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평화'…"전쟁 다시 겪지 않는 나라 만들 것"
북한 자극, 도발 유도식 대결적 용어 없어
고흥 국립소록도병원 찾은 역대 첫 대통령
취임 이후 일관된 이 대통령 평화 메시지
정동영 "윤석열 정부, 역사 속으로 사라져"
6·25전쟁 75주년을 맞이한 25일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는 '평화'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6·25전쟁 75주년을 맞으며'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전쟁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수많은 이들이 가족을 잃고, 고향을 떠나야 했으며, 평온했던 삶이 무참히 파괴됐다"면서 '전쟁 없는 나라'를 위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다짐했다.
이 대통령 6·25전쟁 75주년 메시지는 '평화'
남북대결 고취에 열 올린 윤석열과 달랐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상처를 딛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갔다"면서 "전쟁이 끝난 1953년,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에 불과했던 나라가 이제는 국민소득 3만6000 달러를 넘나드는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했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출범 이후 최초로 대표적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전환해 전 세계 개발도상국의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으며, 경제성장과 더불어 교육, 보건, 과학기술,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고, 세계 10위 경제력과 세계 5위 군사력을 갖추며 K-컬처로 세계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전장을 지킨 국군 장병과 참전용사, 유가족, 그리고 전쟁의 상처를 감내하며 살아오신 국민 모두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른 분들께 충분한 보상과 예우를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느낀다. 앞으로 더 많은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희생과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올바른 응답,
전쟁 다시 겪을 일 없는 나라 만드는 것"
대한민국의 오늘을 위해 희생과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올바른 응답으로 이 대통령은 "전쟁을 다시 겪을 일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을 들었다. 그러면서 "가장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즉 평화를 만드는 것이다. 군사력에만 의존해 국가를 지키는 시대는 지났다.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평화가 곧 경제이자, 국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시대이다. 경제가 안정되고, 국민이 안심하며 안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굳건히 구축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린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대한민국은 영원히 여러분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날 '6·25전쟁 75주년' 메시지에서도 '북한 공산군'과 '적화통일 야욕' '북한의 도발' '비열하고 비이성적 도발' '공산 전체주의' 등과 같이 윤석열 정권이 북한을 자극하고 도발을 유도하는 듯한 대결적 용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 자극, 도발 유도식 대결적 용어 없어
고흥 국립소록도병원 찾은 역대 첫 대통령
이 대통령은 지난해 당시 대통령이었던 윤석열이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된 '6·25전쟁 제74주년 행사'에 직접 참석해 남북대결 의식 고취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본인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전쟁이 아니라 평화의 메시지를 발신해 사뭇 대조적이었다.
그 대신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민·군 통합공항 이전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역대 대통령으로 처음으로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전남 고흥군 국립 소록도병원을 찾아 고통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애쓴 한센인들의 의지를 높게 평가했고, 국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약자들을 보살핀 종교인·의료인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치하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이 6·25전쟁 75주년을 남북대결 의식 고취의 장으로 삼지 않고 '로우키'로 가면서 국립소록도병원을 찾은 행보는 일종의 대북 평화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취임 이후 이 대통령은 취임 8일째인 11일 오후 2시를 기해 전격으로 전방 지역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가동을 중지시켰고,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한편, 13일엔 직접 남북 접경지역인 경기도 연천과 파주의 민간인 출입 통제 지역 마을들을 들러 평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취임 이후 일관된 이 대통령 평화 메시지
정동영 "윤석열 정부, 역사 속으로 사라져"
이 대통령의 뜻에 발맞춰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24일 종로구 남북관계관리단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단 평화를 정착하는 것이 5천만 국민의 지상명령이고 지상과제"라고 말했다. 역대 최악의 남북관계에 대해 정 후보자는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윤석열 정부 시절이고 윤석열 정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며 "새 정부와 함께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을 모색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윤석열 정권이 사실상 차단했던 민간단체의 대북 접촉을 다시 허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통일부는 19일 인도적 지원 목적의 북한 주민 접촉 신고 2건을 수리했다. 이는 작년 8월 북한의 수해 후 예외적으로 민간 인도주의 협력 단체의 접촉 신고를 수리한 후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접촉 신고 수리에 대해 "민간 차원의 남북 소통 채널 복구와 대화·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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