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앞에 모여 "언론 탄압 중단하라" 구호

전철 타고 귀가하다 내려 항의 동참한 시민도

'압색하는 걸 보니 신뢰할 만한 언론 증명' 촌평

KBS 뉴스 유튜브 화면 캡처
KBS 뉴스 유튜브 화면 캡처

시민들의 분노는 뜨거웠다. 경찰의 막무가내식 압수수색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뒤에서 경찰을 움직이고 있을 정권과 사법부의 만행을 규탄했다.

26일 아침, 경찰이 기습적으로 시민언론 민들레 사무실에 들이닥쳤다. 그들은 압수수색을 벌이기 시작했다. 먼지털이식 압수이고 마구잡이 수색이었다.

오전 10시 23분, 그 어수선한 와중에 민들레의 한 기자가 사무실 한구석에서 ‘경찰, 시민언론 민들레 편집국 압수수색’ 긴급 기사를 작성해 내보냈다. 1보였다.

이 기사가 SNS를 통해 퍼져 나가면서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RTV, 서울의소리 등 진보적 매체들의 기자들도 나타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숫자는 30여 명이 됐다.

모여든 시민들은 경찰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압수수색 중단하라” “언론탄압 중단하라” “언론자유 보장하라” 등의 구호가 민들레 사무실 앞 복도를 가득 채웠다. “김건희를 수사하라”는 구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진보 매체의 기자들은 “취재를 위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도록 해달라”고 경찰들에게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출입문을 막아선 경찰들은 끝까지 인의 장막을 거두지 않았다. “취재권을 보장하라”는 구호가 다시 울려 퍼졌다.

현장에 있던 김 모 씨(자영업)는 “전철을 타고 귀가하다 경찰이 시민언론 민들레를 압수수색 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민들레 사무실이 있는 공덕역에 내려 합류했다”며 “한 시민으로서 작은 목소리라도 내고싶었다”고 말했다.

이 모 씨(택배기사)는 “윤석열 정권의 압수수색이 도를 넘어섰다”며 “시민언론 민들레 압수수색은 언론 탄압을 넘어 언론 말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권이 진보언론의 씨를 말리려 한다”고 개탄했다.

 

시민들이 민들레 사무실 앞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에 항의하고 있다. 시민언론 민들레
시민들이 민들레 사무실 앞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에 항의하고 있다. 시민언론 민들레

본지 댓글창과 각종 SNS에는 압수수색에 항의하고 민들레를 격려하는 글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특히 트위터에서는 ‘민들레 압수수색’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등이 한동안 실트(실시간 트렌드)에 오르기도 했다.

‘민들레 압수수색은 언론 탄압’이라는 성토가 줄을 이었다. 영장을 발부해준 판사에 대해 ‘자판기냐’ 식의 비판이 적지 않았으며 ‘정권과 검찰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경찰’에 대해 울분을 표시하는 글도 많았다.

이번 압수수색이 오히려 시민언론 민들레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경찰이 앞장 서 민들레를 홍보해주니 앞으로 지지하는 시민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역설이다.

블랙 유머도 있었다. "백주 대낮에 뜬금없는 압수수색을 하는 걸로 보아 틀림없이 신뢰할 만한 언론임이 증명된 민들레 뉴스"라는 파워 트위터리안 '김빙삼'(金氷三)'의 촌평이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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