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법 절차 거부했던 이유는 현직 복귀"

"구속 땐 헌재 심판에 부정적 영향 주기에"

세계 주요 외신 일제히 "현직 첫 체포" 타전

윤석열 한국 대통령 내란혐의로 체포, 현직 대통령 구속은 사상 처음.   마이니치 신문 1월 1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 내란혐의로 체포, 현직 대통령 구속은 사상 처음.   마이니치 신문 1월 15일
한국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집행, 현직으로는 처음....계엄령 선포 관련.   요미우리신문 1월 15일
한국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집행, 현직으로는 처음....계엄령 선포 관련.   요미우리신문 1월 15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 “현직 대통령으로는 사상 첫 체포”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던 세계 주요 언론매체들의 15일 오전 기사들 제목은 10시 33분 이후 일제히 “수사당국 관저 진입”에서 “현직 대통령 사상 첫 체포”로 바뀌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 수색,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상황을 계속 추적 보도해 온 일본 언론매체들은 이날 오전 ‘수사당국, 대통령 관저 진입’ 사실을 전하며 시시각각 속보를 전했다. 영국 <BBC>도 서울 한남동에 특파원을 보내 이날 오전 상황을 현장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상항을 전하면서 윤 씨 배후 지지세력 등 그를 둘러싼 주변 역학관계를 분석한 기사도 함께 실었다. 윤 씨 체포 뒤 이들 매체는 기사 제목을 거의 동시에 ‘체포’로 바꾸면서 사진도 모두 갈았다.

 

한국 윤석열, 관저에서 몇 시간 버티다 체포.  가디언  1월 15일
한국 윤석열, 관저에서 몇 시간 버티다 체포.  가디언  1월 15일
한국 수사당국, 탄핵당한 윤석열 대통령 체포.  BBC  1월 15일
한국 수사당국, 탄핵당한 윤석열 대통령 체포.  BBC  1월 15일

 

법 절차 거부한 윤 씨의 ‘숨겨진 계산’

“전 검찰총장 윤 대통령, 왜 (법) 절차에 따르지 않나? 숨겨진 ‘계산’”

일본 <아사히신문>이 이날 현장 속보기사와 함께 내보낸 기사 제목이다. 이 기사에서 아사히는 한국정부 전직 고위관리의 말을 빌려, 그 ‘숨겨진 계산’의 실체를 ‘대통령직 복귀를 노린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12월 12일 발표한 담화에서 윤 씨는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법심사 대상이 아닌 통치행위”라고 주장하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도 드러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주장은 <아사히> 기자가 보기에도 “현직 대통령도 내란죄의 경우 소추를 받는다고 한 한국의 법제도를 무시한 것”이었다.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박근혜, 이명박 등의 역대 대통령 경험자들은 윤 씨와 달리 사법 당국의 취조에 응했다.

 

[속보중] 한국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집행, 수사당국이 발표.   아사히신문 1월 15일
[속보중] 한국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집행, 수사당국이 발표.   아사히신문 1월 15일
한국 수사당국, 윤석열 대통령의 신병 구속.   일본경제신문 1월 15일
한국 수사당국, 윤석열 대통령의 신병 구속.   일본경제신문 1월 15일

대통령직 복귀가 저항의 목표

아사히가 인용한, 이명박 정권 당시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고위관리는 윤 씨가 그런 억지를 부리며 완강하게 저항하는 이유는 “윤 대통령이 정말로 (대통령직) 직무복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속당한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되면, 자신에 대한 여론이 악화돼 헌법재판소 판사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그 전직 관리는 말했다.

만일 헌재가 탄핵을 용인하지 않으면 윤 씨는 곧 바로 대통령 직무에 복귀한다. 그렇게 되면 사법 당국도 더 이상 내란죄 수사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윤 씨는 계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직 관리는 수천 명의 경관들이 투입된 이번 체포작전 도중에 대통령 관저 내에서 경호처 요원들과 실랑이를 벌인 사실을 떠올리며, “계엄령을 선포한 날 밤의 국회와 같은 상태다. 대통령 개인의 이익을 위해 나라의 질서를 희생시키고 있다”고 윤 씨를 비판했다. 윤 씨가 비상계엄 해제를 막기 위해 불법적으로 국회에 특수군을 투입해 시민들과 충돌하게 만든 것과 관저 경호원들을 자신의 개인 사병처럼 부리고 있는 것이 다를 게 없다는 얘기다.

아사히가 보기에 윤 씨는 정치경험이 없기 때문인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타협하거나 양보할 줄 모르는 인물이다. 그 때문에 여당인 국힘당 내에서도 유력 정치인들과 차례차례 대립하면서 정권 초기부터 낮은 지지율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비상계엄으로 정치활동이나 일반시민의 생활을 제한하려 한 것에 대한 반성 기미도 없다.” 그냥 제한이 아니라 정치활동 자체를 금지하고 집회 결사와 표현(언론)의 자유도 빼앗으려 한 그였다. 위반하면 ‘처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 대통령 심문 위해 구금.  뉴욕타임스  1월 15일
한국 대통령 심문 위해 구금.  뉴욕타임스  1월 15일

한국 ‘명예혁명’의 역설적 주인공으로 혁혁한 공

“윤 씨에게 대통령으로서의 자각이 있다면, 다른 전직 대통령들처럼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을 거부해선 안 된다”

다른 탄핵소추를 당한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국가를 위해 자진 출두하는 희생정신을 발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할 사람들이 많지 않을지 모르겠으나, 윤 씨는 그들과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한 행태를 보였다. 그리고 현직 대통령으로서 체포당한 첫 번째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이 됨으로써, 그는 21세기 한국의 무혈 ‘명예혁명’의 기적을 창출하는데 일종의 반면교사로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결과적으로 그는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과 한국 민중의 혁명적 에너지를 실체험을 통해 입증하게 하고 세계에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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