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저궤도에 3335개 위성, 매주 20여기 올려
러시아군 격파 작전에 스타링크 접속 결정적 역할
미래전쟁 양상 바꿀 유사 신기술 각국도 개발 중
우크라이나 지원, 인도주의냐 더 큰 돈벌이냐
우크라이나군 “스타링크는 우리의 산소”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가 지구 저궤도에 띄워 올린 수천개의 소형 위성 시스템 스타링크(Starlink)가 우크라이나 전세를 뒤집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전세를 뒤집는데 스타링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대다수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특히 이 새로운 위성통신체제가 군사작전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면, 많은 준비를 거친 러시아군의 압도적인 승세가 예상됐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왜 러시아군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는지 그 이유의 상당부분을 알 수 있다. 러시아군의 진군을 막은 것은 당연히 우크라이나군과 시민의 저항과 희생, 주변국 및 서방 국가들의 지원 덕이 크겠지만, 스타링크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어쩌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꾼 스타링크 시스템의 작동구조를 보면 미래전쟁의 승패를 가를 저궤도 위성통신체제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최근에 우크라이나 전선을 둘러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은 인터넷 접속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거기에 “스타링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일 온라인판 기사로 보도했다. 아울러 “스타링크는 우리의 산소”라며 그것이 없다면 “우리 군은 혼란상태(카오스)에 빠질 것”이라는 우크라이나 군인의 말도 전했다.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과 M777 곡사포 등 서방이 지원한 신무기와 ‘델타’등의 첨단 소프트웨어들도 전투와 전세에 큰 영향을 끼쳤지만 이런 신무기들의 활용과 정확한 가격에도 스타링크를 통한 실시간 통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이상이냐 더 큰 돈벌이냐
일론 머스크는 아직 수익이 나지 않는 스타링크 사업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 스타링크의 경우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큰 발사체 스타쉽 계획을 세우고 있고, 군사용 전문 스타쉴드까지 만들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스타링크 서비스 허용으로 머스크의 위성발사 사업과 위성통신 사업은 더욱 유명해졌다.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서비스 이용를 적극 지원한 것이 침략당한 이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라는 이상 때문인지, 그것을 ‘행운의 특가품’으로 부각시켜 더 큰 돈을 벌기 위해서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기사에서 이런 문제도 짚는다. 그리고 왜 러시아가 스타링크의 신호체계와 지상 기지나 위성들을 공격하지 않는지, 또는 공격하지 못하는지 그 이유도 살피고 있다. 공격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실이 머스크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인도, 유럽연합에서도 비슷한 위성통신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 기사(‘일론 머스크의 위성들은 어떻게 우크라이나를 구하고 전쟁을 바꿨나’)를 중심으로 스페이스 엑스의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을 어떻게 바꿨는지 살펴 본다.
3335기의 위성, 매주 평균 20기 이상 띄워
스타링크는 지금 3335기의 위성들로 구성돼 있다. 이 수치는 현재 작동 중인 전 세계 위성들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지난 6개월간 매주 평균 20기 이상의 새로운 위성들이 지구 궤도에 올려졌다. 스타링크를 만든 스페이스 엑스는 세계 45개국의 약 100만 명 정도의 소비자(이용자)들에게 독자적인 고대역(high-bandwidth)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스타링크 서비스 트래픽 양의 큰 부분이 우크라이나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스타링크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군사 및 민간 대응체제에 없어서는 안 될 구성요소를 이루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스타링크를 통해 이뤄지고 있고, 반격의 방식까지 거의 어디에서든 통신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그 시스템에 크게 의존한다. 미국 국방부 방공정책담당 차관보 존 플럼은 이를 두고 “정말 새롭고도 흥미로운 변화”라고 했다.
