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대법원·대통령궁 아수라장…군 쿠데타 촉구도

트럼프 극우 지지자 2년전 미 의사당 난동 복사판

룰라 “광신도·파시스트…모든 법령 동원 죄 묻겠다”

바이든 “민주주의 공격 규탄”…세계정상 ‘룰라와 연대’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군 병력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맞서 시위를 벌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작년 10월 대선에서 패배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날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등 입법, 사법, 행정 3부 기관 건물에 난입,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군 쿠데타를 촉구하며 폭동을 일으켰다. 룰라 대통령은 군 병력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해 1월 6일 대선 결과에 불복, 연방의회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바 있다. 2023. 01.09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군 병력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맞서 시위를 벌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작년 10월 대선에서 패배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날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등 입법, 사법, 행정 3부 기관 건물에 난입,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군 쿠데타를 촉구하며 폭동을 일으켰다. 룰라 대통령은 군 병력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해 1월 6일 대선 결과에 불복, 연방의회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바 있다. 2023. 01.09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에서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폭동이 벌어졌다.

작년 10월 대선에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극우 지지자들은 8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 관구에 있는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등 입법·사법·행정 3부 기관 건물에 난입해 시설물을 파괴하고 군의 쿠데타를 촉구하는 등 폭력적 난동을 벌였다.

대선에서 승리해 집권 3기를 맞이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취임한 지 1주일 만이다.

트럼프 극우 지지자 2년전 미 의사당 난동 복사판

이날 폭동은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극우 지지자들이 벌였던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폭력 난입 사태의 복사판에 가깝다. 극우 보수 성향의 보우소나루는 트럼프 집권 시절 ‘브라질의 트럼프’라고 불렸던 인물이다.

보우소나루 지지자 수백 명은 이날 의회 앞 바리케이드를 넘은 다음, 경찰의 저지를 뚫고 의사당 문을 부수고서 내부로 난입해 집기를 내던지고 건물 바닥을 깨뜨리는 등 시설물을 망가뜨렸다. 이어 인근의 대통령궁과 대법원 청사로까지 몰려가 일대를 무법천지로 만들었다.

경찰은 뒤늦게 최루가스를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고, 그 과정에서 일부 경찰과 보안 요원들이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특히 시위대는 의사당 지붕에 올라가 브라질 군대의 쿠데타를 촉구하는 ‘개입’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플래카드를 펼치기도 했다고 외신들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전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3기 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3.1.7. EPA=연합뉴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3기 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3.1.7. EPA=연합뉴스

룰라 “파시스트…모든 법령 동원 죄 묻겠다”

브라질 당국은 현장에 군 병력까지 투입해 이날 저녁 사태를 모두 진압했으며, 브라질리아 연방 주지사는 사태의 책임을 물어 치안 총책임자인 안데르송 토레스 안보장관을 즉각 해임했다. 경찰관 출신인 그는 전임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바 있다.

룰라 대통령이 ‘50.9% 대 49.1%’라는 근소한 특표율 차이로 대선에서 승리하자,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브라질리아 주요 군부대 앞에 ‘애국캠프’를 차려놓고 룰라 취임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대선 불복 움직임을 보여왔다.

폭동 사태를 보고 받은 룰라 대통령은 이들을 “광신도, 파시스트”라고 비난한 뒤 “모든 법령을 동원해 죄를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룰라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공격을 독려하는 듯한 몇 번의 연설을 한 바 있다”고 말해 보우소나루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폭동 당시 룰라 대통령은 작년 홍수 피해를 본 상파울루 아라라콰라를 돌아보고 있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보우소나루, 폭동책임론에 “증거 없다” 부인

그러나 보우소나루는 이번 폭동 사태의 책임을 전면 부인했다. 보우소나루는 트위터에 3건의 글을 올려 “오늘 일어난 일처럼, 그리고 좌파가 2013년과 2017년에 했던 것처럼 공공건물에 침입하고 약탈을 벌이는 것은 규칙을 벗어난 일”이라며 “브라질의 현직 행정수반인 나를 상대로 증거도 없이 제기한 혐의를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패배후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채 가족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에 가서 체류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새해 첫 일정으로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 코빙턴을 방문, 켄터키주와 오하이오주를 잇는 브렌트 스펜스 다리 개선 홍보행사에 참여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3.01.05.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새해 첫 일정으로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 코빙턴을 방문, 켄터키주와 오하이오주를 잇는 브렌트 스펜스 다리 개선 홍보행사에 참여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3.01.05. 연합뉴스

바이든 “민주주의 공격 규탄”…세계 정상 ‘룰라와 연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정상들은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에서의 민주주의와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브라질의 민주주의 제도는 우리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브라질 국민의 의지는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취재진 질문에 “충격적”이란 반응도 보였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주주의 제도를 공격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오늘의 공격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브라질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을 절대적으로 규탄한다”고 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브라질 국민의 의지와 민주주의는 존중되어야 한다. 프랑스는 룰라 대통령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아르헨티나아와 멕시코, 칠레,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 정상들도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 정상은 이번 사태의 성격을 ‘네오(신)-파시스트 세력이 주도한 민주주의에 대한 쿠데타 시도’로 규정하고 엄정한 사법처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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