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 대통령 발언 부적절”…공식 해명 요구

“그 한국 당국자, UAE·이란 관계 발전 전혀 몰라”

대통령실·외교부 “장병 격려 취지”…진화에 진땀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3.1.16.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3.1.16.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에 파병된 아크부대에서 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실언이 결국 외교 문제로 비화했다.

윤 대통령은 UAE를 국빈 방문 중이던 지난 15일(현지시간) 우리의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라고 발언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여기가 바로 여러분들의 조국”이라며 “우리 형제 국가인 UAE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고까지 했다.

이란 “한국 대통령 발언 부적절”…공식 해명 요구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이란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공식 성명을 내고 한국 정부의 설명을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6일 성명을 통해 “최근 한국의 스탠스, 특히 테헤란(이란)과 아부다비(UAE) 관계와 관련해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한국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고 “이란은 한국 외교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웃이자 우방인 이란과 UAE의 관계에 대한 한국 대통령의 참견을 들여다보고 추적하고 있다"는 칸아니 대변인의 말에서 이란 정부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얼마나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짐작케 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 윤 대통령 발언 해명 요구 [이란 외무부 홈페이지 캡쳐] 2023 01.16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 윤 대통령 발언 해명 요구 [이란 외무부 홈페이지 캡쳐] 2023 01.16

“그 한국 당국자, UAE·이란 관계 발전 전혀 몰라”

윤 대통령을 “그 한국 당국자(the South Korean official)”라고 비칭까지 동원한 그는 “인용된 그의 발언은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과 이란 사이의 역사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는 물론, 이런 측면에서 매우 빠르고 긍정적인 발전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파문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부라부랴 긴급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6일 아부다비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씀이었다”며 “현재 한·이란 양자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UAE가 당면한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는 취지에서 하신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2023. 01.15.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2023. 01.15. 연합뉴스

대통령실·외교부 “장병 격려 취지”…진화에 진땀

그러나 이란 정부의 공식 해명 요청이 나오자, 외교부는 17일에도 진화에 주력했다.

외교부는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문자메시지에서 “이란과의 관계 등 국가 간의 관계와는 무관하다. 불필요하게 확대 해석이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어 “우리나라는 1962년 수교 이래 이란과 오랜 우호협력 관계를 이어왔으며, 이란과의 지속적 관계 발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변함없이 확고하다”고 말해 이란 달래기에 나섰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2년 12월 현재 아크부대 장병은 146명이 UAE 아부다비에 주둔하고 있다. 2011년 1월 최초 파병을 시작으로 8개월을 주기로 교대한다. 비전투병인 아크부대 장병의 임무는 UAE 특수전 부대 교육훈련 지원과 연합훈련 실시, 유사시 교민 보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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