작은 평면접시로 쉽게 이용
지난해 5월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약 15만 명이 매일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용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야간 방송 송출을 비롯한 다양한 통신수요들을 그것을 통해 해결하면서 급속히 의존도를 높여 갔다. 스타링크 위성 서비스를 포착하는 동그랗고 네모진 작은 접시 안테나와 부속 터미널(단말기)들은 들고 다니기 쉽고 자동차 배터리에 연결해 어디서든 쓸 수 있어서,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전기와 통신 네트워크가 끊어지기 일쑤인 우크라이나의 열악한 상황과 잘 맞아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헤르손 주를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했을 때 전화와 인터넷 서비스를 단 며칠 만에 복구할 수 있게 해 준 것도 스타링크였다.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장관 호소
스타링크는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에 도입됐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미하일로 페도로프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이 러시아군 침공 이틀 뒤에 트윗에 머스크에게 보내는 다음과 같은 문자를 띄운 게 그 시작이었다. “당신이 화성을 식민화하기 위해 애쓰는 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 한다! 당신의 로켓들이 우주에서 지상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할 때 러시아 로켓들은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공격하고 있다! 우리는 당신이 스타링크 스테이션(기지)들을 우리에게 보내 주고 온전한 러시아인들에게 저항하라고 말해 주기를 요청한다.”
몇 시간 뒤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스타링크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필요한 하드웨어들을 보내겠다고 답했다. 며칠 뒤 위성에 접속할 도구인 피자 크기의 평면 접시들을 가득 실은 트럭들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먼 정지궤도 위성보다 탁월한 저궤도 위성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 군 C4ISR(명령, 통제, 통신, 컴퓨터, 정보, 감시, 정찰)의 핵심요소가 됐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러시아군 해커들은 우크라이나군과 정부가 이용하는 주요 위성과의 접속장치인 단말기들과 연결된 수천 개의 모뎀들을 못쓰게 하려고 선제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에겐 스타링크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군의 더 우월한 통신기술을 망가뜨릴 능력이 없었다.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군 지휘자들에게 일부 위성통신 접속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일반병사들이 그것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대부분의 위성통신은 지구에서 3만 6000킬로미터 떨어진 먼 궤도에 쏘아 올린 대형 위성들을 이용한다. 그런 원거리 정지궤도에 떠 있는 위성들은 광대역에 흩어쳐 있는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그럴 경우 위성이 아무리 크더라도 각각의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역폭의 총량은 매우 제한적이다.
낮은 ‘레이턴시’, 실시간 동영상 활용 공격
이에 비해 그보다 훨씬 작은 스타링크 위성들이 떠 있는 궤도는 지구에서 55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저궤도다. 이 궤도에 떠 있는 위성 하나가 지구 지평선에서 떠올라 다시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는 시간은 단 몇분간의 짧은 시간이다. 연속적인 통신을 위해서는 수많은 위성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각각의 위성들이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는 지역이 작기 때문에 이용자당 활용할 수 있는 대역은 높다. 그리고 지상에서 위성에 신호를 보내고 다시 회신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차를 가리키는 레이턴시(latency)는 원거리 정지궤도 위성들보다 훨씬 낮다.
레이턴시가 높으면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고 맨체스터대학의 우주연구자 이언 미어헤드는 말했다. 단지 목소리만 연결하는 차원을 넘어선 소프트웨어가 포 공격 통제와 같은 일에 점차 많이 활용되면서, 저궤도 위성 통신이 정지궤도 위성통신의 높은 레이턴시로 인한 문제들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 된다.
앞서 얘기한 IISS의 연구원 게디는 값싸고 어디에서든 연결될 수 있게 해 주는, 곡사포의 우버와 같은 효율적인 위성통신 접속 사례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스타링크를 활용해 잠재적인 표적들의 이미지를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포병대 지휘관들의 암호화된 그룹 채팅장으로 보낸다. 그러면 지휘관들은 그것을 보고 표적을 가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가격할 경우 어디(어느 포대)에서 포를 쏠 것인지도 결정한다. 그 과정은 조정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을 내렸던 이제까지의 방식보다 훨씬 빠르다.
