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는 원자력 업계 대표한다”

“원전 건설 과정에서 더 많은 탄소 배출”

“핵폐기물 저장이 환경에 더 악영향”

“원전 해체하면 일자리 더 창출”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새뮤엘 코골라티 벨기에 의원이 10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세계 녹색당 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6.10. 녹색당
새뮤엘 코골라티 벨기에 의원이 10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세계 녹색당 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6.10. 녹색당

새뮤엘 코골라티 벨기에 의원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를 위한 국제 연대를 호소했다.

8~1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세계 녹색당 대회에 참석한 코골라티 의원은 “벨기에 외무장관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녹색당이 협력해 각국 정부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골라티 의원은 11일 시민언론 민들레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벨기에서 주벨기에 일본 대사관에 항의했으며 모든 국가에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논거로 사용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코골라티 의원은 “IAEA는 영향력이 있다”면서도 “원자력 산업계를 대표하며 과거 원자력 산업에 있던 사람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적이고 독립적인 보고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럽 좌파 정당마저도 소형 원자로에 대한 지지로 선회하는 데 대해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코골라티 의원은 “최근 원자력 업계가 부활을 노리고 있다”면서 “벨기에뿐 아니라 미국, 유럽, 한국에서도 여론이 변하고 사회민주당조차 원자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말한다”면서 “이것은 미래세대의 권리”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이 그린 택소노미에 원자력 에너지를 포함시킨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코골라티 의원은 “원자력 발전은 100% 그린이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 “바람 등 신재생 에너지가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는 독일이 후쿠시마 사건 이후 원자력 발전 폐기 절차를 밟고 있지만 프랑스는 여전히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프랑스의 영향력으로 인해 원자력 발전이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랑스로 인해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코골라티 의원은 “프랑스에서 원자력 에너지의 영향력이 크다”면서 “프랑스는 태평양 등 전 세계에서 핵실험을 했으며 핵무기 때문에 군이 큰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벨기에에서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어를 말할 수 있어 프랑스 언론의 영향력이 크다”면서 “독일어는 수천 명이 말할 뿐이어서 독일어 미디어의 영향력이 적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업계의 레토릭이 달라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코골라티 의원은 “원자력 업계가 예전에는 에너지 생산을 많이 한다는 등 경제성으로 홍보했다”면서 “요즘은 기후 변화가 주요 이슈가 되자 레토릭을 바꿔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한다고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현재 방식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새뮤엘 코골라티 벨기에 의원(왼쪽 두번째)이 1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세계 녹색당 대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2023.6.11. 녹색당
새뮤엘 코골라티 벨기에 의원(왼쪽 두번째)이 1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세계 녹색당 대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2023.6.11. 녹색당

윤석열 대통령이 원자력 에너지를 장려하는 데 대해서도 그는 비판적이었다. 코골라티 의원은 “세계 여러 나라의 보수파 정치인들이 원전을 장려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한국만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원자력 발전에 대해 비판했다. 코골라티 의원은 “원자력 에너지가 탄소 중립에 기여한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기후 변화 목표를 지키기 위해 8~9년이 남아 있는데 새 발전소를 지을 시간도 없고 돈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엄밀히 말해 원자력 발전이 탄소 배출을 안 하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전력 생산뿐 아니라 원자력 발전 전체 과정을 보면 엄청난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라늄 추출, 우라늄 운송, 발전소 건설과 해체 등 전체 사이클을 보면 탄소 배출이 엄청나며 이것을 탄소중립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골라티 의원은 또 “환경은 이산화탄소 배출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원전은 생물 다양성은 물론 30만 년 동안 폐기물을 저장하는 문제 등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진보 정당으로서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차별 지점을 묻자 코골라티 의원은 “사회민주당은 옛 소련, 중국 같은 공산주의자와는 다르다”면서 “그들은 19세기, 20세기 노동자들의 삶을 바꾸고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놀라운 일들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21세기에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면서 “자본주의는 노동자뿐 아니라 환경에도 지대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녹색 운동은 21세기의 새로운 큰 정치적 운동”이라면서 “사민당이 과거 지향적 생각을 한다면 녹색당은 미래세대와 환경을 아우르는 시스템적 방식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녹색당이 정치적 지향뿐 아니라 정치를 하는 방식도 혁신적이라고 자랑했다. 코골라티 의원은 “우리가 정치를 하는 방식은 우리가 상징하는 목표만큼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부패에 완전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녹색당은 새로운 아이디어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정치를 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면서 “의회에서 가장 젊은 정당이고 여성의 대표성을 강조하며 뉴 페이스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골라티 의원은 원전을 끼고 있는 도시 위(huy) 출신이다. 그는 원전을 옆에 두고 자란 것이 녹색당 정치를 시작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했다. 코골라티 의원은 “14세에 녹색당에 가입한 것은 내 고향에서 원전을 보고 자란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정치인으로서 코골라티 의원은 원전 폐기와 관련된 수많은 담론들과 싸워야 한다. 코골라티 의원은 “벨기에에 있는 원자로 7개 가운데 5개를 없애기로 했다”면서 “없애는 과정에서 정치인이 실업을 방치한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전을 해체하는 것은 오히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면서 “해체 과정이 최소 25년 걸리는 데 그 과정에서 기존에 일했던 노동자들이 그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력 생산에 보다 발전소 해체가 더 노동집약적”이라면서 “발전소 해체는 새로운 발전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새로운 고용 창출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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