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받아가렴, 어른들이 선결제 했단다"
청주 작은 서점이 시작, 전국으로 확산
세계 곳곳에 이런 믿음이 놀라운 성과
선물한 책 한 권이 그의 인생을 바꾼다
청주의 작은 서점 안내문 "어른들이 선결제했으니, 책 받아 가요."
2024년 2월, 충북 청주의 작은 독립서점 '책방, 앤'에서 조용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서점 문 앞에 붙은 작은 안내문 하나. "어른들이 선결제했단다, 책 받아 가렴." 처음엔 책 세 권이 전부였습니다. 그나마 이 세 권이 소진되는 데 무려 보름이나 걸렸습니다.
"진짜 공짜예요?" 책을 받아든 학생들은 몇 번이나 되물었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눈치를 보며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입소문은 퍼졌습니다. 지금은 매달 서른 권의 책이 청소년들의 손에 들려집니다.
이 프로젝트의 규칙은 단 하나. '보호자 없이 서점을 찾아와 자유롭게 고를 것.' 산남중학교 2학년 오상우 군은 말합니다. "부모님 없이 스스로 책을 고르는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그저 책만이 아니라, '선택하는 경험' 그 자체였습니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청주를 넘어 부산, 인천, 화순, 천안 등 전국 15곳 이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책 세 권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대한민국 전역의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후원자들이 미리 결제한 금액으로 서점에서 새 책을 사들이는 방식이라, 청소년들은 깨끗한 새 책을 부담 없이 자기 것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 세계는 오래전부터 선순환을 증명해왔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비단 한국만의 것은 아닙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비슷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왔습니다.
Little Free Library - 어머니를 기리는 작은 책장이 세계를 바꾸다
2009년 미국 위스콘신의 토드 볼이 돌아가신 어머니(교사이자 독서광)를 기리기 위해 앞마당에 작은 책 상자를 만들었습니다. "Take a book, return a book." 이 단순한 규칙으로 시작된 움직임은 지금 전 세계 128개국에 20만 개 이상 설치되었고, 2019년까지 1억 2000만 권의 책이 공유됐습니다. 필리핀에서는 아이들이 이 책장에서 책을 가져가 글을 읽지 못하는 부모에게 읽어주고, 아프리카 외진 마을에는 이것이 유일한 도서관입니다. 새 책이든 깨끗한 중고 책이든 누구나 자유롭게 넣고 가져갈 수 있는 이 작은 책장은, 순수한 나눔의 정신을 보여줍니다.
Dolly Parton 'Imagination Library' - 3억 권의 책이 된 아버지의 사랑
1995년 컨트리 가수 돌리 파튼은 평생 글을 읽고 쓰지 못했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고향 테네시의 아이들에게 매달 한 권씩 책을 무료로 배송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매달 240만 권, 지금까지 3억 권 이상을 보냈습니다. 미국 5세 미만 어린이 7명 중 1명이 이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있고, 1.27초마다 책 한 권이 발송됩니다. 연구 결과 참여 가족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가능성이 2.5배 높았고, 아이들의 언어 발달은 3~6개월 빨라졌습니다. 모든 책은 새 책으로, 아이들의 이름으로 집까지 배송됩니다.
Reach Out and Read - 병원에서 책을 처방하는 의사들
1989년 보스턴 메디컬 센터의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정기 검진을 받으러 온 아이들에게 책을 한 권씩 선물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에게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세요. 이게 가장 좋은 치료입니다." 지금 미국 6400개 의료기관에서 3만 4000명의 의료진이 매년 480만 명의 아동에게 740만 권의 책을 나눠줍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독서 처방'입니다. 의료기관에서 나눠주는 책들은 모두 새 책으로,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춰 신중하게 선택됩니다.
First Book - 1억 6000만 권의 첫 번째 책
1992년 집에 단 한 권의 책도 없이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시작된 비영리 사회적 기업입니다. 대량 구매력을 활용해 저소득 가정 아이들에게 새 책을 무료나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합니다. 지금까지 1억 6000만 권 이상의 책과 교육 자료를 배포했고, 매년 650만 명의 아동에게 도달합니다. 기부금의 96.57%가 실제 교육 활동에 쓰이는 투명한 조직입니다. 출판사로부터 기증받거나 대량 구매한 새 책만을 다루며, 평균 소매가 18달러짜리 그림책을 2.85달러에 제공합니다.