스타링크를 활용하면 드론 공격도 훨씬 더 쉽고 정확해진다. 지난해 9월에 우크라이나 해군이 드론으로 세바스토폴 항의 러시아 흑해함대 크림사령부를 공격했을 때도 스타링크를 이용했다. 10월에 비슷한 7차례의 성공적인 세바스토폴 항 드론 공격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크라이나는 그때 뱃머리에서 찍은 공격장면 동영상을 공개했다. 게디가 우크라이나군이 인터넷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거기에 스타링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 것은 자신이 확인한 이런 사례들을 토대로 하고 있다.
예전 군대의 인터넷 사용법과는 전혀 다른 방식
이런 위성통신 연결방식은 이전의 군대가 사용하던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싸운 서방 군대들은 입수한 방대한 정보들을 시의적절하게 필요한 곳에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한 영국군 예비역은 10년 전 자신의 폭파공작 경험을 얘기하면서, 그때는 감시 드론이 다른 곳에서 보내 오는 영상을 보고 목표물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곳으로 자신이 직접 날아갔다고 했다. 부대 사령부에서는 드론이 보내 온 정보를 위성 채널을 통해 음성으로 중대장에게 전달하고, 중대장은 다시 고주파 무선을 통해 헬리콥터에 타고 있던 그에게 그것을 전달했다. 그런 방식은 시간이 더 걸리고 전달과정에서 혼선이 일어난다. 오늘날 우크라이나에서는 실시간 드론 영상을 보면서 그런 일을 간단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그 전직 영국 군인은 말했다.
러시아군은 왜 스타링크를 공격하지 못할까
민간 서비스로 간주되는 스타링크가 전시에 쉽게 공격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 그런 일은 없었다. 러시아군은 방출되는 전파를 찾아내고 방해하고 도용할 수 있는 전자전 장비들을 잔뜩 갖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이용하는 먼 정지궤도상의 위성들이 보내는 신호보다 스타링크가 보내는 신호들이 훨씬 더 강해서 그것을 방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섬세한 전자공학을 활용한 접시 안테나들이 뒤쫓는, 하늘을 보이지 않는 서치라이트처럼 누비는 가늘고 분명하게 초점을 맞춘 스타링크의 빔들을 방해하기는 더욱 어렵다. “빔들이 어디서 오는지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면 방해 신호를 수신기에 쏘아보내기 어렵다”고 야전통신 전문가 토머스 위딩턴은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국방부는 드론과 비행기 또는 병사들이 보내는 정보들을 미사일이나 총, 항공기들이 목표물들을 쉽고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전군통합지휘통제(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 JADC2)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스타링크야말로 미국이 바라는 연결”이라고 위딩턴은 말했다. 그런데 방위산업에서 그런 능력을 개발하는 것은 속도가 느리다. 예상할 수 있듯이 관료체제 저항 때문이다.
