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개입 의혹 등 '범죄 공동체'이자 '몸통'

윤 체포 이후 관저에서 '개 산책' 장면 포착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돼야 관저에서 나와

검찰, 명태균과 윤 부부 15만 개 대화 파일

정치권 "김건희 출국 금지 등 조치를 해야"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건희 씨가 22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2024.9.22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건희 씨가 22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2024.9.22

헌정 사상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만 남았다. 김 씨는 관련 법률에 따라 대통령의 가족 신분에 맞는 예우를 받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통령 위의 '브이 원'(V1)이라 불린 김 씨와 윤 대통령을 '범죄 공동체'로 보는 관점도 있다. 이에 김 씨와 관련된 수사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33분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 공수처는 체포 직후 윤 대통령을 과천정부청사에 있는 공수처로 압송해 곧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김 씨는 체포영장 집행 직전까지 관저 주거동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로 압송되기 전 "아내와 토리(반려견)를 만나고 가겠다"고 말하며 방에 들어가 10분 이후 나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체포된 뒤 <오마이티브이(TV)>는 '윤석열 체포 직후 관저에서 개 산책 시키는 여성'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김 씨로 추정되는 흰 옷을 입은 여성이 개 여러 마리를 데리고 관저 잔디밭에 나왔다가 사라졌다. 

이에 앞서 유튜브 <고양이뉴스> 운영자인 원재윤 PD는 1차 체포집행 뒤인 지난 6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한 여성이 개 산책을 시키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김건희 여사"라며 "아니면 고발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본 시민들은 "이제 김건희는 도망갈 준비를 할 것" "관저에서 쫓아내야 한다. 우리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오마이TV(티브이)는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에 '윤석열 체포 직후 관저서 등장한 '개산책' 여성은 김건희?'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2025.01.16. 오마이TV 유튜브 채널 갈무리
오마이TV(티브이)는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에 '윤석열 체포 직후 관저서 등장한 '개산책' 여성은 김건희?'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2025.01.16. 오마이TV 유튜브 채널 갈무리

다만 시민들의 반응처럼 바로 김 씨에 대한 예우를 중단할 수는 없어 보인다. 윤 대통령이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으로 체포된 상황이지만,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대통령의 가족은 이전의 신분이나 예우가 유지된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4조(경호 대상)에는 '대통령 당선인과 그 가족'을 경호 대상으로 정해놨지만,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제7조(권리의 정지 및 제외 등)에는 대통령이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한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형사처분을 회피할 목적으로 외국 정부에 도피처 또는 보호를 요청한 경우'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경우'에는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받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률에 따라 김 씨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관저에 머물 수 있으며 대통령에 준하는 경호를 받는다. 다만 김 씨가 관저에서 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 씨가 일반적인 영부인의 위치가 아니라, 윤 씨와 '범죄 공동체'라는 주장을 두고 나온 말이다.

특히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김 씨의 대화를 검찰이 확보하면서 김 씨가 '공천 개입 의혹'에 개입된 정황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명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고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한 수사도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이른바 '황금폰'으로 불리는 명 씨가 과거에 사용한 휴대 전화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 주거지에서 확보한 명 씨 PC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여러 차례 나눈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 지난 대선 경선 기간 김 씨는 명 씨에게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를 비롯해 캠프 인사들에 관해 묻거나, 윤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해외 순방 일정 등에 관해서도 명 씨에게 자주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인 2021년에 명태균 씨와 함께 찍힌 영상. 2024.11.18. MBC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인 2021년에 명태균 씨와 함께 찍힌 영상. 2024.11.18. MBC뉴스

윤 대통령 역시 대선 경선 기간 명 씨가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작성한 비공표 보고서를 명 씨에게서 전송받거나, 언론사 인터뷰 답변에 관한 첨삭을 요청하는 등 여러 차례 명 씨와 소통해 왔다. 검찰은 이 같은 대화들이 명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도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황금폰 등에서 나온 명 씨와 윤 대통령 부부간 대화들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라 보고 이를 재판에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명 씨 황금폰에서 나온 약 15만 개의 카카오톡과 텔레그램 메시지 등 파일 중에서 혐의를 입증 위한 증거 선별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윤석열의 몸통은 김건희'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씨의 출국금지와 체포를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페이스북에 "드디어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됐다"며 "이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출국 금지와 금융거래제한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비롯해 김 여사를 둘러싼 많은 범죄 사실에 대한 재조사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민들은 윤석열의 몸통은 김건희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강 의원은 "최상목 권한대행은 (김 여사 출국금지·금융거래제한 조치를) 지시하라"며 "어정쩡하게 이도 저도 아닌 모습으로 보수의 우두머리가 되고자 하는 망상을 버려라. 지금처럼 힘든 대한민국의 상황에 최 대행의 모습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28일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 추석 영상 메시지. 2024.9.11. 윤석열 유튜브 채널
지난해 9월 28일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 추석 영상 메시지. 2024.9.11. 윤석열 유튜브 채널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김건희 자체의 범죄는 물론 내란 과정에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에도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가 김건희 씨를 출국금지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김건희는 윤석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쳐왔다는 점에서 행위 연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내란 행위의 실질적인 교사범 내지 공동 정범으로 밝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이날 법무부에 김 씨의 출국 금지 조치가 이뤄졌는지 질의했으나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대통령 경호처는 이번 체포 과정에서 장기간 국민께 걱정과 분노를 끼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시대에 뒤떨어진 경호처에 대한 해체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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