Books for Africa - 아프리카의 책 기근을 끝내자
1988년 아프리카 학교 교실에서 10~20명의 학생이 교과서 한 권을 돌려가며 보는 현실을 목격한 사람들이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아프리카 국가에 5000만 권 이상의 책을 보냈습니다. 그들은 믿습니다. 교육이 평등의 열쇠이고, 책은 교육의 기초이며,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새 책과 깨끗한 중고 책을 받아, 자원봉사자들이 연령대와 주제에 맞게 신중히 선별해 아프리카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책만을 보냅니다.
Room to Read - 네팔 산골에서 780만 명의 변화로
2000년 네팔 산골 마을 학교에 기증받은 책을 들고 간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현재 780만 명의 아동에게 도달했고, 2000년 이후 1458만 권 이상의 책을 배포했습니다. 근무자의 87%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가 출신으로, 현지에 투자하고 현지 언어로 책을 출판합니다. 학교 도서관 설립, 현지 언어 아동 도서 기증 및 출판을 통해 새 책을 제공하며, 문화적으로 적합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언어로 읽을 수 있는 책에 집중합니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일곱 가지 이야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모두 평범한 사람의 작은 행동에서 시작됐다는 겁니다. 토드 볼은 그냥 아들이었고, 돌리 파튼은 가수였으며, 이지영 씨는 청주의 작은 서점 주인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은 책을 믿었고,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 동네 어딘가에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용돈이 없어서, 부모가 책값을 아까워해서, 혹은 그냥 혼자서 서점에 들어갈 용기가 없어서 망설이는 아이가 있습니다.
당신은 그 아이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동네 서점을 찾아가 "청소년들 책 한 권 선결제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세요. 만약 그 서점에 아직 이런 프로젝트가 없다면 시작을 제안하세요. 청주의 '책방, 앤'처럼, 세 권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서점이 부담스럽다면 더 간단합니다. 집 앞에 작은 책장을 놓으세요. 읽던 책을 넣어두고 "가져가세요"라고 써 붙이세요. 아파트 관리소에 물어보세요. 도서관에 기부하세요. 조카나 친구 아이에게 책을 선물하세요.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새 책이든 깨끗한 중고 책이든, 모두 좋습니다.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는 중고 책으로, Books for Africa는 새 책과 중고 책 혼합으로, First Book은 새 책만으로 운영됩니다. 중요한 건 책의 상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마음입니다. 당신이 아끼던 책도, 방금 산 새 책도, 모두 누군가에겐 소중한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시작입니다. 완벽할 필요 없습니다. 청주에서도 처음 세 권이 소진되는 데 보름이 걸렸습니다. 토드 볼도 처음엔 앞마당에 작은 책장 하나 놓은 게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고, 사람들이 동참했고,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선순환은 어김없이 작동합니다
이지영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곳에서 책을 선물 받은 아이들이 자라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선순환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 꿈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책방 앤의 후원자 중에는 "우리 아이가 이 프로젝트 덕분에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이번엔 제가 후원할게요"라는 사연도 있습니다.
전 세계 20만 개의 리틀 프리 라이브러리를 보세요. 3억 권의 책을 받은 아이들을 보세요. 아프리카 교실에 가득 찬 5000만 권의 책을 보세요. 이 모든 게 "불가능해"라고 말하지 않은 사람들이 만든 기적입니다.
당신이 오늘 선물한 책 한 권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꿉니다. 그 아이가 자라서 또 다른 아이에게 책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선이 원이 되고, 원이 파도가 되어 세상을 바꿉니다. 책을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이 멋지지 않습니까? 우리 모두 함께 도우며 삽시다. 오늘 당신이 하는 작은 실천은 이 세상의 내일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 참고: 본문의 모든 통계와 인용은 각 기관의 공식 발표 자료 및 검증된 언론 보도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31418001
2. https://www.littlefreelibrary.org
3. https://dollyparton.com/imagination-library
4. https://www.reachoutandread.org
5. https://www.firstbook.org
6. https://www.booksforafrica.org7. https://www.roomtoread.org
노래: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https://youtube.com/shorts/qvQPFZAEBE0?feature=share)
노래: Ah, How Beautiful It Is ---> https://youtube.com/shorts/6NUqcbh6X_k?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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