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도저히 감싸줄 수가 없다"

'고속도 게이트'와 '호우 피해' 맞물려 국민적 비판 고조

"호객 당해?" 대통령실의 어이없는 해명…기름 부은 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폴란드 방문에 나선 김건희 씨가 지난 1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폴란드 방문에 나선 김건희 씨가 지난 1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리투아니아 방문 중에 고가품 혹은 초고가품 쇼핑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뒤이어 대통령실이 “호객 행위를 당한 것”이라는 해괴한 해명을 내놓자 국민적 분노가 폭발했다.

김건희 씨의 고가품 쇼핑은 ‘양평 고속도로 게이트’ ‘호우 피해’와 맞물려 비판을 자초했고, 대통령실의 어이없는 해명은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이에 시민단체 등 각계의 비판 성명과 논평이 줄을 잇고 있다. 야당 의원과 시민들도 SNS에 글을 올리며 연일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그런가 하면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자 일부도 ‘김건희 해외 고가품 쇼핑’ 비판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대단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촛불행동과 촛불집회 “쇼핑이나 하고 있는 권력자들”

촛불행동은 15일 논평 <실업급여 조롱한 자들, 김건희 명품 쇼핑은 안 보이나?>를 내고 “실직자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는 정권이 국민의 세금으로 간 일정에 비싼 돈 들여가며 한가하고 사치스럽게 쇼핑이나 하고 있는 권력자들”이라며 “오죽하면 ‘김건희가 실업급여 받아 해외 명품 쇼핑을 한다’는 비아냥까지 나왔겠느냐”고 개탄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도 이날 “해외 순방이 아니라 명품 순방을 하고 있는 김건희, 대체 국민 세금으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겁니까”라는 논평을 냈다.

15일 서울 시청역~숭례문 대로 앞에서 열린 ‘48차 촛불대행진’ 집회 현장에서도 ‘김건희 고가품 쇼핑’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협회장은 무대 차량에 올라 “나라에 비 내리고 암흑으로 어려운데, 아무 상관도 없는 나토에 가서 쥴리는 이곳저곳 다니며 명품 쇼핑을 하고 있었다. 이게 대한민국 영부인이 할 일이냐”며 “대통령실은 호객 행위에 당했다고 하는데, 쥴리는 미끼에 약한 것인가. 미끼에 약한 쥴리를 가만 두지 말라"고 주장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도 “수만 평의 땅으로 고속도로 종점을 급변경하다 걸린 윤석열, 김건희, 최은순은 해외 나가서 명품 쇼핑할 게 아니라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해야 할 때”라고 외쳤다.

 

15일 서울 지하철 시청역~숭례문 대로 앞에서 열린 48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안진걸 민생연구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3.7.15. 사진 이호 작가
15일 서울 지하철 시청역~숭례문 대로 앞에서 열린 48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안진걸 민생연구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3.7.15. 사진 이호 작가

농민들 “농경지 침수돼 가슴 무너져 내리는데 김건희는 쇼핑”

같은날 서울 서울 경복궁역 앞에서 열린 ‘이렇게는 못살겠다! 농업포기 농민말살 윤석열 정권 퇴진 전국농민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남 곡성에서 온 농민 정홍균 씨는 발언에 나서 “윤석열 왕, 왕비인지 대왕마마인지 김건희 왕이 명품 쇼핑을 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며 “농민들은 농경지가 침수돼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데 대통령과 그 부인은 겨우 전쟁을 응원하고 쇼핑을 즐기는 이 나라 실정에 참으로 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농민대회’에는 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쌀생산자협회의 회원 등 농민 1500여 명이 모여 윤 정부를 규탄했다.

