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만기출소 뒤 지난 19일 또 같은 죄목으로

우한 사태 발생 초기 850km를 걸어가 현장 취재

중국 공안 허위사실 유포 소동도발 혐의로 체포

인권활동가 지원 영상 올렸다 체포, 1년간 소식 두절

국경없는 기자회 “국제사회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

중국 언론인 최소 123명 수감, 언론자유 지수 178위

우한 코로나19사태 발생 초기단계 상황 세상에 알렸다 장기 징역형에 처해진 변호사 출신 중국 시민기자 장잔의 석방을 촉구하는 '국경없는 기자회'(RSF) 사이트 화면.
우한 코로나19사태 발생 초기단계 상황 세상에 알렸다 장기 징역형에 처해진 변호사 출신 중국 시민기자 장잔의 석방을 촉구하는 '국경없는 기자회'(RSF) 사이트 화면.

2020년 1월 중국 후베이 성 성도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노 바이러스 팬데믹 초기 단계의 현지상황을 직접 취재해 SNS를 통해 세상에 알렸던 변호사 출신의 시민기자 장잔(張展, 42). 그녀가 징역 4년형 복역 뒤 지난해 출소한 지 1년여만에 다시 체포돼 지난 19일 또다시 같은 죄목으로 징역 4년형을 언도받았다.

지난해 5월 4년 만기출소 뒤 지난 19일 다시 4년형

인권전문 웹사이트 웨이촨왕(維権網)에 따르면, 장 씨는 지난해 5월 출소 뒤에도 SNS를 통해 인권활동가들을 지원해 왔으며, 당국은 그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차단했다. 지난 1년간 세상은 그녀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공판 당일 상하이 법원을 찾아간 외교관과 기자들은 방청을 거부당했으며, 함께 간 인권활동가 몇 명은 중국 공안에 연행당했다.

 

지난 9월 22일 장잔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자의 모습을 담은 로이터 통신 사진.
지난 9월 22일 장잔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자의 모습을 담은 로이터 통신 사진.

우한 사태 발생 초기 850km를 걸어가 현장 취재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RSF)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장 씨는 2020년 1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폭발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다음 달인 2월, 850km를 걸어서 우한에 들어간 뒤 과밀한 병원과 생필품 값을 올려받는 상점, 단속대상인 환자 가족들, 그리고 당국의 통제 실상을 취재해 유튜브, 위챗, 트위터 등에 100여 개의 영상을 게시했다.

중국 공안 허위사실 유포 소동도발 혐의로 체포

그해 5월 중순 공안당국은 장 씨를 체포했다. 그녀는 9월에 허위사실 유포로 “소란을 피우고 문제를 일으킨” 소동도발 혐의로 기소돼 12월에 4년의 징역형을 받았다.

당시 검찰은 장 씨가 “대량의 거짓을 발신해 해외 언론매체의 취재를 받았고, 악의를 가지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정보를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장 씨의 변호인은 판결 뒤 기자들에게 “법정에서 중요한 증거들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부당한 재판이라 항변하고, “그녀(장 씨)는 사실을 보도했다”고 말했다.

그에 앞서 그해 11월에야 변호인을 만날 수 있었던 장 씨는 구속당한 뒤 불법 체포에 항의하며 단식했으나 족쇄에 묶인 채 호스를 강제 삽입해 유동식을 주입하는 등의 고문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계속된 항의 단식투쟁으로 그녀는 야위고 초췌한 모습이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2021년 장잔에게 ‘언론 자유상’을 수여했다. 장 씨가 힘겨운 싸움을 버텨낼 수 있었던 데에는 그 사건에 대한 그런 국제적인 관심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장잔이 만기출소 1년만에 다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전한 일본 지지 통신의 22일 보도 사진에 담긴 중국 상하이 법원 모습.
장잔이 만기출소 1년만에 다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전한 일본 지지 통신의 22일 보도 사진에 담긴 중국 상하이 법원 모습.

인권활동가 지원 영상 올렸다 체포, 1년간 소식 두절

지난해 5월 만기 출소한 장 씨는 8월에 구속 중인 다른 인권활동가를 지원하기 위해 간쑤성에 다녀온 뒤 당국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그 활동가에 관한 정보를 SNS에 올렸다. 그 몇 주 뒤인 8월 28일 장 씨는 체포당했다. 이후 장 씨는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소란을 피우고 문제를 일으킨” 혐의로 상하이 푸둥 구치소에 수감됐고, 지난 1년 동안 연락 두절 상태였다. 당국은 그녀의 구금상황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을 막기 위해 그녀의 소재에 대한 정보를 제한했다.(국경없는 기자회 사이트 8월 27일)

결국 장 씨는 지난해 11월 4년 전과 같은 소동도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 9월 19일 상하이 법원 첫 공판에서 5년 만에 또 다시 4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RSF “국제사회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장 씨의 재구속 뒤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RSF는 장 씨가 구금 중에 인권유린에 항의하며 벌인 장기간 단식투쟁으로 몸이 쇠약해져 사망할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우리는 장잔의 곤경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보도, 그리고 이 질병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알린 영웅적인 저널리즘으로 이미 4년 동안 부당하게 수감되었습니다. 이제 그녀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그녀를 무너뜨리려는 시도 아래 극도로 가혹한 환경에 억눌려 억압받고 있습니다. 장잔의 건강은 지속적인 부분 단식 투쟁으로 인해 심각하게 악화되었습니다. 국제사회는 침묵해서는 안 되며, 중국정부가 이 정보(information) 영웅에 대한 부끄러운 탄압을 중단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앙투안 베르나르 국경없는기자회 옹호 및 지원 부장)

수감 중인 자유언론 옹호자 최소 123명, 언론자유 지수 178위

RSF에 따르면, 중국의 구치소는 교도소보다 환경이 더 가혹하다. 감방이 과밀하게 배치돼 있고, 햇빛과 운동이 제한적이며, 변호사 접견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가족 면회도 불가능하다. 수감자들이 외부세계와 어느 정도 접촉할 수 있는 교도소와 달리 구치소는 통제와 격리를 위해 설계됐으며, “종종 수감자들을 파멸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RSF는 지적했다.

RSF는 중국의 이런 수감시설에는 언론인과 언론 자유 옹호자들이 최소 123명이나 수감돼 있다고 했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25년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중국은 조사대상 180개국 및 지역 중에서 178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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