부 기획 아래 진행되고 있었지만, 기울어진 언론의 설레발이 불필요한 불신을 키웠다. 전임 정부의 안일한 관리가 불러온 화재로 인한 보안의 허점은 현 정부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 짐이다. 더디디 더딘 지귀현 재판부의 내란 사건 심리는 야권에게 되살아날 불씨를 제공했고, 조희대 대법원장의 뜬금없는 '사법부 독립' 주장은 오히려 정치적 프레임 속에서 악성 여론을 조성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정권의 몰락은 언제나 특정한 균열에서 시작되지만, 역설적으로 정권의 안정 역시 하나의 질서가 정리되며 회복된다. 중요한 것은 국민을 뒷배 삼아 정도를 걷는 일이다.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품고 있다. 원칙과 신뢰에 따라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해 낸다면 ‘사면망가(四面亡歌)’는 머지않아 ‘사면명가(四面明家)’로 되돌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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