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한 얼굴, 해사한 웃음, 해사한 옷차림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사하다'입니다.
여러분은 '해사하다'라는 말을 보시고 어떤 느낌이 드시는지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해사하다'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으며, 비슷한 말로 '조촐하다', '말쑥하다', '해말갛다'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1. 얼굴이 희고 곱다랗다 / 해사한 얼굴
2. 표정, 웃음소리 따위가 맑고 깨끗하다 / 해사하게 웃다.
3. 옷차림, 자태 따위가 말끔하고 깨끗하다 / 만기는 서양 사람처럼 후리후리한 키와 알맞은 몸집에 귀공자다운 해사한 면모를 빛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을 보고 그저 '예쁘다', '잘생겼다'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런 말이 조금 모자란다 싶을 만큼 맑고 깨끗한 느낌이 들 때 쓰면 좋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얼굴을 비롯해서 낯빛(표정)과 웃음, 옷차림까지 아우르는 맑음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박경리 님의 소설 '토지'에 '해사하다'를 쓴 다음과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서희는 입가에 해사한 미소를 띠었다. 스물한 살, 한창 피어나는 꽃봉오리 같은 서희의 젊음은 고통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불길이었다.
여기서 서희의 웃음(미소)은 그저 예쁜 웃음이 아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려움(고난) 속에서도 맑고 깨끗함을 잃지 않은 서희의 됨됨까지 비춰 주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나날살이(일상생활)에서도 '맑고 고운 얼굴을 봤을 때', '밝은 낯빛(표정)과 웃음을 만났을 때', '말끔한 옷차림과 몸씨(자세, 태도)가 돋보일 때' '해사하다'를 써 보시기 바랍니다.
잘 자고 일어난 아기 얼굴이 참 해사합니다.
해사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해사하게 차려 입은 그 사람이 더욱 돋였습니다.
'해사하다'는 말을 아는 사람은 '해사함'을 더 잘 알아차리고 더 잘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저 토박이말을 하나 더 알고 쓰는 것을 넘어 우리 삶의 맑고 깨끗함까지 값지게 여기는 마음과도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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