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전쟁’ 영향, 닛케이 주가도 하락

관세전쟁 탓 물가 상승과 개인소비 부진 가속

자동차업체 수익 내년 3월 1.7조 엔 감소 전망

반도체 주도 하락-닛케이반도체 주 2% 떨어져

미국 관세 인상 악영향 5~6월기에 본격화할 것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미국 켄터키 공장 생산라인.  일본경제신문 5월 15일 수정판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미국 켄터키 공장 생산라인.  일본경제신문 5월 15일 수정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 등의 여파로 세계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일본도 성장률이 떨어지고 주가도 잇따라 하락했다.

16일 오전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 대비 96엔(0.25%) 떨어진 3만 7659엔(약 37만 6590원)으로 장을 마쳤다. 거래 시작 전에 발표된 2025년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주가 하락폭은 한때 200엔을 넘었는데, 4월 중순 이후 회복세를 견인해 온 반도체 관련 주들도 숨이 찬 모습이라고 <일본경제신문>은 전했다. 미국의 관세와 엔 강세가 역풍으로 작용한 자동차 주 하락도 이어져, 투자가들의 주식 매입 유보 무드가 강해지고 있다.

 

일본의 실질 GDP 증감률 추이. 일본 GDP(국내총생산) 성장이 플러스와 마이너스 영역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1~3월) GDP는 4분기만에 다시마이너스 성장(연율 -0.7%)을 기록했다.   일본경제신문  5월 16일
일본의 실질 GDP 증감률 추이. 일본 GDP(국내총생산) 성장이 플러스와 마이너스 영역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1~3월) GDP는 4분기만에 다시마이너스 성장(연율 -0.7%)을 기록했다.   일본경제신문  5월 16일

관세전쟁 탓에 물가 상승과 개인소비 부진 가속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은 물가변동치를 뺀 실질 계절조정치가 전기 대비 0.2% 줄었다고 16일 일본정부 내각부가 발표했다. 이를 연율로 환산하면 마이너스 0.7%다. 이는 2024년 1분기 이후 4분기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관세전쟁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올라가면서 개인소비가 약화된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민간 예측업체인 QUICK(퀵=Quick Corp.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금융시장 정보 공급업체)이 사전에 집계한 민간예측 중간값인 전기 대비 마이너스 0.1%, 연율 환산으로 마이너스 0.2%를 밑돌았다.

수입 증가가 성장률을 깎아내린 것 외에, 물가 상승으로 개인소비가 약화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시장 예측치를 밑돈 GDP 하락으로 전날에 이어 도요타와 스즈키 등의 자동차 주가 팔렸고, 아사히그룹 홀딩스와 닛신제분 그룹 본사 등 소비관련 주들 일부도 주가가 내려갔다.

자동차업체 수익 내년 3월 1조 7천억 엔 감소 전망

<닛케이>는 종잡을 수 없이 바뀐 미국 관세정책 영향으로 일본 기업들 실적이 뒤바뀌면서 주요 상장기업 36개사의 2026년 3월 전망치는 관세로 인한 수익감소액이 2조 5천억 엔에 달할 것이며, 그 중의 70%(1조 7천억 엔=약 17조 원)를 자동차 분야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각국 간의 상호관세 및 자동차 등 분야별 관세 교섭이 진행되면서 임금 인상을 비롯한 기업활동이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즈호증권 수석 시장분석가는 GDP에 대해 “미국의 관세 발동을 앞두고 (값이 오르기 전에 사 두려는) 사재기 수요 영향이 일본에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증가가 일본 자체 내수의 탄탄함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국내 재고투자 증가로 이어졌다. 재고투자란 기업이 경기 예측에 따라 원재료나 생산 중인 제품, 완성품 재고를 늘려려는 투자로, 이런 재고투자를 빼면 내수는 전혀 늘지 않았다는 얘기다.

물가상승이 계속되면서 소비자 마인드가 위축되는 등 그것이 개인소비에 끼친 영향도 일본의 경기를 끌어내릴 리스크(위험)로 작용한다고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정재생상은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앞날의 경기에 대한 불투명감을 경계해, 예상을 밑도는 GDP 마이너스 성장에 주식 매도로 반응했다.

반도체 주도 하락-닛케이반도체 주 2% 떨어져

도쿄 일렉트론과 어드밴티스트 등의 반도체 주들도 내려갔다. 15일 저녁의 미국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제조장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시각에 발표된 2025년 2~4월 결산에서 매출액이 시장예상을 밑돈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일본의 주요 반도체 종목들로 구성된 닛케이반도체주 지수는 2% 남짓 떨어졌다. 4월 중순 이후 회복세를 견인해 온 반도체 주의 상승이 멈춰선 것은 투자가 심리상의 시세 인상 예상이 약해진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세 인상 악영향 5~6월기에 본격화할 것

미국에서는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5~6월 무렵부터 경제지표가 악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일본에서도 이번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제까지 매입세를 이어 온 내수 주들에도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있다.

은행 등 금융 주는 회복세가 강해지면서 당분간 전망이 밝아 보인다. 16일 오전의 주식시장에서 미쓰비시UFJ 파이낸셜 그룹은 한때 3.3% 상승한 1994엔으로,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동하기 전인 4월 2일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 또한 머지않아 멈출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픽텟 재팬의 마쓰모토 히로시 시니어 펠로는 “미중 대립의 선행 불투명감과 일본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노선 테마의 은행주를 예전처럼 부담없이 사기는 곤란할 것”이라며, 닛케이 평균주가가 일단 3만 8000엔(약 38만 원) 근처에서 이번 회복세의 정점을 찍었으므로 “이익 확정 매도로 당분간은 현금비율을 높이는 것이 득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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