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단식 중 후송된 날 검찰 구속 시도한 전례

정경심 교수 뇌종양·뇌경색 진단에도 소환 및 구속

김건희 방탄 입원 등 꼼수 써도 소환은 못 피할 듯

민중기 특검 "김건희 대면조사 이뤄지리라 생각"

전직 대통령 윤석열(65) 부인 김건희(53) 씨가 21대 대통령 선거가 열린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제3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5.6.3 [공동취재] 연합뉴스
전직 대통령 윤석열(65) 부인 김건희(53) 씨가 21대 대통령 선거가 열린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제3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5.6.3 [공동취재] 연합뉴스

전직 대통령 윤석열(65)의 부인 김건희(53) 씨가 자신에 대한 특검 수사를 앞두고 병원에 입원했다. 수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다만 과거에도 이재명 대통령,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부인 정경심 교수 등에 대해 검찰이 '정적 죽이기' 일환으로 구속 시도 및 소환 조사한 전례를 봤을 때, 김 씨가 과거처럼 소환 조사를 회피하는 등 특혜를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씨는 전날인 16일 오후 3시 30분쯤 평소 앓던 지병을 이유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취재진 접근이 불가능한 브이아이피(VIP, 귀빈) 병동에서 극소수 직원의 관리 하에 치료를 받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 씨는 지난 4월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쫓겨난 이후 자택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서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대선 투표 당일만 공개석 상에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최근 김 씨의 외부활동 사진으로는 외견상 건강 문제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김 씨의 갑작스러운 입원이 곧 다가올 특검 수사에 대비하는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김 씨는 지난달 14일에도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이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건강상 이유'를 들어 불응했다.

그에 앞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도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상태에서 '건강상 이유'를 들며 조사를 거부한 바 있다. 그는 조사를 거부하고 체포적부심(법원이 체포가 적법한지 심사하는 제도) 청구 등 갖은 꼼수를 쓰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시간을 벌었다.

김 씨도 미리 입원 등을 통해 근거를 마련하면서 수사 회피 절차를 밟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병상에서 수사받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사회자 질문을 받고 "사전 포석이 아니냐 이렇게 좀 행간의 의미가 읽혀진다"며 "수사에 대비해서 일단 병원에 가서 좀 대기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본인에 대한 특검을 앞두고 병원 말고는 출구가 딱히 안보였을 것 같기도 하다"며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 단식 중 후송된 당일에도 검찰 구속 시도

다만 병원 입원을 통한 '버티기'를 장기간 끌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을 포함 최장 170일이다. 5개월이 넘는 기간 단순 입원만으로 수사를 피하기 어렵다.

특히 김 씨는 명품사건 수수 사건이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과 관련, 소환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 그나마 있었던 단 한 차례 비공개 특혜 수사도, 검사들이 경호처 직원들에게 신분증과 스마트폰까지 뺏겨가며 '황제 알현 수사'를 해 파문이 일었다.

특검 수사팀이 또다시 김 씨만을 위한 '봐주기 수사'를 할 경우 국민적 지탄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과거처럼 비상식적인 서면 조사나 비공개 조사를 하기는 어렵다.

과거 사례를 봐도 김건희가 입원 중이라는 이유로 수사를 피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당 대표 시절이었던 2023년 8~9월 윤석열 정권의 폭압에 맞서 24일이라는 초인적인 단식을 하다가 사경을 헤맸다. 그러나 당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 대통령이 단식 19일 차에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됐음에도, 입원 당일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위증교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을 걸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통령의 영장은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지난 2019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정 교수 변호인단은 최근 엠알아이(MRI, 자기공명영상) 검사 등을 통해 뇌종양과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고 알렸지만,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정 교수의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소환 조사를 계속해서 진행했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해 결국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단식 19일…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2023.9.18 연합뉴스
단식 19일…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2023.9.18 연합뉴스

민중기 특검 "김건희 대면조사 이뤄지지라 생각"

'김건희 특검'이 출범을 앞둔 가운데 특검 관계자들은 김 씨의 입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을 이끄는 민중기 특별검사는 김건희 대면조사와 관련, 기자들과 만나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 특검은 김 씨가 전날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언론 보도를 접하고 알게 됐다"며 "(김건희를) 어떻게 조사할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고, 특검보 임명이 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김건희 입원이 특검 수사 시기에 영향이 있느냐'는 물음엔 "구체적인 조사 일정은 계획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준비 작업만 해도 벅찬 상황"이라며 "차츰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3대 특검(내란특검, 김건희 특검, 채해병 특검)은 특검보 후보 추천작업을 마무리하고 전면 가동을 위한 수사 준비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김건희 특검은 지난 15일 특검보 후보자 8명을 선정해 대통령실에 제출한 바 있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은 가장 많은 16개 사건을 망라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우리기술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가방 및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금품 및 향응 수수 사건 ▲대통령실 집무실 및 관저이전 국가계약 부당 개입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채해병 사망 사건 및 세관마약 사건 구명 로비 사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등이 2022년 대우조선 파업 사태에 불법 개입하거나,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국가기밀을 유출하고, 김건희 측근이 법적 근거 없이 국가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등 국정농단 의혹 사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22년 재보궐선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부당 개입한 사건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여론조사,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등을 공천거래하며 선거에 개입한 사건 ▲김건희·명태균·건진법사 등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2021년 재보궐선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22년 재보궐선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불법·허위 여론조사, 공천거래 등 선거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 사건 ▲윤석열 재임 기간 김건희가 대통령 지위 및 대통령실 자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한 의혹 사건 ▲제20대 대선 허위사실 공표 및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각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고의적으로 지연·은폐하거나 비호, 증거인멸 및 인멸을 교사한 의혹 사건 ▲각 사건을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 등이 방해한 의혹 사건 ▲각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와 특검 수사를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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