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와 이코노미스트 전문가들 예측

쌍방 모두에게 가능한 승리, 패배, 교착상태

우크라이나 승리는 바람직하나 가장 위험하기도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피해 지하철역에 대피한 모습. 러시아는 이날 키이우, 하르키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100발이 넘는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2022.12.29. 로이터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피해 지하철역에 대피한 모습. 러시아는 이날 키이우, 하르키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100발이 넘는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2022.12.29. 로이터 연합뉴스

 

오늘로 2022년 2월 24일에 시작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통칭)이 2년째로 접어들었다. 교전 쌍방 모두 10개월 넘게 엄청난 희생 속에 소모전을 치르고 있으나 전쟁의 끝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영국 <BBC>가 지난 27일 5명의 군사 애널리스트(분석가)들에게 2023년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전개되고 어떤 결말에 이르게 될지 물어봤다. 이에 앞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앞날을 예측하는 3가지 시나리오를 내보낸 적이 있다. 우크라이나가 이기는 것, 러시아가 이기는 것, 이도저도 아닌 교착상태 등 전형적인 3가지 가능성을 상정한다.

누구도 그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순 없지만, 전황 분석과 예측 시나리오들은 그 결론 외에 그런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의 여러 조건과 상황들의 상정, 분석 논리들이 전쟁에 대한 압축적인 이해에 도움을 준다. 두 매체의 보도를 정리했다.

 

지난해 3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의 군사 지구 본부에서 신년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9분 분량의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2023.01.01.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3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의 군사 지구 본부에서 신년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9분 분량의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2023.01.01. 로이터 연합뉴스

 

<BBC>의 5가지 전망

1. 러시아의 봄 공세가 열쇠다

마이클 클라크 영국 전략연구소 부국장

유라시아 대륙의 대초원을 넘어서 타국을 침략하려는 자들은 모두 그 초원에서 겨울을 념겨야 한다. 나폴레옹도 히틀러도 스탈린도 대초원에 겨울이 찾아 오면 군대를 계속 움직였다. 지금 후퇴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은 군대가 겨울나기를 한 뒤 봄에 새로운 공세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쌍방 모두 잠시의 휴식이 필요하지만, 우크라이나 쪽이 우수한 장비와 전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적어도 돈바스 지방에서는 우크라이나가 계속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민나와 스바토베 주변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큰 돌파구를 열어, 러시아군을 약 65킬로미터 후퇴시킴으로써, 그들이 (지난해) 2월에 침공을 시작한 지점까지 거의 되돌려 놓으려 하고 있다.

키이우(우크라이나)는 큰 전과를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정전에는 소극적일 것이다. 그러나 헤르손을 탈환한 우크라이나가 남서부에서의 공세를 일시 정지시킬 가능성이 있다. 드니프로 강 동쪽으로 건너가 크리미아로 이어지는 러시아의 취약한 도로와 철도망에 압박을 가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겐 과도한 시나리오가 될지 모른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기습공격을 가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2023년은 러시아의 봄 공세가 열쇠를 쥐게 될 것이다. 푸틴은 새로 동원된 병사들 중에서 약 5만명은 이미 전선에 배치했고, 25만명은 새해를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 러시아 신병들의 운명이 전장에서 결정될 때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밖에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단기간의 불안정한 정전뿐이다. 푸틴은 침공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생존을 걸고 싸우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 의회(최고 라다)에서 연례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군 전쟁포로 총 1천456명이 포로 교환을 통해 석방됐다며 "내년에는 러시아에 붙들린 우크라이나인들을 모두 석방시키겠다"고 말했다. 2022.12.29. 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 의회(최고 라다)에서 연례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군 전쟁포로 총 1천456명이 포로 교환을 통해 석방됐다며 "내년에는 러시아에 붙들린 우크라이나인들을 모두 석방시키겠다"고 말했다. 2022.12.29. AFP 연합뉴스

 

2.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탈환한다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 워싱턴 거주 과학자, 분석가

우크라이나는 늦어도 2023년 봄까지 영토의 일체성(integrity)을 완전히 회복하고 승리한다. 두 가지 요인을 근거로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

하나는, 우크라이나 군과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의 의욕과 결의, 용기다. 이런 것들은 근대의 전쟁사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다.

