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믿을만한 평화 수호자 아냐"

한국, 윤석열 쿠데타 이후 리더십 문제

대미 신뢰, 당 소속 따라 대조

보수 69.2% vs 진보 36.4%

한국 국민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이 덜 신뢰할 만한 파트너이고, 북한과의 충돌 때 미국이 지원할 것이라는 확신이 줄었으며, 세계 민주주의에 트럼프가 해롭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작년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자행된 암살 미수 사건 직후의 자신을 묘사한 그림 앞에 서 있다. 2025. 04. 22 [출처. 타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작년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자행된 암살 미수 사건 직후의 자신을 묘사한 그림 앞에 서 있다. 2025. 04. 22 [출처. 타임]

브루킹스 "트럼프 백악관 복귀,
한국민, 대미 인식 크게 악화"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는 25일 '대만과 한국 대중의 대미 자세에 대한 트럼프 효과'란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런 경향은 대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브루킹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 말기였던 작년 7월과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한 직후인 올해 2~4월 각각 한국과 대만 국민 1500명과 2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시행해 이런 사실을 알아냈다.

브루킹스는 "한국은 전 대통령 윤석열의 쿠데타에 직면했고 그 이후 리더십 문제로 싸우고 있는 반면, 북쪽의 권위주의적 이웃은 지속해서 군사 역량을 확대하고 한반도 긴장을 악화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과 관계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평화·안정 유지를 위해 외교·군사·경제 측면에서 미국에 의존해왔지만, '트럼프 미국'만큼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이었던 적은 없었다과 봤다.

한국 부분 위주로 살펴보면, 첫째 '미국은 신뢰할만한 파트너인가'란 질문에 8개월 전인 바이든 때 조사보다 긍정적 응답이 크게 줄었다. 작년엔 '매우 신뢰'와 '신뢰'를 합해 48.3%였으나 올해엔 41.9%로 6.4%p 떨어졌다. 반대로 '매우 불신'은 2.1%로 같았지만 '불신'은 15.0%에서 19.8%로 증가했다.

 

2025. 04. 25 [출처.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 시민언론 민들레
2025. 04. 25 [출처.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 시민언론 민들레

"조약동맹국 한국이 대만보다
여전히 더 미국을 신뢰한다"

둘째 질문은 남북 무력 충돌 때 '미국의 지원을 확신하는가'였다. 작년엔 '매우 그럴 것'과 '그럴 것'을 합해 69.6%였지만, 올해는 60.2%로 9.4%p 하락했다. 주로 '매우 그럴 것'에서 빠져나갔다. 그러나 대만인들은 중국과의 충돌 때 미국 지원 확신 응답이 작년 45.5%에서 올해 37.5%로 떨어졌다. 이에 브루킹스는 "둘을 비교하면 한국인이 여전히 대만인보다 더 미국을 신뢰한다"며 "한국은 조약 동맹국이고 대만은 아니기 때문인 듯하다"고 풀이했다.

브루킹스는 트럼프가 백악관 복귀 후엔 아직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있지만 작년 선거유세 과정에서 철수 위협을 했다면서 "한국에서 미군을 빼내는 건 그 지역에서 미국의 신뢰성 인식에 도미노 효과를 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2025. 04. 25 [출처.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시민언론 민들레
2025. 04. 25 [출처.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시민언론 민들레

"트럼프의 미국은 믿을만한
평화·민주주의 수호자 아냐"

연구소에 따르면, 한미 관계와 군사 지원 관련을 포함해 대미 인식은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한국민의 대미 인식은 '매우 긍정적'과 '긍정적'을 합해 지난해에 58.2%였으나 43.8%로 무려 14.4%p 떨어졌다. '매우 부정적'과 '부정적'은 6.9%에서 16.2%로 증가했다.

트럼프와 관련해선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돼서 △ '세계 민주주의가 더 강화됐다고 느끼나' △ '우리나라가 더 안전해졌다고 느끼나'였다. 민주주의 강화에는 한국인의 66.8%가 '매우 부동의'와 '부동의'였고, 안전에 대해선 65.2%가 '매우 부동의'와 '부동의'로 조사됐다. 브루킹스는 "트럼프의 리더십 하에서 한국 국민은 덜 안전하다고 느끼고 아마도 더는 미국을 믿을만한 평화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낮은 평판이 미국 자체에 대한 평판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2025. 04. 25 [출처.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시민언론 민들레
2025. 04. 25 [출처.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시민언론 민들레

대미 신뢰, 당 소속 따라 대조
보수 69.2% vs 진보 36.4%

그러나 한국민의 미국 지지는 당의 소속에 따라 상당히 큰 차이를 보였다. 브루킹스는 "보수주의자들이 훨씬 더 미국을 긍정적으로 보고, 신뢰하고 한미동맹에 호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에 대해 '매우 신뢰'와 '신뢰'를 합해 보수 응답자는 69.2%였던 반면, 진보 응답자는 36.4%에 그쳐 당 소속에 따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또한 트럼프 미국에서 더 안전해졌다는 응답은 보수 20%, 진보 6%에 그쳤다. 민주주의 강화는 보수 21.2%, 진보 5.5%였다.

브루킹스는 "지난 몇 달 새에 대미 태도가 한국과 대만 모두에서 더 악화됐다"라며 "그러나 미국은 한국과 대만에 가장 중요한 파트너여야 하는 만큼, 워싱턴과 서울, 타이페이의 지도자들은 이런 변화를 관리할 것인지, 관리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가 미국의 한국·대만 관계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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