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몫'과 '무게'라는 말도 그저 온 게 아니다

토박이말 많이 찾아 새로운 말로 다듬자

4285해(1952년) 펴낸 ‘셈본 6-2’의 마지막에 있는 갈말(술어) 보기틀 ‘ㅁ’에 갈무리 되어 있는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952년 문교부가 펴내고, 한국학술정보가 2019년 다시 발행해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한 셈본 6-2.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도서관 홍페이지에 올라 있다.
1952년 문교부가 펴내고, 한국학술정보가 2019년 다시 발행해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한 셈본 6-2.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도서관 홍페이지에 올라 있다.
[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첫째 줄에 ‘몫’이 있습니다. 묶음표 안에 ‘상(商)’이라는 한자말이 있는 것을 볼 때 ‘상(商)’과 뜻이 같은 토박이말이 ‘몫’임을 알 수 있습니다. ‘상(商)’는 한자말로 흔히 ‘헤아릴 상’, ‘장사 상’으로 새기는 말이지만 ‘몫’이라는 뜻도 있긴 합니다.

‘상(商)’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으면 ‘수학 ‘몫’의 전 용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몫’은 ‘여럿으로 나누어 가지는 각 부분’이라는 뜻과 ‘수학 나눗셈에서 피제수를 제수로 나누어 얻는 수’라고 풀이를 하고 ‘전문어’로 ‘상(商)’이 있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몫’의 전 용어로서의 ‘상(商)’은 열둘(12)째 올림말인데 ‘몫’ 아래 있는 풀이는 열셋(13)째 올림말이라고 잘못 알려주고 있기에 바로 잡아야 하겠습니다.

‘수학 나눗셈에서 피제수를 제수로 나누어 얻는 수’라는 풀이도 말집(사전)을 보는 누구나 알기 쉬운 말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눗셈을 처음 배우는 꽃배곳(초등학교) 배움이들은 ‘피제수’를 ‘나누어지는 수’, ‘제수’를 ‘나누는 수’라고 배우기 때문에 이 풀이를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피제수’를 찾으면 “어떤 수나 식을 다른 수나 식으로 나눌 때, 그 처음의 수나 식. ‘6÷3=2’에서 ‘6’을 이른다.”라고 풀이를 하고, 비슷한 말로 ‘나뉘는수’, ‘나뉨수’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제수’를 찾으면 “나눗셈에서, 어떤 수를 나누는 수. 예를 들면, ‘10÷5=2’에서의 ‘5’를 이른다.”라고 풀이를 하고, 비슷한 말로 ‘나누는수’, ‘나눗수’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이런 말을 두고 왜 요즘 배움책에서는 쓰지 않는지도 저로서는 많이 궁금했습니다.

둘째 낱말로 ‘무게’가 있습니다. 묶음표 안에 ‘중(重)’이라는 한자말이 있는 것을 볼 때, ‘중(重)’과 뜻이 같은 토박이말이 ‘무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중(重)’은 한자말로 ‘무거울 중’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중(重)’을 찾아보아도 ‘수학 무게의 전 용어’와 같은 풀이는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무게’와 같은 뜻으로는 ‘중량(重量)’이라는 말을 쓰는데 왜 ‘중량(重量)’이라는 말을 묶음표 안에 쓰지 않고 ‘중(重)’을 썼는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무게’를 찾으면 네 가지 뜻 가운데 ‘물건의 무거운 정도’라는 풀이가 있고 비슷한 말로 ‘중량’이라는 말이 있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상(商)’이라는 말보다는 토박이말 ‘몫’이 훨씬 쉬운 말이고, ‘중량(重量)’보다 ‘무게’라는 말이 쉽기 때문에 아이들이 쓰는 배움책에서 그렇게 쓰게 되었다는 것을 한눈에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쉬운 말 쓰기를 몇몇 낱말에 그치지 말고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찾아서 하고 없는 것은 새로운 말로 다듬어 썼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경남신문에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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