스타링크 기지와 위성을 공격하지 않는 이유
신호를 방해할 수 없다면, 스타링크 시스템 자체를 공격할 수 있지 않을까. 지난해 9월 우주안보에 관한 유엔의 워킹그룹에 참석한 러시아의 대표가 그것을 암시했다. 국제인권법에 따르면 스타링크는 정당한 군사적 표적이 될 수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연구자들이 스타링크에 대적할 수 있는 “대항수단” 개발을 촉구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때 우크라이나의 위성시스템을 겨냥했던 사이버 공격과 같은 기습공격을 스타링크에게도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일은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왜냐면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분적으로는 스페이스 엑스가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재빨리 업데이트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공격에 대한 스타링크의 신속한 소프트웨어 방어체제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스타링크 시스템에 대한 물리적 공격도 있을 수 있다. 스타링크 위성들은 받은 신호를 가까운 지상 기지에 전달하고 데이터를 인터넷에 보내거나 수신자가 있는 다른 위성에 백업을 한다. 따라서 공격에 취약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로 트래픽을 보내고 받는 지상 기지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영역 안에 있기 때문에 물리적 공격은 사태를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
파괴해 봤자 효과 적고 위험부담만 커
그리고 미국과 중국, 인도, 그리고 러시아도 모두 위성들을 파괴할 수 있는 미사일들을 보유하고 있다. 위성 파괴 또한 심각한 사태를 야기하겠지만, 구형 위성들보다 스타링크 위성들을 쏘아 떨어뜨리는 쪽이 그 효과가 훨씬 떨어진다. 스타링크 시스템에 타격을 가하려고 위성 한 두 개 떨어뜨려 봤자 소용없다. 다수의 위성들을 한꺼번에 파괴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그 한 가지 방법이 하나의 위성을 파괴해 그 파편들이 다른 위성들을 파괴하도록 연쇄반응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궤도 초토화 전략이다. 글로벌 공동체에 대한 이런 대규모 공격은 무모하다. 군사적인 실익도 없다. 파편들을 추적해낸 위성들이 그것을 피해갈 수도 있다. 위성과 파편들을 추적하는 회사 콤스팍에 따르면 2021년 11월에 러시아의 무책임한 미사일 실험으로 발생한 파편들이 스타링크 위성을 10킬로미터 거리 이내로 약 6천 번이나 스쳐갔다. 스타링크 위성들이 다가오는 파편들을 포착해 리스크를 줄이려고 궤도를 살짝 바꿈으로써 그것들을 피해갔다. 2021년 12월부터 6개월간 7천 번 정도 그렇게 했다.
모두가 자신들의 스타링크 개발 중
스타링크 위성들은 작고 수가 많기 때문에 예전의 위성들보다 손쉽게 교체될 수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타링크를 활용한 것이 위성공격 미사일들의 가치가 사라지기 시작한 전환점이 됐다는 얘기도 있다. “그것(위성파괴 미사일)은 적이 적은 수의 크고 비싼 위성들에 의존하고 있을 때에만 유용”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스타링크가 공격에 취약하지 않다는 걸 보여 주는 또 한 가지 사실은 적들도 비슷한 것들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에 중국은 유엔 산하 국제통신연합에 1만 3천기의 위성들을 쏘아 올리는 자체 위성통신체제에 관한 서류를 제출했다. 러시아도 스타링크보다 먼 궤도에 264기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 동맹국들도 다르지 않다. 2020년에 영국정부, 인도의 다국적 대기업 바티, 그리고 위성 운영회사 유텔새트가 스타링크와 같은 위성통신체제를 구축하려다 파산한 원웹을 구제했다. 2022년 11월에는 유럽연합(EU)이 자체 저궤도 통신위성체제 IRIS2 개발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내에도 아마존과 로켓 회사 블루 오리진의 창립자 제프 베조스가 자금을 대는 큐퍼(Kuiper)라는 스타링크의 경쟁자가 생긴다.
머스크의 스타링크가 압도적 우위
하지만 스타링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스페이스 엑스의 압도적인 위성체 발사능력이다. 스페이스 엑스는 세계최고의 위성발사 시스템으로, 부분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팰컨 9 로켓을 보유하고 있다. 그 덕에 위성들을 다른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속도로 쏘아 올릴 수 있다. 2022년에 팰컨 9를 61차례나 쏘아 올렸는데, 스페이스 엑스는 올해에는 1주일에 두 개의 로켓을 쏘아 올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팰컨 9다. 두 로켓은 각기 50여기씩의 위성들을 탑재할 예정이다.
