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수수사 기법 총동원했지만 별무성과

'변호사비 대납 건' 무산될 듯하니 새 카드로

"검찰 신작 소설"…코믹·막장 드라마 보는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추가 소환조사 요구에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대선)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의 모습. 2023.1.30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추가 소환조사 요구에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대선)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의 모습. 2023.1.30 연합뉴스

31일 조선일보가 1면 톱 “이재명 방북 위해 北에 300만 달러 보냈다” 제목으로 내보낸 기사는 검찰의 범죄행위(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죄 · 3년 이하 징역 또는 5년 이하 자격정지) 자백서인 동시에 검찰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가 끝무렵에 이르고 있다는 고백서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표에게로 향한 의혹(“방북 성사를 위해 미리 돈을 보내달라”) 자체가 전혀 현실성이 없는데다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의 자백 내용도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북한을 연결고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한 번 이 대표 흠집내기 수사에 불과한 것이다. 

검찰 특수부가 특정 정치인을 대상으로 수사에 착수할 때, 우선 광범위한 정보 수집으로 수사 대상 정치인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는 지인이나 친인척(주로 기업인)을 잡아들여 턴 후(표적수사), 그 기업인의 여러 비리 중에서 정치인과 연결시킬 만한 혐의점을 확정지은 다음(기획수사), 일단 목표 정치인을 기소부터 한 뒤 합법적으로 통화내역 추적,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 패턴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에 협조적인 증인에게는 플리바게닝(형량 협상)에 들어가고 비협조적인 증인에게는 협박이 가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적수사가 실패하거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겠다 싶으면 수사 중에 끌어 모았던 다른 혐의점을 찾아 ‘별건수사’를 벌이고, 당초 수사 대상자의 혐의와 아무 상관 없는 가까운 친척이나 처, 심지어 자식의 범죄 혐의까지 들추어낸다. ‘저인망 수사’ ‘먼지털이식 수사’가 바로 그것이다. 

정치검찰에 밉보인 수많은 정치인들이 이런 검찰 수사기법에 속절없이 희생당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한명숙 전 총리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민주진보세력의 구심점으로 떠오른 한 전 총리는 당연히 이명박 정권의 최대 정적이 됐고 검찰이 꼭 잡아야 할 표적이 됐다. 검찰은 한 전 총리 주변을 샅샅이 털어 마침 수감돼 있던 곽영욱이란 재계 인물을 이용해 뇌물죄(기획수사)로 엮으려다 실패하고, 이어 또다른 수감자 한만호라는 건설업자를 끌어들여(별건수사) 끝내 한 전 총리 유죄를 끌어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검찰이 곽 씨와 한 씨에게 플리바게닝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있고 다수의 재소자들을 동원해 모해위증교사죄까지 저질렀다는 의혹이 ‘뉴스타파’와 최근 ‘민들레’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이재명 대표야말로 정치검찰의 온갖 화려한(그러나 악랄한) 수사기법의 ‘수혜자’다.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미 오래 전인 것 같고, 번번히 실패하다가  지난 대선 때 민주당 경선에서 불거진 대장동이란 작은 불씨 하나를 기획수사로 한없이 키우려 했고, 이재명을 핵심 피의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유동규 남욱 등에게 플리바게닝을 구사한 의혹이 있고, 저인망수사도 동원했고(김용 정진상 구속), 그럼에도 여의치 않자 별건수사(성남FC 뇌물 혐의, 변호사비 쌍방울 대납)에 들어갔다. 

변호사비 대납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인이 김성태 회장인데 그를 조사한 검찰이 변호사비 대납에 대해서는 아무 말 없이 느닷없이 ‘방북 위한 300만 달러 송금’을 꺼내 들었다. 당초의 변호사비 대납 건이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대북 송금은 혐의를 입증할 자신이 있다는 말인가?

이제 이를 입증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수사기법은 한명숙 총리 사건 때 곽영욱 한만호를 동원했듯 증인과 증언 조작밖에 없을 듯하다. 마침 이재명 경기지사 때 경기도의 대북관계를 총괄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감옥에 있고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도 검찰의 손아귀에서 입을 열기 시작했으니 검찰로서는 조중동 등을 이용해 한바탕 푸닥거리를 시도해 봄직도 하겠다.    

이재명 대표는 조선일보에 보도된 검찰발 수사 내용을 두고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신작 소설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범죄실록”이라고 맞받아쳤다. 범죄실록이라면 이재명이 아니라 검찰의 '테러범죄 실록'이요, 신작 소설이라면 추리소설도 아니고 코믹소설, 아니면 막장 드라마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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