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지킴이 합창단’ 도 취소…"함께 무대 못 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진실 규명 선결돼야"
"계엄군 수뇌부의 공식 사과 보장 못해"
5·18민주유공자 유족회가 특전사동지회와 함께 하기로 한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선포식> 행사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족회는 14일 양재혁 유족회장 명의의 ‘불참 결정문’을 내고 “행사의 기대와 취지와는 다르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진실 규명이 선결되지 않는 한, 위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족회는 “5·18민주화 운동의 온전한 진상 규명 및 특전사 수뇌부 사과에 많은 기대를 갖고 대승적 차원에서 부상자회, 공로자회 그리고 특전사측과 수 차례 면담에 참석하였으나 자세히 살펴본 결과, 행사 이후에도 진실 규명을 위한 양심 선언과 계엄군 수뇌부의 공식적인 사과도 추론을 할 뿐이지 확실히 보장되지는 않았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유족회는 ‘불참 결정문’ 발표 하루 전인 지난 13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행사 참여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양재혁 유족회장은 “유족회 집행부는 앞으로 5·18의 온전한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도청 지킴이 합창단’도 식전 행사로 준비했던 공연을 취소했다. 공수부대의 ‘검은 베레’가 울려 퍼지는 무대에 함께 설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검은 베레’는 5·18 당시에도 공수부대원들이 많이 불렀던 노래로 알려져 있다.
그런가하면 ‘격려사 및 축사 예정자’였던 정치인 등도 불참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강기정 광주시장, 이용빈 민주당 의원 등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9일 개최 예정된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선포식>은 반쪽 행사가 될 공산이 커졌다. 특히 오월 3단체(부상자회·유족회·공로자회) 가운데 유족회가 빠져 주최측은 당황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앞서 행사 거부 의사를 밝혀왔던 다른 5·18단체와 여성단체, 지역의 시민사회는 지난 13일 일제히 <대국민 선포식> 행사를 ‘가짜 정치쇼’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오월어머니집, 광주전남추모연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등은 성명서와 입장문을 통해 <대국민 선포식> 행사를 “윤석열 정부와 일부 5·18단체의 임원들이 야합한 이벤트”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진정한 대국민 통합은 5·18 진상 규명이 먼저”라며 “특전사동지회는 진상 규명부터 나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특전사동지회는 전두환과 함께 광주시민을 학살한 정호용이 초대회장인 단체"라는 점도 문제삼았다.
애초부터 불참을 선언했던 다른 5·18 단체 등은 유족회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다른 두 단체의 불참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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