더 큰 발사로켓 스타쉽
스페이스 엑스는 거기에다 더 크고 전체를 재사용할 수 있는 스타쉽이라는 로켓을 쏘아 올릴 예정이다. 한꺼번에 약 400기의 위성을 탑재할 수 있다. 수천에서 수만개의 위성통신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연기돼 온 스타쉽 발사와 전체를 회수해 재사용하는 계획이 올해 실현될 예정이다. 스페이스 엑스는 2022년에 20억 달러를 조성했는데, 이를 1370억 달러 규모로 키울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의 타국 견제 속, 아마존의 베조스도 뛰어들어
로켓발사 업계의 다른 경쟁업체들은 규모가 작거나 아직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지도 못했지만, 미국은 서방 기업들이 발사 서비스를 중국에서 구입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맺은 발사계약들은 파기되기 시작했다. 올해까지 러시아 발사업체들에 맡기기로 했던 원웹은 지금 스페이스 엑스의 팰컨 9와 인도가 개발 중인 발사업체를 이용하고 있다. 위성발사 시장에서 지금 미국 내에서 스페이스 엑스와 직접 경쟁하는 유일한 업체인, 보잉과 로키드마틴 합작의 벤처기업 ULA는 기존 발사체를 새로운 발사체 벌컨 켄타우르로 교체하고 있다. 벌컨 켄타우르는 아직 발사된 적이 없다. 유럽에서도 아리안스페이스가 새 발사체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베조스가 개발 중인 블루 오리진 발사체 뉴 글렌은 빨라야 올해 말에 발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머스크가 발사업계 시장과 위성-인터넷 운영에서 독보적인 존재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무책임하고 자신의 결정에 다른 사업적 이해를 개입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와의 미묘한 관계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가 2014년에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스타링크를 쓰게 해 달라는 요청을 머스크가 거절했다고 말했다. 10월에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팔로워들을 상대로 우크라이나가 평화협상을 위해 러시아에 그 지역을 양보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설문조사를 하다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의 격분을 샀다. 그러자 그는 우크라이나의 스페이스 엑스 사용료를 대지 않겠다고 반발했다가 금방 마음을 바꿨고, 이후 관계는 안정됐다. 지금도 스페이스 엑스는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대한 스타링크 사용을 계속 제한하고 있다.
원하지 않는 곳도 서비스
하지만 스타링크 서비스는 곳에 따라서는 원하지 않는 지역도 받게 될 수 있다. 예컨대 이웃 나라에 스타링크 지상 기지가 가까이 있을 경우다. 공식적으로는 스타링크 서비스가 금지돼 있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자들도 스타링크를 이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근처에 지상 기지가 없는 곳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차세대 위성들이 가까운 지상 기지와 교신을 주고 받을 필요 없이 그들끼리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모든 나라들이 스타링크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라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거기에 반격을 가할 나라들도 있다. 예컨대 상하이에 머스크의 지동차회사인 테슬라의 초대형 제조시설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 내부의 반체제 인사들이 스타링크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경우를 상정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대만이 우크라이나처럼 스타링크를 이용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다. 이는 대만이 왜 자체 위성통신체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지 그 이유를 말해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은 ‘행운의 특가품’?
그리고 머스크는 미국 정부 편에 설 수밖에 없다. 정부와의 계약을 통해 스페이스 엑스는 이미 큰 돈을 벌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최대 민간 공급업체로, 미국 군인들과 공작원들을 위한 대형 위성들을 발사해 주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의 그 모든 스타링크 효과들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업적으로 성공한 건 아니다. 위성을 추적하는 평면 접시 안테나들에 대한 투자비용이 수익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장이 커 가고 있어 비용이 내려갈 것이기에 보조금을 써 가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군사적 이용자들은 애초부터 제값을 낼 것이고, 다른 일부 사용자들도 그럴 것이다. 지난해 12월에 스페이스 엑스는 그런 고객들을 겨냥한 것이 명백한 스타쉴드라는 자회사의 존재를 알렸다. 우크라이나를 돕겠다는 결정이 이상적인 것임을 의심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것은 (의도된 또는 의도되지 않은) 행운의 특가품일 수도 있다. 그것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특가품이라면 무서운 일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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