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쿠데타는 막았지만 검찰쿠데타는 진행 중
'입시비리 조국 재판'은 모든 언론의 가짜 프레임
12.3 윤석열 쿠데타의 뿌리인 5년 전 '조국 사태’
내란 동조가 잘못이듯 마녀사냥 동조도 문제였다
검찰-언론-사법 카르텔을 통한 연성쿠데타 계속
떠나는 조국에게 '이제부터 달라질 것' 약속해야
결국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와 구속이 확정됐다. 지금 윤석열 탄핵과 처벌을 위한 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조국 대표는 며칠 내로 우리 곁을 떠나서 감옥으로 가야 한다. 이 상황은 우리가 윤석열의 12.3 군사쿠데타는 일단 막았지만, 2019년 '조국 사태' 때부터 본격화한 검찰-언론 쿠데타는 아직 진행 중이고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
지금 조선일보와 족벌언론들은 기뻐하면서도 '지연된 정의 때문에 범죄자가 당을 만들고 의원까지 됐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진보언론'들은 단순히 사실만 전할 뿐 별다른 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조국 대표에 대한 1, 2심 판결을 '입시의 공정성을 위한 엄정한 잣대를 세웠다'라면서 환영한 바 있다.
모든 언론이 '입시비리 조국 재판'이라고 쓰고 있지만 그것은 사람들의 눈을 가리는 거짓 프레임이다. 조국 대표가 5년 동안이나 수사와 재판을 겪게 된 진정한 '죄'는 윤석열과 검찰 권력에 앞장서 맞서 싸우며 감히 '검찰 개혁'을 추진한 것에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지난 12.3 쿠데타에서 계엄군이 총칼로 완수 못 한 일을 검사와 판사들이 법으로 완수한 셈이다.
여기서 기득권 카르텔과 검찰 권력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우리를 건드리면 본인, 부인, 자녀까지 모조리 멸문지화 당한다'라는 무시무시한 협박이다. 조국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무려 3년이 넘게 감옥에 갇혔던 것에 이어서 이제 조국 대표도 2년 동안 감옥에 갇히게 됐다. 두 사람의 자녀들은 청춘과 인생이 파괴됐다. 우리 모두 이 가족에게 큰 빚을 졌다.
사실, 이번 판결은 결과가 뻔히 예정돼 있었다. 같은 혐의로 정경심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서 큰 고통을 준 엄상필 판사가 대통령이 된 윤석열에 의해서 대법관이 됐고, 대법원은 짜고 치듯이 그에게 조국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 주심을 맡겼다. 조국 대표와 정경심 교수에 대한 재판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돼 왔다.
검찰은 영혼까지 털어내면서 없는 죄와 증거, 증언까지 짜내고 만들어서 두 사람을 기소했다. 조금이라도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려던 판사들은 검찰과 언론의 공격을 받다가 밀려났다. 가장 친검찰적이고 보수적인 판사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들은 검찰의 공소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판결문을 썼다.
이런 구조 덕분에 윤석열 부부가 저지른 범죄들이나, 이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 공직자와 그 자녀들에게서 볼 수 있는 입시비리, 부정부패, 직권남용 등에 비교하면 새 발의 피도 안될 것 같은 '죄'로도 조국 대표와 정경심 교수는 법적으로 가능한 최고의 형량들을 판결받았다. 윤석열 부인 김건희가 받은 명품백은 무죄이지만, 조국 대표의 딸이 받은 장학금은 유죄가 됐다.
조국 대표는 이번에 계엄군이 제일 먼저 체포해야 할 정치인 명단에 올랐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이 나라의 기득권 세력이 가장 미워하는 인물 중의 하나였다. 이명박 정권 때 국정원은 조국 대표를 사찰하면서 내부 문건에 "체제변혁을 노력하는 대한민국의 늑대"라고 표현했다. 2016년 촛불혁명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조국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 되면서 적개심은 더해졌다.
