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과로 사적 욕망 채운 '파리스의 심판'

결과는 10년 전쟁에 잿더미로 변한 트로이

조희대 대법원이 탐한 황금사과의 대가는?

재발 막으려면 철저히 규명하고 응징해야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가장 아름다운 여신’ 것이라며 황금 사과를 던졌다. 이 사과를 놓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가 서로 다투었다. 제우스의 지시로 파리스가 이 사과의 주인을 판정하게 하였다.

과정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았다. 공정해야 할 판정관이 황금사과를 대가로 사적 욕망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여신들은 다양한 선물을 약속하고 파리스를 매수하려고 했다. 헤라는 권력을, 아테나는 지혜와 전투의 승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미인을 주겠다’고 매수한 아프로디테가 황금사과를 차지했다. 이후 파리스가 가장 아름다운 미인인 헬레네(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를 납치하듯 차지함으로써 수많은 피를 흘린 트로이 10년 전쟁이 벌어졌고 결국 트로이는 잿더미가 되었다. 

 

  ‘파리스의 심판’(1636), 루벤스
  ‘파리스의 심판’(1636), 루벤스

조희대 대법원장은 통상적이거나 정상적이라 할 수 없는 독단적 절차를 주도해 유력한 대통령 후보에게 유죄 판단을 내렸다. 마치 자신이 권력자를 만들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듯 망상에 빠진 법비의 모습을 생방송으로 보여주었다. 대다수 대법관들은 원심의 판단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국민의 선택권을 빼앗는 판결에 세몰이를 했다. 모든 국민이 그들이 한 짓을 보았다. 모든 판단과 행위에는 이유가 있는 법. 대법원장이 그리도 비정상적인 판단을 한 ‘황금사과’의 대가는 무엇이란 말인가? 음험한 거래의 냄새가 진동한다.

파리스의 결정은 순전히 사심의 결과였고, 그것이 국가의 파멸을 불렀다는 점에서 우리는 아찔함과 공포를 연상한다. 검은 거래로 인해 황금사과가 트로이를 불태우고 폐허로 만들었으며, 그 결과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사법부는 공화국과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이자 신뢰의 최후 방어선이다. 그렇기에 불만과 피해를 감수하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다행히 이번엔 국민의 저항과 국민이 위임한 국회의 경고가 사법쿠데타를 멈추게 했다. 공정은 구호가 아니라 행동이다. 정의는 천칭 위에 있어야 하며 계산대 위에 있어서는 안 된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자행한, 스스로 공정과 정의는 물론 최소한의 절차마저 무시한 이번 사법쿠데타는 청문회와 특검 등을 통해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 

 사법부 내부에서도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김주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망에 대법관들의 불법부당한 사례 여섯 가지를 조목조목 열거하고 "도대체 개별 사건의 절차와 결론에 대하여 대법원장이 이토록 적극적으로 개입한 전례가 있는가. 법관(대법관 포함)의 독립성에 대한 대법원장의 침해가 이토록 노골적인 적이 있었느냐"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해친 책임을 지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과하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즉각 소집하여 이 위기를 법관들이 스스로 타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회는 국회대로 이미 준비한대로 책임지는 사법부를 만드는 개혁입법을 하나하나 진행하여야 한다.

나는 이 봄에 네가 한 짓을 알고 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사법 정의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담아, 결연한 합창을 감상해보자.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중에서 '가라, 금빛날개를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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