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그룹 CEO “2~3개월 지연”
정의선 회장 “양국이 좋은 (비자)시스템 구축 희망”
복잡한 미국 비자, 20개 그룹 80종 이상
비즈니스 목적 H1B는 주로 고소득의 IT업계용
미국 투자 외국기업들 다수가 단기비자에 의존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미국 조지아 주 현대-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어진 미국 이민당국의 대규모 노동자 체포 구금 사태로 공장건설 일정이 최대 3개월 늦어질 것이라고 현대자동차그룹 호세 무뇨스 CEO(최고경영책임자)가 밝혔다. 이번 사태 발생 뒤 현대자동차 쪽이 이 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인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오토모티브뉴스 콩그레스'에 참석한 무뇨스 CEO를 취재한 <일본경제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이 자동차 관련 이벤트에 참석한 무뇨스 CEO는 “(최근 벌어진 일련의 혼란으로) 배터리공장 건설이 적어도 2~3개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 함께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강연 중에 “양국(한미) 정부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미국의) 비자 제도는 매우 복잡하다. (양국 정부가) 함께 좋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외국기업 투자 유치와 비자발급 요건 강화는 모순
<닛케이>는 한국을 비롯한 미국 투자 외국기업들이 공장건설 과정 등에서 인력 부족으로 자국에서 인재·요원들을 미국으로 불러들이고 있지만, “미국의 취업비자 발행조건이 매년 더 엄격해지고 있어서 단기비자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외국자본의 투자유치에 힘쓰는 미국정부 정책과 모순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썼다.
미국 비자 20개 그룹 80종 이상
<닛케이>에 따르면, 미국의 비자는 이민에 해당하지 않는 ‘비이민’용 비자만 해도 그룹별로 20종이 넘는다. 세분하면 80종 이상으로 나뉜다. 고도의 전문기능을 지닌 인재를 대상으로 발급되는 H1B비자 외에 회의나 상업적 면담 등 일시적인 비즈니스로 단기체류하는 사람들을 위한 단기상용 B1비자, 기업 내 전근용 비자인 L1비자 등이 있다.
그리고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단기상용 목적의 경우에는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VWP)을 이용해 미국에 체류할 수 있다. VWP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42개국·지역이 이용할 수 있다. 대상국의 국적 보유자는 전자여행허가 시스템(ESTA)에 등록되면 비자 없이도 미국에 들어가 최대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 다만 ESTA로 입국했을 경우에는 노동행위를 할 수 없다.
비즈니스 목적 H1B는 주로 고소득의 IT업계용
비자 중에서 주로 비즈니스 목적의 체류를 대상으로 한 H1B비자는 발급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2023년도(2022년 10월~2023년 9월)에 발급된 H1B비자(신규 및 소지자의 계속 신청까지 포함)는 39만 9395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63.9%인 25만 5250건이 고소득 분야인 IT업계용이었다. H1B비자 취득자의 연간수입 중앙치는 12만 달러로, 연봉이 높은 전문직 외에는 이를 취득하기가 해마다 힘들어지고 있다.
미국 투자 외국기업들 다수가 단기비자에 의존
H1B비자 취득이 어려워지면서 외국자본 다수가 종업원을 미국에 일하러 보낼 때 단기비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뒤인 2021년 이후 단기상용 B1비자로 입국하는 경우가 급증했다. 이번 현대자동차 조지아 공장에서 구금당한 한국인들 다수도 B1비자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2024년도 B1비자와 단기 관광용 B2비자 발급 거부율은 일본이 5.76%, 한국이 14.97%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20일 취임할 때 비자 발급심사를 강화한다는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이에 따라 국무부 등은 미국여행 자격요건과 불법체류 단속을 강화해 왔다.
대만 TSMC도 애리조나 주 공장건설 인력 부족
이런 영향으로 미국 내에는 건설작업인력을 비롯한 인력 부족이 심해지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대기업 대만집적전자회로제조(TSMC)가 미국 서부 애리조나 중에서 건설 중인 공장에서도 작업원과 전기기사 등이 부족해 문제가 됐다.
트럼프 정권이 해외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으로 (관련 요원들의) 입국요건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캘리포니아 주 소스트린 이민변호사사무소의 리타 소스트린 변호사는 ”외국기업의 대미 투자 의욕을 위축시킬 수 있다“ 고 했다.
일본기업도 파급 우려, 종업원 채용 요건 강화
<닛케이>는 이번 현대자동차 사태의 영향이 일본기업에도 파급될 수 있다며, 미국 내 일본기업들이 종업원 채용절차를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디트로이트 자동차 관련 이벤트에 참석한 브리지스톤 미국법인의 스콧 데이먼 CEO는 자사의 경우 “(종업원 등의) 채용 프로세스는 매우 엄격하다. 누구를 채용하든 합법적인 종업원이 돼야 한다는 것이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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