기득권 카르텔의 핵심에 있는 검찰에 대한 개혁을 추구했으니 말이다. 2019년에 '조국 사태'라는 검찰과 언론의 합동 마녀사냥이 시작된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2019년 여름부터 시작된 이 마녀사냥은 특수통 검사 70명과 수사관까지 총인원 100여 명이 투입돼 70여 군데를 압수수색하고 조국, 부인, 동생, 딸, 아들, 모친, 친척들로까지 확대돼 나갔다.
사망한 부친과 동생의 이혼한 전처까지 끌려 나왔다. 검찰은 조국 부인과 딸의 일기장도 압수해 갔으며, 부부와 가족 간의 사적인 문자메시지까지 모두 언론에 흘렸다. 2019년 그 절정기에는 하루에도 수백 건의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고 혐오, 조롱, 따돌림, 조리돌림은 역사에 남을 수준과 규모였다.
거대한 마녀사냥 속에 압도적인 양의 기사들이 쏟아지자 여론은 거기에 동조하게 됐다. 여론이 한쪽으로 기울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가족을 욕하는 편에 줄을 서게 됐다. 혐오의 감정은 전염됐고, 여기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고립의 압박을 느껴서 침묵하게 됐다. ‘내로남불과 파렴치하고 위선적인 586’은 검찰-언론 카르텔의 강력한 프레임이 됐다.
결국 '조국 사태'는 ‘공정’을 앞세운 윤석열과 이들 세력이 승승장구하다가 마침내 최고 권력을 차지하는 출발점이 됐다. 그것은 정치검찰과 족벌언론이 손을 잡고 2016년 촛불에서 시작된 변화를 뒤집기 위한 '소프트(연성) 쿠데타'였다. 하지만 5년이 지나서 돌아보면 2019년 당시에 검찰과 언론이 제기한 혐의 중 대부분은 남아있지도 않다.
사모펀드, 대선자금 조성, 권력형 비리 등은 존재하지 않았다. 검찰의 기소에서도 이런 내용은 다 빠졌다. 결국 '유죄'로 남은 것은 고작 감찰 무마 의혹과 함께 딸이 받은 장학금, 인턴활동 증명서, 온라인 쪽지시험 조력뿐이었다. 이런 것이 '죄'가 돼서 징역 실형을 판결받은 학부모는 지금까지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지금 많은 이들은 자신들이 5년 전에 왜 그토록 이 가족을 욕하며 돌을 던졌는지 잘 기억하지도 못한다. 어차피 진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것은 조국 대표와 그 가족이 순수하고 완전무결한 사람들이라는 말이 아니다. 다른 모든 보통 사람들처럼 인간적 결함과 약점들이 있고 크고 작은 잘못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마녀사냥의 핑계와 불쏘시개였을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내란수괴 윤석열만이 아니라 내란 동조세력을 보고 있듯이, 마녀사냥에도 동조자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진중권, 김경율, 권경애, 서민 같은 이들이 나서서 조국 교수와 그 가족에게 살기등등한 표현으로 낙인을 찍었다. 이들 모두는 ‘진보 지식인’이라고 불렸지만, 그 후 모두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
족벌언론과 보수언론만이 아니라 중도 언론과 '진보 언론'들도 마녀사냥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민주당에서도 마녀사냥에 굴복하고 타협하는 세력이 많았다. 이런 세력은 다행히 대부분 지난 총선을 거치며 민주당을 떠나서 이준석당이나 이낙연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회운동 안에서 진보단체나 좌파단체들마저 대부분 방관하거나 동조했다.
처음부터 마녀사냥에 맞선 것은 그런 정치 지도자도, 지식인도, 진보언론도, 진보좌파 단체도 아니었다. 사방에서 물어뜯기는 이 가족을 보면서 '이건 너무 심하다. 누구에게도 이럴 수는 없다'라는 생각으로 일어선 보통의 사람들이었다. 그것은 서초동 네거리를 꽉 채운 거대한 '검찰개혁 촛불집회'로 나타났다. 연인원 수백만 명이 그 자리에 함께했다.