 

이렇게는 못살겠다! 농업포기 농민말살 윤석열 정권 퇴진 전국농민대회.  민중의소리
이렇게는 못살겠다! 농업포기 농민말살 윤석열 정권 퇴진 전국농민대회.  민중의소리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앞다퉈 ‘비판 글’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SNS에 비판의 글을 앞다퉈 올렸다. 이호 사진작가는 <박대출 “요즘 젊은이 실업급여로 명품 선글라스 끼고 해외여행 간다더라”>는 기사를 붙이곤 “대출아, 요즘 젊은 거니는 1호기 타고 해외 명품쇼핑 간다더라”고 비꼬았다.

이정헌 우리만화연대 이사는 관련 비판기사가 눈에 띄게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만약 김정숙 여사였다면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까? 신문지상에 삼박사일은 물고 뜯는 기사가 가득했을 것”이라고 언론을 비판했다. 그는 “정치 검사들이 불기소로 이득을 취하는 것처럼, 기XX들은 침묵으로 이득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조성계 만화작가는 김건희 씨의 '분발'을 촉구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더 노력하고 분발하여 측천무후나 미실, 서태후급의 여걸이 되길 응원한다.”

조현석 시인(도서출판 북인 대표)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수장과 영부인도 참석한 무겁고 엄숙한 외교 현장에서 한국 대통령 부인은 수행원을 대동하고 한가로이 명품 쇼핑을 즐긴 것인가”라며 “튀어보이고 돋보이기 위해 가지가지 한다”고 어이없어 했다.

오태순 그림하우스 작은도서관 관장은 “고속도로 게이트로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고 나토정상회담 회의차 대통령과 동행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리투아니아의 명품가게를 쇼핑했다는 현지언론 보도는 충격적”이라며 “김건희 씨 본인이 강조했던 ‘조용한 내조’ 포기하고 ‘화려한 내조’를 하기로 작정한 것이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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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국민 중 ‘개돼지’ 비중 정례 조사 하는 듯”

전우용 역사학자는 “대통령실과 친윤 언론들이, 국민 중 ‘개돼지’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정례 조사를 하는 듯하다”며 세 가지 예를 들었다. “후쿠시마 핵폐수를 농업용수로 쓸 수는 없지만 사람이 마실 수는 있다.”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은 대통령 처가 땅과 아무 관계가 없다.” “대통령 부인의 명품 쇼핑은 호객 행위 때문이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김건희 여사님이 리투아니아 명품 매장에서 쇼핑을 하는 사진이 대통령실에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며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님의 멋진 쇼핑 사진을 기대하고 있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김홍국 한국정치경제리더십연구소 이사장은 “온 국민이 땀흘리면서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일순간에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며 “제대로 바꾸고 개혁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 등 “대통령실 특활비로 구입한 것이라면 더 큰 문제”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메라 앞에서는 사회적 약자 편, 해외순방에서는 명품 쇼핑?”이냐고 물으며 ‘6가지 질의’를 했다.

1. 해외순방길 명품 쇼핑 했다는 보도가 사실입니까?

2. 10명 넘는 경호원, 명품 쇼핑길에 대동하셨습니까?

3. 구입하셨다면 구입한 가격은 모두 얼마이며 어떤 명품을 샀습니까?

4. 지급한 돈의 출처는 무엇입니까? 개인 돈입니까? 대통령실 특활비입니까?

5. 지급한 돈은 현금이었습니까? 카드결제였습니까?

6. 카드결제였다면 카드 명세서는 당연히 공개해 주시겠습니까?

이 의원은 “만일 대통령실 특활비로 구입한 것이라면 더 큰 문제일 것”이라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카드명세서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양평고속도로를 하루아침에 백지화하여 온나라가 떠들썩하다”며 “김건희 여사의 ‘해외 명품 쇼핑 의혹’까지 불거졌으니 ‘대통령 해외 순방을 백지화’ 하자고 하지 않을지 의문”이라고 비꼬았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정말 기절할 노릇”이라고 개탄하며 “사실이라면 대통령이 직접 석고대죄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억장이 무너질 노릇”이라며 “왜 언제나 부끄러움은 우리 국민들 몫인가?”라고 물었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자 일부도 ‘김건희 해외 명품 쇼핑’ 비판

대통령과 여당 지지자 일부도 ‘김건희 해외 고가품 쇼핑’ 비판에 나섰다. 특히 ‘양평 고속도로 게이트’와 ‘호우 피해’로 난리가 난 마당에 고가품 쇼핑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노했다.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같은 기류는 SNS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표현도 야당 지지자 못지 않을 정도로 거침이 없었다.

