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민주당 요구 전부 수용하겠다"

한때 협상 결렬…냉온탕 오가다 위기 극복

'역선택 방지 조항' 넣고 여론조사하기로

여당 텃밭이지만 단일 후보 내면 시너지 기대

여론조사서 오차범위 내 국힘 후보에 앞서

대학가 몰린 금정구…젊은 층 투표율 관건

(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후 도시철도 부산대역 인근에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경지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24. 10. 3. (오른쪽)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9월 30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류제성 금정구청장 후보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9.30. 연합뉴스
(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후 도시철도 부산대역 인근에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경지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24. 10. 3. (오른쪽)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9월 30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류제성 금정구청장 후보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9.30. 연합뉴스

'단일화 전격 합의, 단일화 결렬, 다시 극적 재합의….'

10·16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4일 하루동안 냉온탕을 오갔다. 양당은 전날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으나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단일화 방식을 두고 충돌한 끝에 협상 테이블을 뒤집었다. 이에 한때 결렬 가능성이 대두되며 위기감이 감돌기도 했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시 극적으로 재합의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4일 '부산 금정구청장 야권 후보 단일화 관련 합의문'을 통해 오는 6일 오후 5시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 후보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후보자 토론회는 5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정준희 교수 사회로 진행하며, 델리민주·조국혁신당·오마이티브이(TV) 유튜브로 중계하기로 했다.

이후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는 안심번호를 활용한 100% 자동응답방식(ARS) 방식으로 5∼6일에 실시한다. 조사 대상은 민주당과 혁신당 지지층, 무당층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은 것이다.

앞서 양당은 10·16 재보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단일화 방식과 시기를 두고 거리를 좁히지 못한 채 각각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양당 후보들은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뒤에도 단일화 협상을 추진했지만 계속해서 평행선만 그렸다. 양쪽의 신경전도 날카로웠다.

이에 양당 대표들이 발 벗고 나섰다. 전날인 3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산 단일화로 민심을 받들자"고 제안하고, 혁신당 조국 대표가 "두 당 모두 국민의 바람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하면서 극적으로 협상에 성공했다. 후보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대표들이 이른바 '톱다운(top-down)'방식으로 국면을 전환한 셈이다.

양당 후보는 단일화 합의를 통해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후보 토론회를 열고, 여론조사는 적합도 조사 방식으로 하면서 세부 방식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양당이 단일화 세부사항을 논의하던 중 '역선택 방지조항'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갑자기 협상이 결렬됐다.

 

지난 3일 부산의 한 식당에서 만나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왼쪽에서 두 번째)와 조국혁신당 류제성(왼쪽에서 세 번째) 후보. 2024.10.4. [민주당 부산시당 제공] 연합뉴스
지난 3일 부산의 한 식당에서 만나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왼쪽에서 두 번째)와 조국혁신당 류제성(왼쪽에서 세 번째) 후보. 2024.10.4. [민주당 부산시당 제공] 연합뉴스

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당이 역선택 방지조항을 빼자고 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민주 진영 후보 단일화는 항상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혁신당 정춘생 원내수석부대표는 "부산은 여당 지지자 중에도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자는 의지가 많은 유권자가 꽤 된다"며 "(역선택 방지조항을 빼야 단일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맞섰다.

양당의 입장 차이로 한때 야권 단일화가 최종 결렬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으나, 정 원내수석부대표가 오후에 다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고 한발 물러서면서 접점을 찾았다. 그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대의에 부응하기 위해 조 대표의 지시에 따라 민주당 주장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여론조사 시 성별, 연령별 할당만 하고 지역 할당(동별)은 하지 않는다 ▲여론조사에 사용할 후보자 경력 자료에 1개월 미만 경력도 쓸 수 있게 한다 ▲토론회는 1차례만 개최한다는 민주당의 제안을 모두 받아들였다.

야권에서는 오는 7일 투표 용지가 인쇄되기 전까지 단일 후보를 내기로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미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단일화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여론조사꽃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금정구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p,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야권이 단일화 할 경우 ▲민주당 김경지 후보 47.2%,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 40.7% ▲혁신당 류재성 후보 42.7%,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 40.7%로 나타났다. 어느 경우든 오차범위 내에서 야권이 앞서는 것이다.

부산 금정구는 지난 2018년 민주당에서 단 한 차례 승리한 경우 외에는 모두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된 만큼 국민의힘 텃밭으로 꼽힌다. 지난 4월 총선 때도 국민의힘 백종헌 후보 56.62%, 민주당 박인영 후보 43.47%로 10%p 이상 차이가 났다.

정치권에서는 금정구에 부산대 부산캠퍼스, 부산가톨릭대, 부산외국어대 등 대학가가 몰려있고 '정권 심판' 여론이 높은 20대와 30대가 밀집해 있는 만큼 젊은 층이 얼마나 많이 투표장에 나서느냐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역대 보궐선거 투표율이 높지 않고 여야가 여론조사상 박빙인 만큼 본투표일까지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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