또 하나는, 오랜 기간에 걸쳐 러시아의 독재자를 달래 온 서방 국가들이 마침내 눈앞의 역사적 과제의 중대성을 깨닫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다음과 같은 최근의 발언에 잘 드러나 있다.

“우리가 지불하는 대가는 돈이다. 한편 우크라이나인들이 지불하는 대가는 피다. 만일 권위주의 정권이 무력을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될 경우 우리는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계는 우리 모두에게 한층 더 위험한 것이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필연적인 승리가 실현될 정확한 시기는 NATO가 얼마나 빨리 전세를 뒤바꿀(game-changing) 새로운 무기(전차, 항공기, 장거리 미사일)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나는 앞으로 몇 개월(어쩌면 몇 주) 안에 멜리토폴이 중요한 전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멜리토폴을 제압한 뒤 어렵지 않게 아조프해로 이동해 러시아의 크림으로 이어지는 보급선과 통신선을 실질적으로 차단하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괴멸적인 전진 앞에 러시아는 형식적인 협의의 장에서 정식으로 항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전승국 우크라이나, 영국, 미국이 새로운 국제 안전보장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포격을 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외곽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바흐무트의 전황에 대해 "상황이 매우 어렵고 고통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2022.12.28. AP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포격을 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외곽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바흐무트의 전황에 대해 "상황이 매우 어렵고 고통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2022.12.28. AP 연합뉴스

 

3.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바버라 잔체타 런던 킹스칼리지 전쟁연구학부 소속

블라디미르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강력한 이웃나라 러시아의 행동을 소극적인 자세로 수용함으로써 다른 나라들이 크게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심각한 오산으로 분쟁은 장기화하고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됐다.

이번 겨울은 몹시 추울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인프라를 공격해 이미 산산조각이 난 우크라이나 국민의 사기와 인내를 꺽어 놓으려 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회복력이 경이적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사람들은 단호하게 맞서 싸울 것이다. 그리고 전쟁은 점점 길어질 것이다.

교섭 전망은 어둡다. 평화교섭이 가능해지려면 적어도 어느 한쪽이 핵심적인 요구를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도, 앞으로 조만간 일어날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끝날 것인가.

물적, 인적인 전쟁 대가가 러시아 정치 엘리트들의 의욕을 꺾어 버릴지도 모른다. 열쇠는 러시아 국내 정세에 달려 있다.

미국의 베트남전쟁이나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잘못된 계산(오산)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과거의 전쟁들은 늘 그런 식으로 끝났다. 오산을 한 나라에서 정치상황이 바뀌어 철수가 유일한 현실적 선택지가 됐다. 철수는 “명예로운”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는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견지했을 때만 실현 가능하다. 전쟁의 대가를 둘러싼 압력이 각국에서 높아가고 있다.

슬프게도 이 전쟁은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인 결의의 싸움으로 장기화할 것이다. 그리고 2023년이 끝나도록 아마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4. 러시아가 패배할 수밖에 없다

벤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군사령관

키이우에서의 승리 행진을 계획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지금은 모든 기세가 우크라이나 편에 있고, 이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 아마 2023년도 안에 승리할 것이다.

겨울에는 움직임이 둔해진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군에는 영국, 캐나다, 독일이 제공한 방한장비들이 있고, 러시아 군보다 대응력이 나은 것은 분명하다.

1월까지 우크라이나가 크림 해방작전의 최종단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전쟁에서 시험받는 것은 의지와 병참이라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과 병사들의 결의, 그리고 우크라이나 병참(물류)상황의 급속한 개선을 보건대, 러시아의 패배 이외의 결말을 생각할 수 없다.

