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대재난…비전통적 안보위협에 노출"
"대규모 정전, 통신 장애, 중요 시설 화재…"
"북한위협 고려하면 안보문제 더 심각해져"
"메가시티 작전, 고민스런 미래전쟁 시나리오"
국민의힘이 30일 경기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이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김포’의 서울이 탄생하면, 이미 메가시티인 서울은 ‘개념상으로도’ 하자 없는 메가시티가 된다.
메가시티 기준은 인구 1000만 명 이상이다. 서울시 인구 약 941만 명(2023년 8월 현재)과 김포시 인구 약 48만 6000명(2023년 9월 현재)을 합하면 1000만 명에 육박하게 된다. 현재의 서울은 점점 인구 감소 추세에 있어 1000만 명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000만 명이 처음 깨진 것은 지난 2016년 5월말로 당시 999만 5000여 명을 기록했다. 2050년에는 792만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전문가들은 메가시티가 ‘안보 문제’를 동반한다고 우려한다.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 분단상황 등의 이유 때문에 ‘메가시티 건설’에 마냥 박수만 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앵무새처럼 ‘북한의 위협’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박수 치던 손을 거둬들여야 한다. 시민언론 민들레가 최근의 관련 논문 몇 편을 살펴봤다.
“메가시티는 테러, 감염병, 대규모 재난 등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노출돼”
노지민(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메가시티의 작전환경 분석을 통한 육군의 발전방향 연구>는 “발전하고 있는 도시, 메가시티에서의 군사작전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궁금증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작전환경에 우리 육군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다.
논문은 “메가시티의 안보환경은 전통적 안보위협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테러, 감염병, 대규모 재난 등의 비전통적 안보위협에도 노출되기 때문에 기존 도시 지역과는 다르게 PMESII요소를 전체적으로 고려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PMESII는 합동작전 수행을 위해 군사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국가의 6가지 주요 기능요소로서, 정치(Politic), 군사(Military), 경제(Economy), 사회(Society), 정보(Information), 기반시설(Infrastructure)을 뜻한다.
논문은 ‘결론’에서 “메가시티의 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미군의 아프간, 이라크 등 전례를 보았을 때 모든 인프라가 밀집되는 메가시티는 미래 전장이 될 것을 확신할 수 있다”며 “그에 따라 메가시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위협에 대한 우리나라의 육군차원 대응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규모 정전, 통신 장애, 중요시설 화재, 감염병 확산…
선종수(동의대 지방자치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논문 <메가시티와 사이버안보 위협>(‘공공정책연구’ 제39권 3호)에서 “메가시티는 필연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들을 접목한 도시를 만들게 될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핵심기술들은 (…) 새로운 위협의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밝힌다. 논문은 “특히 디지털기술을 이용한 사이버 공격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할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향후 발생 가능한 메가시티의 주요 안보 이슈’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웅은 2021년 논문 <메가시티의 복합안보위협과 거버넌스 구축 및 대응 전략-군의 역할을 중심으로>(한일군사문화연구 제31집)에서 △대규모 정전 △통신(네트워크) 장애 △중요시설 화재 △감염병 확산 등을 든다.
“테러리즘은 메가시티에서 발생할 수 있을 실존적 위협”
박시영(동국대) 등은 지난 2020년 발표한 논문 <메가시티에서의 테러리즘 사례분석 및 대비방안>에서 “GTD 자료의 분석을 통해 메가시티와 테러리즘은 연관성이 높으며, 테러리즘은 메가시티에서 발생할 수 있을 실존적인 위협”이라고 분석한다.
GTD는 미 매릴랜드대의 ‘글로벌 테러리즘 데이터베이스’(Global Terrorism Database)를 말한다. 논문에 따르면 “GTD는 1970년부터 전세계에서 발생한 총 15만 건 이상의 테러리즘 현황을 종합하는 오픈소스 데이터”다.
논문은 “메가시티의 높은 인구밀도와 상징성이 테러리즘의 원인이라면 응당 그 해결방안은 이런 높은 인구밀도와 상징성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메가시티에서 테러리즘에 대비하는 방안’ 2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인구 과밀화로 인해 필연적으로 빈민가가 형성되면 테러리즘의 온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빈민가의 환경개선이 필요하다. 둘째, 메가시티는 주요 국가기관의 본부들의 설치되어 있는 도시로서 본부가 타격을 받아도 테러리즘 대비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논문은 이를 위해 민간기관과의 협력 필요성을 제안한다.