"저를 알아보고 택시비를 받지 않으려 했던 택시기사님, 조용히 대리운전을 마친 후 떠나시면서 ‘잘 버티십시오’라고 말씀해주신 대리기사님 … 빵을 더 넣어주신 빵집 주인 할머니 … 차 열쇠를 받으면서 "힘내십시오"라고 말씀해주신 주차요원분들 … 이렇게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분들 덕택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평생 잊지 않을 것입니다."(<조국의 시간>)
올해 4월 총선에서 갑자기 등장한 조국혁신당이 엄청난 태풍을 일으키며 한 달 만에 제3당이 된 놀라운 힘도 여기서 나왔다. 그토록 전 사회적 마녀사냥 속에 거의 모든 언론과 지식인들에게 '정치할 자격도 없는 파렴치한 위선자'로 낙인찍혔던 조국 대표는 이렇게 정치적으로 부활했다. 마녀사냥에 동의하지 않는 수많은 이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였다.
'조국의 강을 건너야 한다'라던 수많은 언론과 지식인들은 이 앞에서 입을 닫았다. 조국 대표는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정당, 민주당보다 더 빨리 행동하는 정당, 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싸우는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했고, 실제로 조국혁신당은 금융투자소득세 문제 등에서 민주당의 후퇴를 반대하고 비판했다. "3년은 너무 길다"라면서 윤석열 탄핵에도 앞장섰다.
무엇보다 조국 대표와 조국혁신당은 민주당과 함께 12.3 '내란의 밤'에 시민들에게 저항을 호소하고 국회 담벼락을 넘어서 계엄을 해제하는 데 함께했다. 내란수괴를 탄핵, 구속, 처벌하기 위한 투쟁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조국 대표는 검찰-언론 쿠데타의 희생양에서, 이제 윤석열의 쿠데타가 촉발한 제2 촛불혁명의 핵심적인 지도부 중에 일부가 돼 있다.
윤석열과 윤석열이 임명한 대법원장에 의해서 재구성된 대법원이 지금 시점에 조국 대표를 구속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것은 12월 12일부터 그 발톱이 드러나고 있는 윤석열 내란세력과 동조세력의 반격이기도 하다. 이날 윤석열은 생중계된 대통령 담화를 통해서 12.3 쿠데타를 정당화하고 극우 지지자들의 결집과 행동을 호소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원조 윤핵관의 핵심이면서 12.3 쿠데타를 옹호해 온 권선동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전광훈 목사는 "계엄령은 정당했다"라면서 12월 14일 총궐기를 호소하며 대대적인 조직화를 시작했다. 이제 윤석열이 탄핵당하더라도 '태극기부대'의 집회와 시위는 더 거세지고, 그들은 헌법재판소 앞에서도 계속 시위를 할 것이다.
곧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법원 판결들도 다가온다. 실패한 군사쿠데타의 공백을 다시 검찰-언론-사법 카르텔을 통한 연성쿠데타가 차지할 것이라는 말이다. 기득권 카르텔은 결코 자신들의 권력을 순순히 놓고 물러설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12.3 내란의 뿌리에는 5년 전에 시작된 연성쿠데타가 있고, 마녀사냥이 그 무기였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 당시에 방관하거나 동조했던 것이 얼마나 심각한 잘못이었고, 결국 오늘날 내란수괴 윤석열과 그 공범들에게 기회를 열어준 것이라는 반성이 가능해진다. 그러한 반성과 성찰은 앞으로 이어질 기득권 카르텔의 필사적인 반동의 시도와 그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 이재명 대표 등을 겨냥한 마녀사냥과 갈라치기에 또다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조국 대표가 '정치검찰의 연성쿠데타가 시작됐고 검찰 독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을 때 많은 이들이 믿지 않았다. 김민석 의원이 '윤석열 정권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경고했을 때 많은 이들이 비웃었다. "더 탄탄하고 맑은 사람이 돼 돌아오겠다. 그때는 분명 더 나은 대한민국이 돼 있을 것"이라는 조국 대표에게 이제는 달라질 것이라고 약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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