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검찰에서 갖은 탄압 당하다 4월 총선 출마
"폭탄주, 패거리, 골프, 주식 멀리한 흙수저 검사"
"윤석열 거친 성정, 무도한 수사 방식 오래 지켜봐"
"민생까지 망쳐…검찰정권 청산 최선봉에 서겠다"
정한중 교수도 영입돼…'윤 총장 정직 2개월' 결정
"한동훈 고발 사주, 딸 입시 스펙 의혹 철저 조사"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마침내 윤석열 정권 및 정치검찰과 물러설 수 없는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됐다.
친윤 검찰 조직에서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채 소위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현직 서울중앙지검장 최초로 기소되는가 하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되는 등 온갖 탄압을 받았던 그는 이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4월 총선에 나서게 됐다. 지역구는 미정이지만 전북 고창 출신에 전주고등학교를 나온 터라 해당 지역 출마가 거론된다.
민주당은 23일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4·10 총선에 투입할 26·27호 인재로 영입했다. 이 전 지검장과 정 교수는 둘 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중앙지검과 법무부 일선에서 친윤 검찰과 맞섰던 이력의 소유자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을 거친 이 전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으로부터 최강욱 전 의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하라는 지시를 세 차례 받고도 결재하지 않았고, 채널A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서도 한동훈 당시 검사장(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수사 등을 놓고 윤석열 총장과 충돌한 바 있다.
친윤 검찰의 보복 수사 의혹이 짙은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기소됐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최근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가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이 전 지검장은 공직선거법상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출마 시한을 사흘 앞둔 지난달 8일 법무부에 사표를 냈다. 아직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사직서가 수리되지는 않았으나 공직자가 선거법상 사퇴 기한 내에 사직원을 제출하면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출마할 수 있다.
이 전 지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인재 영입식에서 "검사로 재직할 때는 폭탄주와 패거리 문화를 멀리하고, 전국의 근무지를 돌며 수많은 사건을 접하면서 억울한 하소연을 경청해 주는 것이 최선의 수사 방식이라고 생각했다"며 "흔히 말하는 흙수저 공무원이라 골프나 주식과도 거리가 멀다. 정치 검사들이 보기에는 검사답지 않은 검사였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검사다운 검사의 길을 걸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같은 반, 같은 조에서 공부한 동기다. 오랫동안 그가 거친 성정으로 인권을 짓밟으며 사냥하듯 수사하는 무도한 수사 방식도 쭉 지켜봤다"면서 "윤석열은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무소불위처럼 사용해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을 만들어 집권했고 검찰 권력도 사유화했다"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아울러 "그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며 공정을 내세운 기만술로 정권을 잡더니, 자기 편은 수사하지 않고 걸핏하면 불공정한 압수수색으로 제 맘에 안 드는 상대편 죽이기에만 몰두한다"면서 "측근들을 정부 요직에 앉힌 결과 무능한 아마추어들이 민생을 망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아가 "윤석열 사이비 정권,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 저는 윤석열 전 검사와 정치 검사들에 맞서 검찰개혁을 이뤄낼, 구두선(口頭禪)이 아닌 실질적인 해법을 가지고 있다"며 "검찰은 윤석열 사단의 소유가 아니다. 말 없는 대다수의 검사들을 욕보인 세력을 저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디올백 수수, 양평 고속도로, 코바나콘텐츠 등 국민적 의혹이 있는 사건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함께 묶어 수사하는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오는 4월 10일은 민주주의 퇴행과 검찰정권의 폭주를 끝내는 위대한 승리의 날이 되어야 한다"면서 "유능한 외과의사가 그렇듯 윤 사단의 실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제 눈에는 도려내야 할 검찰조직의 환부가 훤히 보인다. 이제 사이비 정권을 끝장내고 검찰정권을 청산하는 데 이성윤이 최선봉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한중 교수는 사법시험 34회 출신으로 검사 출신은 아니지만 참여정부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 문재인 정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제1분과위원장, 검찰과거사위원회 위원을 지내는 등 검찰 개혁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를 결정하기도 했다.
정 교수 역시 인재 영입식에서 "12·12 군사반란범들이 군부 독재로 민주주의를 말살했듯 윤석열 정권은 검찰 독재로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민생을 파괴하고 있다"며 "입만 열면 헌법을 언급하면서 정작 자신이 헌법을 파괴하고 있는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심판하지 않고서는 민주주의는 물론 민생도 회복할 수 없다. 형사법 교수인 제가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하기로 결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만약 검사 독재가 있었다면 이재명 대표는 지금 감옥에 있을 것"이라고 했던 발언을 들어 "구속영장 청구권만 있는 검사가 법관에 의한 구속영장 발부를 규정한 헌법을 침해하는 발언"이라며 "평소 얼마나 검사 우월과 사법부를 경시하는 의식을 가졌는지를 보여준다. 최근에도 본 무리한 기소와 무죄 제조기 검사는 이러한 독선과 아집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발 사주로 최근 다시 입건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딸의 입시 스펙 의혹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손준성 검사와 대통령 및 한동훈 장관의 공모 여부 등도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한동훈 위원장을 향해 거듭 직격탄을 날렸다.
이재명 대표는 "이성윤 전 검사장은 (윤 대통령이) 어떤 성정을 가지고 있는지, 수사권과 기소권, 가지고 있는 권력을 사익을 위해 어떻게 남용하는지 직접 목도했다고 말씀해줬다. 정한중 위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에 참여했던 분이기도 하다"며 "두 분 다 공통점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의 이력, 성정 그리고 권력 남용 행태에 대해 직접 체험했고 거기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데 관여했다는 것이다. 국정 파탄과 경제 폭망을 불러온 검찰독재 정권의 본질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두 분이 큰 역할을 감당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