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생성AI 사업 경쟁에 뛰어들어
대기업용 최첨단 AI 서비스 일본서 처음 시작
일상적 업무 AI가 처리, 사람은 전략적 업무에
‘범용 AI’ 출현까지 4년, ‘인공 초지능’까진 10년
AI 음성 단말기 개발-아이폰 이후 20년만의 혁신
수백년간 구축돼 온 사회경제 계약 근본 재검토
카카오와의 협업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샘 올트먼의 미국 오픈AI가 3일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SBG)과 생성AI 공동출자 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생성AI 기술과 각국 고유의 데이터가 국가 산업력을 좌우하는 인프라가 돼 가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는 이날 도쿄에서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고, 오픈AI의 기술력을 활용해 일본 국내 기업용 AI 서비스 ‘크리스탈 인텔리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새로 설립될 회사 ‘SB 오픈AI 재팬’은 소프트뱅크 및 소프트뱅크가 출자하는 중간지주회사, 그리고 오픈AI가 각각 50%씩 출자한다.
우선 소프트뱅크 그룹 산하 기업에서 크리스탈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이용료로 소프트뱅크가 연간 4500억 엔(약 4조 2700억 원)을 오픈AI에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또 일본 국내 다른 기업들에 대한 영업활동, 도입 지원을 위해 새 회사에 1천 명 규모의 인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겸 사장은 이날 500여개 사가 참가한 기업 대상 설명회에서 “대기업용 최첨단 AI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일본에서 시작한다”면서 “기업 안에 최첨단 지성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계약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일본을 시작으로 각국 실정에 맞춰 로컬 모델을 전 세계에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AI시장은 앞으로 수십조 엔(수백조 원) 규모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상적 업무는 AI가 처리, 사람은 전략적 업무에
새 회사는 고객 기업들 각각의 인사나 마케팅 데이터 등을 통합해 각 기업에 맞춘 전용 AI –모델인 ‘AI 에이전트’를 제공한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을 대신해 고객 대응이나 영업활동에 종사할 뿐 아니라 회의에도 출석해 의사결정 때 조언자 역할도 한다.
문서 작성이나 재무 데이터 입력 등 일상업무는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원들은 의사결정 등 좀 더 전략적인 업무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된다. 일본기업들의 경우 지금까지 AI 활용은 마켓 조사 지원이나 문서작성 등의 보조적인 이용에 그쳤으나, 앞으로는 AI가 담당할 영역이 더욱 넓어진다.
일본도 AI 사업 경쟁에 뛰어들어
이제까지 생성AI 개발이나 서비스의 실용화를 둘러싼 경쟁은 미국 기술회사들이 앞장서 왔다. 소프트뱅크가 출자하는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산하의 영국 팹리스 반도체 설계 대기업 ARM이 함께 이처럼 법인용의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일본기업이 AI의 실용화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ARM은 AI 에이전트를 통해 증대되는 데이터 계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의 전력 절약형 컴퓨터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
범용 인공지능 출현까지 4년, 인공 초지능까진 10년
손 회장은 인간과 동등한 지능을 지닌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은 4년 내에 달성할 수 있고, 사람 지능의 1만 배를 지닌 ‘인공 초지능’(ASI)도 10년 뒤인 2035년께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같은 생각이다.
손 회장은 “ASI 실현에는 누계 9조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세계의 연간 GDP(국내총생산)의 5%(9조 달러)를 ASI가 만들어내게 되면 1년으로 회수 가능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올트먼은 이날 설명회에 등단해 ‘AI 에이전트’를 시연했다.
딥시크 모델 “그 성능이 새로운 건 아니다”
올트먼은 중국 딥시크에 대해 “분명히 좋은 (AI) 모델이다. 추론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진검승부가 될 것이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그 성능은 새로운 건 아니다. 우리 회사에는 전부터 그런 수준의 모델이 있었고, 앞으로 더 좋은 모델을 계속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AI 개발 실력이 “미국을 상당히 뒤쫓아왔다”면서, 군사이용을 포함한 권위주의 체제 강화에 AI가 악용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의 합작사업은 중국을 최대 경쟁자로 여기는 미국 또는 오픈AI가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오픈AI는 이날 인터넷상의 대량의 텍스트와 영상, PDF 등을 조사해 심층 분석을 하는 새로운 기능의 ‘딥 리서치’를 발표했다.
수백년간 구축돼 온 사회경제 계약 근본 재검토
나스닥 재팬 감사, 소프트뱅크 주식회사 집행임원 본부장 등을 역임한 그레이트 저니 합동회사의 야스카와 신이치로 대표는 생성AI 세계가 ①이제까지의 모델인 GPT4o의 세계에서, ②o3과 같은 추론 모델을 거쳐, ③AI 에이전트의 세계로 단기간에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①의 세계가 데스크 작업의 효율화, ②의 세계가 사고의 연쇄를 통한 분석 탐구의 심화였다면, ③의 세계에서는 고객 관리 시스템 등의 사내 시스템과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연계가 된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될 것이다. 미국 앤스로픽의 CEO는 이제까지 인류가 몇 백년에 걸쳐 구축해 온 사회경제 계약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기업이 AI 개발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프트뱅크의 이번 합작투자는 일본기업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도 주목해야 할 움직임이다.”(<일본경제신문> 2월 3일)
생성AI 전용 음성 작동 단말기 개발, 20년만의 혁신
한편 이에 앞서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달 27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대체할 생성AI 전용 단말기 개발과 독자적인 반도체 개발에 의욕을 보이면서, “AI는 컴퓨터와의 접속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새로운 단말기가 필요하다. 음성(조작)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소프트와 하드 양면 전략으로 인터넷 시대에 패권을 쥐었듯이, 오픈AI는 AI시대의 패권을 쥐려 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썼다. AI의 보급이 IT(정보 기술)산업을 일신할 기회를 맞고 있는 지금이, 2007년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후 약 20년만에 디지털 기기 혁신을 노릴 절호의 기회라고 보는 것이다. 2022년에 공개한 대화형 AI ChatGPT로 전례없는 AI붐에 불을 붙여 3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한 오픈AI가 ChatGPT에 적합한 단말기를 투입해 소프트와 하드 양면에서 AI 시장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애플에서 스마트폰 ‘아이폰’ 등의 디자인 책임자로 있던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기업과 손잡는다.
시제품 공개까지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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