“김건희 여사는 명품 숍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다. 지금 국내 최대 이슈가 ‘양평 김건희 로드’다. 거기다 호우 피해로 사람들이 사망한다는 뉴스가 실시간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럴 때 ‘국민들이 죽는데 호화 쇼핑이냐’는 소리 들을 빌미는 주지 말았어야 한다.”

“국내에서는 폭우로 인해 수십 명이 죽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다쳤는데 그걸 모를 리 없는 상황에서 명품 쇼핑? 윤석열 정부 최고의 리스크는 김건희, 영부인 리스크라는 말이 초장부터 나왔는데 왜 이걸 막지 못하는지. 영부인 스스로 자제를 못하는지.”

“명품 숍 쇼핑으로 야당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김 여사의 이번 명품 쇼핑은 윤 대통령의 국익 세일즈 외교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명품만 보면 광분하는 마담뚜나 장삼이사들처럼 똑같이 놀고 있노? 집중 호우로 나라가 아수라장인데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자가 이렇게 철딱서니가 없노?”

“영부인이 이런 식이면 참 곤란하다. 매를 자청해서 벌고 있다. 지금이 명품 매장 방문할 때인가? 자신의 일가 땅 때문에 국내가 이리 시끄러운데 외국에 나가있다고 이렇게 한심한 꼴을 보이다니. 여당도 더 이상 방어해주기 어렵겠다.”

지지자들은 안타까워했다. 답답해하며 애를 태웠다. 다음 총선을 걱정했다. 나라와 윤 대통령을 걱정했다. 육영수 씨를 그리워했다.

 

  ‘김건희 여사 팬카페’ 갈무리
‘김건희 여사 팬카페’ 갈무리

“우연히 방문했다고? 1군데도 아니고 5군데를? 명품 쇼핑에 목숨이라도 걸었나? 왜 이런 것도 자제를 못해? 그럴 거면 영부인 자리 내놓아야지. 영부인이라는 사람이 오히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재를 뿌리고 있음. 김건희 리스크가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위협. 이거 어떻게 안하면 정말 최악의 경우도 감수해야 할 것임.”

“왜 화려한 명품 사치숍 쇼핑으로 구설수에 올라야 하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영부인이 외교순방중에 삐끼한테 걸려서 명품쇼핑을 하게 되었다는 참모들의 해명도 거의 수준미달이다. 다가오는 총선에 검은 그림자는 더욱 짙어질 듯하다. 다수를 앞세운 야당의 공세에 더욱 힘든 국정운영이 불 보듯 뻔한데, 도대체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 가? 왜 이래? 정말!”

“대통령실이 문제가 아니고, 김건희 여사 본인이 왜 문제가 될 거라 생각을 못하나! 한두 번이 아니지 않는가. 참 어리석고 답답하다. 완벽하고 철저하게 단결된 힘으로 밀어도 버거운 좌파의 장벽인데.”

“조용히 내조만 하겠다는 대국민 약속만 지켰다면, 이런 일 없었을 텐데. 아, 육영수 영부인이 그립다.” “정말 갑갑해서 미침. 생각들 좀 하고 살자, 제발. 감싸줄 수가 없네. 혹시, 정말 팔불출이니?”

심지어 페이스북의 ‘김건희 여사 팬카페’에는 한 회원이 관련 기사를 붙이곤 “이런 일로 빌미를 주다니…”라는 글을 게시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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