이런 결론은, 러시아가 헤르손에서 철수한 것도 그 근거의 하나가 됐다. 러시아의 철수는 무엇보다 우선 우크라이나 국민을 심리적으로 떠받쳐 주었다. 둘째로, 러시아 정부에게 극도의 당혹감을 안겨 주었다. 셋째, 우크라이나 군에 중요한 전략적 우위를 가져다 주었다. 크림반도로 들어가는 모든 길이 우크라이나의 무기 시스템 사정권 내에 들어 왔다.

2023년 말에는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에 대한 주권을 완전하게 회복할 것이다. 러시아가 세바스토폴 주둔 해군의 일부를 단게적으로 철수시키겠다는 합의 같은 것이 이뤄질지도 모른다. 철수가 완료되는 것은 아마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불법 병합하기 전의 조약에 정해져 있던 시기(2025년 쯤)의 끝 무렵이 되지 않을까.

마리우폴이나 베르디얀스크 등 아조프해 연안의 중요한 항구에서 우크라이나는 인프라 재건을 추진할 것이다. 드니프로 강에서 크림반도로 물을 보내는 북 크림운하의 재개도 주요 프로젝트로서 주목된다.

5. 같은 일이 되풀이될 것이다

데이비드 겐델만 이스라엘의 군사 전문가

“어떻게 끝날까”가 아니라 쌍방이 다음 국면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를 생각해 보자.

러시아의 동원병사 30만 중에서 이미 전투지역에 투입된 것은 반수 정도밖에 안 된다. 그밖의 병사들과 헤르손 철수로 움직일 수 있게 된 부대가 러시아의 공세 기회를 만들고 있다.

러시아의 루한스크 주와 도네츠크 주의 점령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남부에서 파블로그라드까지 제압하고 돈바스의 우크라이나 군을 포위하겠다던 러시아의 대약진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것보다 현실적인 것은 지금의 전술이 계속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은 바흐무트와 아브디프카 지역에서 그랬던 것처럼 좁은 범위에서 천천히 전진할지도 모른다. 스바토베, 크레민나 지역에서도 같은 전술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계속적인 공격과 우크라이나 후방에 대한 공격은 이런 소모전 전략에 따른 것이다.

러시아군이 헤르손에서 철수함으로써 우크라이나 군 병사들도 다수 해방됐다. 그들 병사에게 가장 전략적 가치가 있는 움직임은 멜리토폴이나 베르디얀스크를 겨냥한 남진이다. 러시아 본토에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회랑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실현되면 우크라이나에게는 큰 전과다. 그 때문에 러시아는 멜리토폴을 요새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게 또 한 가지 선택지는 스바토베다. 거기에서 성공을 거두면 러시아는 전선 전체의 북쪽이 모두 위험해진다.

큰 문제는 현시점에서 어느 정도의 우크라이나 군이 자유롭게 공세에 가담할 수 있느냐는 것과,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 책상 위의 예정표에 앞으로 1~3개월 안에 새 예비여단이나 군단의 인원, 장갑차, 중화기 등의 준비가 어느 정도로 갖춰질 것으로 기록돼 있느냐는 것이다.

그 답은 진흙이 언 뒤에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답에 따라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 조금 볼 수 있게 될 것이다.(2022년 12월 2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지하철역 안에서 시민들이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채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고 있다. 2022.12.26. 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지하철역 안에서 시민들이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채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고 있다. 2022.12.26. AFP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의 3가지 시나리오

샤샨크 조쉬 이코노미스트 국방분야 에디터

어느 노련한 정보 분석가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에 8개월 뒤에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독립국가로 남아 있을 것이며, 우크라이나 군이 8만명의 러시아인을 살상하고,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을 해저에 가라앉히고, 우크라이나 공군 비행기들이 여전히 하늘을 날아다닐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던졌다면 아마도 다들 코웃음을 날렸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예상을 깼다. 그들은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 하지만 겨울이 오고 있고 러시아는 동원령을 내렸다. 내년의 전황과 관련해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 볼 수 있다.