“메가시티는 북한의 재래식 위협을 고려하면 안보 위협”
지난해 9월 신의철 등이 공동저자로 발표한 논문 <한국형 메가시티 저고도 다중방공체계 구축 방안>은 ‘메가시티가 북한의 재래식 위협을 고려했을 때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도전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논문은 “북한은 효과적으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국의 메가시티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도 수 천여 문에 달하는 야포와 방사포가 메가시티를 겨냥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논문은 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2020년 10월), 극초음속 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발사(2022년 초) 등의 사건을 언급하며 “이는 우리나라의 메가시티는 야포나 방사포뿐만 아니라 다양한 탄도미사일의 위협에도 노출되어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메가시티 작전, 한국도 고민해야 할 미래 전쟁 시나리오”
군사칼럼니스트 최현호가 금년 7월호 ‘국방과기술’에 기고한 <도시화가 가져온 새로운 전쟁, 메가시티 작전 : 도시 집중 심화되는 우리나라도 고민해야 할 미래 전쟁 시나리오>는 내용이 구체적이다.
논문은 “메가시티에서의 작전은 기존 도시지역 작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며 그 이유로 “1000만 명 이상의 인구와 이들의 활동과 생활을 지원하는 다양한 인공구조물과 기반 시설이 작전을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논문은 ‘복잡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예시한다. “△도시 내부에서 대규모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기 어렵다 △수많은 건물과 거리는 전력의 분산을 강요한다 △높이 솟은 건물은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침투한 적들은 건물, 거리, 지하공간 등을 이용하여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적을 찾고 타격하기 위해 동원된 항공 자산은 밀집된 건축물들이 방해한다” 등이다.
“반대로 적은 저렴한 상업용 드론으로도 아군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도시에 남은 주민도 위협 요소다. 작전 보안을 위해 인터넷망과 이동통신을 차단할 경우 소요 사태가 일어날 수 있고, 차단하지 않으면 비협조적인 주민들이 올린 사진이나 영상이 SNS로 퍼져 아군의 작전이 노출될 수도 있다. 적들도 SNS를 사용하여 심리전이나 여론전을 펼치거나, AI를 활용한 가짜뉴스로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
논문은 미국의 ‘관련 연구’도 소개한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 동안 팔루자 등 여러 도시에서 전투를 벌였고, 거기서 얻은 교훈으로 메가시티 같은 미래 도시지역에서의 작전을 준비했다. 2011년 9월, 제38대 미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된 오디에르노 장군과 2015년 8월 후임자로 임명된 밀리 장군은 메가시티가 미래에 중요한 전장이 될 것임을 예상했다. 두 육군 참모총장의 관심으로 인해 미 육군은 관련 연구를 진행했고, 2014년 6월 미 육군 전략연구단에서 ‘메가시티와 미 육군-복잡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준비’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논문은 ‘우리의 상황에 맞는 메가시티 작전이 필요한 이유’도 설명한다. “우리의 상황에 맞는 메가시티 작전이 필요한 이유는 도시 지역의 확대도 있지만, 위협의 발전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 형태가 휴전선 일대에서의 도발에서 장거리 미사일, 원거리 자폭 무인기, 사이버 및 전자전, 특수전 부대에 의한 드론 공격, 무인수상정을 이용한 해상 공격 등 후방까지 노릴 수 있는 수단이 다양화되었고, 해외 테러 집단의 침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생화학탄이 투발된다면 제독에 상당한 시간 소요될 것”
육군미래혁신센터 연구원 조상근과 배재대 드론로봇공학과 교수 차도완이 지난 2020년 발표한 <미래 한국의 메가시티 출현에 따른 위협 양상과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대구과학대 국방안보연구소 사회융합연구 제4권 제3호)는 ‘스마트 메가시티가 직면하게 될 미래 위협’으로 △현존위협(북한위협) △잠재적 위협(주변국 위협) △초국가적 위협(비국가 행위자들의 테러, 사이버 공격, 범죄행위 등)을 든다.
이 가운데 북한위협은 “메가시티는 인구밀도가 높고 초고층 건물들이 즐비하여 북한의 장거리 타격자산에 파괴되기 쉽고, 복구도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생화학탄이 투발된다면 건물 속이나 지하 공동구를 제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논문은 “즉, 메가시티는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 위협에 노출되어 있고, 북한의 일격을 허용 시 인적·물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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