1. 우크라이나의 패배

러시아가 패배의 문턱에서 승리를 낚아챈다. 러시아 군은 겨울철 몇 개월간 새로 동원한 병사들로 부대들을 조직하면서 전선을 안정시킨다. 한편 미국 공화당은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끝나면 새로운 무기 패키지 지원을 차단한다. 러시아 방위산업은 반도체와 전문장비는 부족하지만 새 병력들을 무장시킬 기본무기와 포들은 충분히 대량생산할 수 있다.

봄까지 새 러시아 부대들은 공세를 계속해, 몇 개월간 공세를 벌이느라 지친 우크라이나 군을 밀어붙인다. 러시아 드론들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및 물 공급 인프라에 계속 타격을 가한다. 여름이 되면 우크라이나는 퇴각한다. 러시아는 헤르손의 북부 산업 중심지 크리비 리와 도네츠크의 슬로비얀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를 장악한다.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정전 제안을 수락하라고 촉구한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몇 개월 뒤 또는 몇 년 뒤 러시아는 열심히 재무장을 해서 키이우 공격을 시도한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한 주거용 건물 일부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손돼 있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헤르손에 포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22.12.21 AFP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한 주거용 건물 일부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손돼 있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헤르손에 포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22.12.21 AFP 연합뉴스

 

2. 교착상태

가능성이 더 큰 것은 ‘교착’ 시나리오다. 러시아가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을 동원하지만, 그들을 유능한 전투원으로 만들 수는 없다. 모든 훈련교관들은 전선에 가 있을 것이다. 경험있는 장교들은 죽거나 이미 전선에 배치돼 있다. 신병들은 장갑차도 없고 공격 능력도 없이 참호와 요새나 지키는 기본적인 경보병 부대로 편성된다.

11월에 헤르손 시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러시아는 드네프로 강 서안에 있던 3만여 명의 병사들을 안전하게 철수시킨다. 그들은 막대한 양의 무기들을 버려둔 채 동쪽으로 물러난다. 우크라이나의 승리지만, 러시아에게 강이 왼쪽을 지켜 주는 더 유리한 군사적 입지를 제공한다. 우크라이나는 천천히 전진한다. 우크라이나 군은 조금씩 영토를 탈환하면서 막대한 병력손실을 입는다.

야전에서 승리할 수 없게 된 푸틴은 우크라이나 경제를 약화시키고 사기를 꺾기 위해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고 협력자들을 지쳐 떨어지게 만드는 전략을 장기간 지속한다. 유럽은 2023년 내내 가스 저장고를 채우기 위해 분투할 것이다. 푸틴은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을 다시 차지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시켜 주기를 바라면서 2024년 말까지 버틸 것이다. 하지만 큰 도박이다. 러시아 여론이 반전(염전)으로 돌아서고, 경제는 위축될 것이며, 푸틴은 훨씬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3. 우크라이나의 승리, 그러나 가장 위험한

세 번째는 가장 고무적이면서도, 아마도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주도권을 쥐고 헤르손을 철수하는 러시아 군에 큰 타격을 입히면서 장거리 하이마스 로켓을 처음으로 크림반도를 사정거리에 두는 지점까지 전진시킨다. 러시아의 루한스크 전선이 무너지고 우크라이나는 세베로도네츠크를 탈환한 뒤 신속하게 동진한다. 러시아군에 대량의 사상자가 나오고 신병들은 싸우기를 거부한다.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방공시스템들을 투입해 정밀한 미사일 무기고를 신속하게 파괴함으로써 러시아의 테러전술들을 약화시킨다.

봄에 젤린스키는 자포리자 지역에 새로운 전선을 전개하도록 자국군에 명한다. 8개 연대가 러시아 전선을 돌파해 크림반도로 가는 푸틴의 육교를 끊고 여름까지는 마리우폴을 포위한다. 우크라이나는 하이마스 로켓 발사기들을 남부지역에 투입해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크림반도의 항구들과 기지들, 그리고 병참 창고들을 공격한다. 푸틴은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발한다. 승리가 눈앞에 다가온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그것이 안겨 줄 위험이 너무 크다.(2022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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